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주신 속옷 90세를 넘기신 시어머니는 우리같은 세대가 이해하기 힘들정도로 모든 물건을 아낀다. 늘 너무도 삶아 구멍이 뚫린 속옷, 아들이 입다 헤진 속옷을 입으신다. 더 이상 입을 수 없게 됐을 때야 걸레로 직행. 그러다 보니 몇십년 된 속옷을 한번도 입지않으시고 장롱속에 고이 보관하고 계신다. 물론 새 것이다.대개 자녀들이 선물한 것이다. 아까와서 못 입으신 거다. 얼마 전 "내 나이에 더 이상 새 속옷을 입을 일이 없다"며 속옷 몇장 내주셨다.펑퍼짐한 속옷. 솔찍히 요즘 여자들이 이렇게 펑퍼짐한 속옷을 누가 입나! 아마 이 속옷의 나이도 족히 수십년을 됐을 것이다. 그래도 어찌나 고히 간직하셨는지 새 속옷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주신 속옷을 보니? 웬걸! 뭔가 달려있다. 지퍼다. 지퍼. 그 안에 깊숙한 주머니가 있다. 비상금을 넣을 수 있는. 마치 옛날 할머니들이 치마속 고쟁이에 속주머니를 찼듯. 만원짜리로 몇십만원도 족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아니 이게 대체 언제 만들어 판 속옷일까? 이 나이 되도록 이런 속옷 처음 봤다. 내가 너무 과문해서인가? 참, 요긴한 속옷이다. [출처]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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