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간만에 반지의 제왕 보다가 가장 임팩트 있던 장면을 올려보았습니다.
원작보다 밸런스패치로 강화된 마술사왕을 상대하게 된 간달프와 피핀, 지팡이도 부러지고 성은 함락 직전인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간달프가 자신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통한의 눈물을 보이려는 찰나... 새벽의 태양을 뒤로 한 로한의 뿔나팔소리가 들려옵니다.
미나스 티리스를 감싼 20만의 오크 무리를 보게 된 6천의 로한군은 약간의 멘붕 상태를 겪게 되죠...
그들은 악의로 뭉친 압도적인 병력을 맞상대하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습니다.
로한의 왕 세오덴은 이 전투가 자신의 마지막 전투가 되리라는 것을 예상합니다. 하지만 싸우기 위해 자신의 기마병을 정렬시킵니다.
에오메르는 좌측에, 감링은 중앙에, 그림볼드는 우측으로 정렬하는 와중에도 우리 같은 소시민인 메리는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공포에 질립니다.
이는 에오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동료라는 이름 하에,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칼을 뽑아듭니다.
해가 뜨기 전에 적을 섬멸하라는 명령을 들은 세오덴의 기마병들이 창을 뽑아듭니다.
적에게 죽음을! 죽음을! 죽음을!
드디어 메리와 에오윈도 단호한 의지(!)를 가지게 된 순간, 로한의 뿔나팔이 울려퍼지며 6천의 로한 기마병이 돌격하기 시작합니다.
그 선두에는 흰 말을 탄 세오덴 왕이 달립니다. 원작에서는 대략 이렇게 표현하는데요,
'달아나고픈 충동을 느끼는 것 같던 세오덴 왕이 확연한 변화를 보였다. 갑자기 왕이 소리치자 말은 질풍같이 달려나갔다. 그의 뒤에는 푸른 초원 위를 달리는 백마가 그려진 그의 기치가 바람에 펄럭였으나 그는 지나치게 빨리 달렸다. 그의 뒤로 가신들이 질풍처럼 달렸지만 왕은 계속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에오메르가 투구 깃털이 날리도록 말을 달리고 에오레드도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처럼 밀려갔지만 왕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그는 마치 홀린 듯이 보였으며 옛날 그의 조상들의 투혼이 핏속에서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그는 스나우마나 위에 마치 위대한 오로메와 같이 늙은 신처럼 버티고 앉아 있었다. 그의 금방패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 그것은 마치 태양처럼 빛났으며 그의 말발굽에 스친 풀잎들은 찬란하게 부서지고 있었다. 아침이 왔다. 바다로부터 아침과 바람이 몰려왔다. 어둠이 걷히고 모르도르의 병사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울부짖으며 달아나거나 죽음을 맞았으며 분노의 발굽이 그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로한의 병사들은 전투의 환희에 빠져 적을 물리치며 노래를 불러 그들의 아름답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한 노랫소리는 도시까지 들렸다.'
피터 잭슨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원작을 아주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것이죠. 실제로도 세오덴 왕의 백마가 선두에 서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6천의 창이 하나의 창으로써 20만 오크 군대를 관통하죠. 전 이 장면을 보면서 온몸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반지의 제왕에는 명장면들이 참 많지만,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기에 생각난 김에 올려봅니다. 여러분은 어느 장면이 좋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