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의원, 8월 안철수 회동
손학규도 만나 보폭 확대
김부겸(54)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정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총선 낙선 이후 대구에 머물면서 정치적 재기를 모색해왔지만 민주당 대선 경선에는 거리를 둬왔다. 두 사람의 회동설은 지난 총선 직전에도 불거졌지만 김 전 의원은 "와전된 것"이라며 부인한 바 있다.
안 교수 측 유민영 대변인은 3일 일부 언론과 만나 "구체적 시기는 밝힐 수 없지만 안 교수가 김 전 의원을 (8월에) 만난 적이 있다"며 "어떤 대화가 오갔는 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안 교수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과 가까운 지역내 야권 인사는 "구체적으로 듣지는 못 했지만 두 사람이 만났을 것"이라며 "정치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원이 회동에서 지지 여부 등 정치 조언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안 교수를 비판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 시대의 지식인으로서가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안철수 원장을 판단하기에 시간이 많지 않다"며 "무엇보다 민주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지적했다. 다른 글에선 고(故) 제정구 의원의 말을 인용하면서 "정치는 결국 걸레가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은 더러워지더라도 그만큼 세상이 조금씩 닦인다면 그 각오를 하고 덤비는 게 정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 교수의 안갯속 행보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질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북 콘서트 참석차 대구를 찾은 손학규 경선 후보와도 따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의원은 한때 '손학규 계열'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당내 경선에선 중립을 고수해왔으며 몇차례 회동 제안을 정중히 거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대구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선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에게 "개혁적 인사들의 여당 행이 잇따라 안타깝다"며 민주당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요청했다. 최근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선 "지역 패거리 정치의 종말이 보이기 시작할 때까지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상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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