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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로의 김선생님께
게시물ID : sisa_2236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겁함
추천 : 13
조회수 : 3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9/03 14:11:59



충장로의 김선생님에게


문재인입니다.
이 나라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문재인입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심장에 사는 당신에게 
편지 한 장 쓰지 않고 선거에 나서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흔하디흔한 정치인 이야기라고 고개 돌리지 마시고
조금만 귀를 열어 주십시오.

1997년.
당신의 이름은 김대중이었습니다.
당신은 호남선 밤 열차를 타고 여의도광장까지 달려가
이번에는 2번! 목이 터져라 외쳤습니다.
당신은 난생 처음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2002년. 
당신의 이름은 노무현이었습니다.
정몽준이 단일화를 깨뜨리던 그 밤,
당신은 하얗게 밤을 새우고 맨 먼저 투표소를 향했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두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지난 5년.
당신은 정치에 무관심했습니다.
아니, 무관심한 척 했습니다.
민주정부 10년이 짓밟히는 것을 지켜보기 싫어서였습니다.
두 분 대통령을 한꺼번에 잃은 아픔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무관심한 척, 나랑 상관없는 척
이대로 12월 대통령선거를 맞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당신은 광주입니다.
역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방향을 제시하고
그 방향을 향해 맨 먼저 뚜벅뚜벅 걷던 광주입니다.
그 때문에 숱한 희생과 고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역사가 다시 일어나라 명령하면 묵묵히 일어나던 광주입니다.

부탁합니다.
다시 한 번 감동의 역사를 써 주십시오.
지난 5년 가슴 깊이 묻어둔 광주정신을 꺼내 주십시오.
문재인의 어깨 위에 광주정신을 놓아 주십시오.

물론 저 문재인이 여러 가지로 미흡하다는 사실 잘 압니다.
아직은 김대중, 노무현을 만났을 때처럼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문재인의 두 눈을 봐주시라고.
두 눈 속에 진심이 담겨 있는지 봐주시라고.

문재인의 인생을 살펴봐주시라고.
살아온 날을 보면 살아갈 날이 보인다는데
이 사람 정말 믿을 수 있는지 찬찬히 살펴봐주시라고.

만약 문재인의 눈에서,
문재인의 인생에서 진심을 발견하신다면
그것 하나만 믿고 제 손을 잡아 주십시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래, 이것이 역사의 바른 흐름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마음을 결정해 주십시오.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

그래, 이것이 시대정신이다!
라고 동의하신다면 가슴으로 문재인을 받아주십시오.

1997년의 김대중 대통령처럼
2002년의 노무현 대통령처럼
다시 한 번 뜨거운 감동을 안겨드리겠습니다.
반드시 박근혜를 꺾고 민주정부를 선물하겠습니다.
광주정신이 살아 숨 쉬는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당신과 뜨겁게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2012년 9월 문재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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