■논평: 박근혜는 인혁당 유족 만나 무슨 짓을 하려는가?
5.16과 유신 쿠데타,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한 시대착오적 인식으로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리고 있는 박근혜 씨가, 어제 밤늦게 당 대변인을 통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나마 본인의 직접 발언도 아니고, 소위 ‘간접 사과’라는 일부 언론의 표현이 무색하게 대변인 발표 내용에는 사과의 표현이 단 한마디도 없다.
자신을 찾아온 유족들 앞에 셔터를 내리고, 경찰로 막아서고서도 이들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궤변을 늘어놓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씨가, 하룻 밤새에 갑자기 각성하듯 깨달음을 얻어서 유족과 피해자들의 아픔을 실제로 이해하게 됐는지 사실 여부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아픔을 이해한다면, 상식적으로 박 씨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아버지에게 맞아서 아프셨죠? 그 아픔 이해해요, 그런데 아버지가 때린 건 잘못이 아니에요”라는 말에 도대체 어떤 진정성이 있고 어떤 사과의 의미가 있다는 건지, 길 가는 초등학생을 붙잡고 물어봐도 답이 나올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TV 개그 프로그램처럼 ‘사과를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닌’, 한마디로 ‘꺾기도 사과’를 직접이든 간접이든 사과라고 대서특필한 언론에도 묻고 싶다.
한국인의 문해 능력이 OECD 최하위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언론 스스로 산 증거가 되고 싶은 것인가? 도대체 언론이 대신 해석해준 사과가 정작 박근혜 씨에게 어떤 기속력이 있을까? 초등학생조차도 이해할 수 있는 이런 말장난으로 국민을 농락하고자 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 우리는 진심으로 침을 뱉고 싶을 뿐이다.
끝으로 우리는 박근혜 씨가 인혁당 유족들을 만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의 전언에 대해, 이미 드러난 가식적 진정성을 전제로 또 다른 무슨 꼼수를 꾸미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혹시라도 유족들을 만나서는 일부러 흥분을 유도해 봉변 자작극을 연출하고, 박비어천가에 목을 매고 있는 언론을 동원해 국면 전환을 노리려는 불순한 꼼수는 아닌지. 그동안 드러난 박근혜 씨와 새누리당의 거짓 진정성 때문에 이런 의구심까지 감출 수 없다는 사실이 지레 끔찍할 뿐이다.
2012년 9월 13일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 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약칭 민주행동)
http://cafe.daum.net/minjuact/8geH/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