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에 해외여행에서 소심남 유혹했던 글로 베오베 갔던 작성자에요
기억하시나요? 그 때 댓글중에 에피소드 생기면 글 올려달라던 분이 있어 이렇게 올립니다.
음슴으로 갈게요
사건은 어제였음
남친이 퇴근해서 내 집에 놀러 옴
오자마자 대뜸 아이패드 5세대라는 게 있다면서 아냐는 거임
그러면서 아이패드가 5세대, 프로 9.7, 뭐 10.5 등등이 있다는데 차이점을 아냐며ㅋㅋㅋ
왜 그러냐니까 자기가 사려고 한다는 거임
평소에 작성자는 전자기기에 좀 훤함
남자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잘 앎
그리고 전자제품 사기 전에 항상 찾아보는 유투브 리뷰 채널이 있어서 큰 도움 받는 중
(under** 라고 재밌게 리뷰하는 채널임. 광고아님. 여기 말고도 유투브 리뷰 좋은 거 많음.)
암튼 그래서 그 채널로 찾아보자 하고 영상을 보고 있었음
보는데 계속
"근데 작성자야, 너는 저 아이패드 종류 중에 뭐가 나은 거 같아?" 부터 시작해서
너라면 언제 쓸 거 같니, 저 애플펜슬이라는 게 꼭 필요할 것 같니, 등등 계속 나한테 묻는거임
그랬음...
한 달 뒤가 내 생일임
예~~~전에 아이패드 한 번 갖고 싶다고 에스컬레이터 타고 가다 말한 적 있는데 그 말에 꽂힌거임
거기다 5세대라는 43만원부터 시작하는 저렴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맘을 굳힌 거임
그러나 역시나 내 남치니는 여전히 소심남....크흑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샀다가 내가 맘에 안들까봐 떠 보려 한 거였음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저렇게 물어보는 데 어느 여자가 눈치를 못 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순간 속으로 고민했음...
모른척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너무 노골적이라 모른 척 하는게 더 이상한데 이 짓을 계속 해야하나...ㅋㅋㅋㅋㅋ
그래 결심했어!!
"오빠...설마 나 사주려는 거야? "
갑자기 눈을 감으며 말도 못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거임
근데 계속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작성자를 생각해서 인지 백만원 가까이 하는 프로를 사려한다는 뉘앙스가 느껴짐
막말로 연습장에 낙서하는 것도 귀찮아서 안하는 데 그거 하겠다고 백만원 쓰는게 말이 됨??
그래...여유 있는 사람에겐 되겠지만 나는 아니었음. 선물로 받기도 시름.
그래서 그냥 판을 엎기로 결정
"지금 내 생일 선물로 아이패드 하려고 내가 뭐 갖고 싶어하나 보려는 거지?-_-+"
아까랑 똑같이 눈 감고 절레절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케 비장하게 절레절레 하는 건데 ㅋㅋㅋㅋ 그러면서 입꼬리는 왜 덜덜 떨리는 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성자가 간지럽히기 기술로 고문하니 절규하며 하는 말이 ㅋㅋㅋ
"아 그거 쫌 모른척 하면 앙대냐!!!!아 진짜ㅠㅠㅠㅠ"
귀여워 쥬금ㅋㅋㅋㅋㅋㅋㅋ 마음은 고마웠지만 딱히 쓸모도 없고 비싼 아이패드를 생일선물로 받는 건 부담이었음.
만약에 받고 싶었다면 끝까지 모른 척 했겠지만 40만원 가까이 되는 선물은 아무리 생각해도 에바1호기였음
그래서 싫다니까 괜히 내가 미안해서 그러는 줄 아는가봄 진짜 아닌데 쳐답답...
어제 저녁 내내 말끝마다 "이게 다 아이패드가 없어서 그래" 로 끝남
어제 간만에 돼지김치찜을 했는데 살짤 싱겁길래
"아 싱겁네.." 했더니
"아이패드 없어서 그래"
"신서유기 재미없다 오늘"
"9.7인치로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걸?"
"요즘 쇼핑할 게 없어"
"화면 큰 걸로 봐야 잘 보이지, 9.7인치 라던가?"
등등 아이패드 영업사원도 이렇게 처절하게는 안할 거 같음 ㅋㅋㅋㅋㅋ
어차피 들킨 거 강제 선물 하기로 했나 봄
진짜 안갖고 싶어서 모르는 척 안하고 말한 거라고 이해 시키느라 진땀 뺌
그랬더니 이 달 안으로 갖고 싶은 걸 말하지 않으면 아이패드 올 줄 알라는 거임
뭐 이딴 협박이??ㅋㅋㅋㅋㅋ
여기까지 호강에 초치는 고민에 빠진 작성자임...
P.S. 사실 내 생일 딱 일주일 전이 남친 생일임
난 이미 선물 주문까지 끝낸 상태
효리네 민박에서 아이유가 입고 나온 보라색 져지를 보더니
보라보라성애자인 남치니가 저런 거 입으면 이쁘겠다고 중얼거리던 걸 캐치함
상의가 85000원 하의가 88000원...
현재 이직하려 백수된 작성자에게 상하의 풀세트는 좀 압박임
그래서 상의만 시킴. 한달 뒤에 온다 함. 다들 이것만 사고 있나...
암튼 나는 십만원도 안되는 생일 선물을 준비했는데 40만원 넘는 선물을 받을 뻔 했음
(선물은 가격보단 마음이라지만 그래도 넘 차이나면 부담시려...)
소시미 귀요미 남치니가 떠본 게 천만다행
어쨌든 나는 남치니에게 들키지 않고 남치니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성공적으로 준비함
남치니는 나에게 들킴 그리고 혼남
내가 이겼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의 P.S. 그 와중에 베오베 올라온 이북리더기에 혹했는데 너 생각보다 비싸더라?ㅠㅠ 선물 뭐 달라고 하냐ㅠㅠㅠㅠ 아이패드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