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결혼한 신혼부부와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새신랑이 열변을 토합니다.
(대화는 제 기억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새신랑 : 아~ 남자는 진짜 힘들게 일해~ 여자들 그거 알아야돼
나 : 에이 오빠. 힘들게 일하는거 누가 몰라? 근데 그건 남자는 이라고 특정지으면 안되지
새신랑 : 얘봐라~ 야 @@아 (우리 신랑이름) 너 진짜 피곤하겠다~
남자들이 어깨가 얼마나 무거운데~ 식구들 먹여살리려면 그 책임감이 얼마나 큰데
나 : 오빠 무슨 조선시대야 (깔깔깔) 여자도 일해 물론 나도 일하고 여자도 어깨가 얼마나 무거운데.
출근하면서 애기들 준비시켜서 어린이집 보내지 집 정리하지 퇴근해서 밥하지 청소하지.
새신랑 : 밥하는거랑 남자들 책임감이랑 같냐? 얘봐 얘봐 남자 피곤하게 하지마~
나 : 에휴..... 네 네 알겠습니다
새신랑 :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몰라? 니가 조선시대에 태어났어봐라~ (어쩌구 저쩌구 계속.....)
나 : 오빠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오빠는 노비야 노비. 난 여염집 규수고. 우리집은 양반집안. 오빠는 딱보니까 노비였네. 관상보니까.
족보한번 확인해봐요~ (열받아서 입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임... ㅠㅠ)
새신랑 :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조선시대같으면 일부다처제 얼마나 좋냐~ 기생집 마음대로 드나들고 좋지
나 : (할말잃음.....)
바로 직전까지 집에서 청소하고 오셨다는 새신랑.
청소하고 온게 억울한지 본인 와이프한테 못하는 말을 저한테 한건지.
아주 기분 더럽게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그리고는 몇시간 뒤 옥상에서 바베큐를 굽는 중...........
(저희 사는곳이 관광지라서 이분들 사시는 곳 옥상에 바베큐 장이 있어요. 여름엔 펜션으로 임대를 하기도 하니까)
새신랑 : 야 술마실라고?
나 : 응 왜요?
새신랑 : 야 그럼 운전 누가해
나 : 대리부름 되죠?
새신랑 : 애들도 있는데 애엄마가 무슨 술이야
나 : 누가 많이 먹는데? 그리고 애엄마는 술마시면 안되요? (진심 빡쳐서 점점 언성높아짐)
새신랑 : 안되지 애들놔두고 무슨 술이야
나 : 왜안되는데. 운전을 해야해서 술을 마심 안된다면 대리 부르면 되고
( 근데 사실 여기서 대리부르기 어렵습니다 ㅠㅋㅋ 마실 생각도 별로 없었는데 일부러 더 고집부렸죠 ㅋㅋ)
그리고 둘중에 한명이 운전을 해야 한다면 그게 왜 꼭 나여야돼?
새신랑 : 남자는 술마셔야지 너는 애봐~
나 : 이 오빠 오늘 날잡았나 진짜 왜이래. 아...........
내신랑 : 여보 괜찮아 대리부를게
나 : 아냐 됐어 너 많이 드세요 난 여자니까 애볼게 그럼
나 : (우리 작은녀석이 이유없이 떼쓰고 소리지르고 울기시작함)##이 너! 그렇게 어른들있는데서 떼쓰고 그러면 창피한거야.
니가 창피한게 아니라 엄마가 창피해지는거야. ##이가 집에서 엄마한테 이건 되고 안되고 이런거 배우지?
그런걸 가정교육이라고 하는데. 엄마가 ##이 잘 못가르친게 되는거니까 엄마가 창피해지는거라고 했지?
그리고 가장 큰 이유 ##이가 나중에 커서 좋은사람이 될 수 없을지도 몰라. 이렇게 이유없이 그러는건 안되는거야.
이유가 있으면 울지말고 말을 해야지.
- 이건 제가 늘 아이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6살 7살 된 두 아이들에게 훈육할때 정해놓은 멘트죠..물론 제 훈육이 틀릴수도 있습니다. -
새신랑 : 야 애그렇게 키우면 안돼~ 애들은 팍팍 패면서 가르치는거야
나 : 오빠 난 때리는걸 나쁘다고 하진 않아. 나도 매들때가 있는데 이건 때릴상황이 아니라서 안때리는거에요.
새신랑 : 야 그런게 어딨냐 그냥 애들은 두들겨 패야 말듣지.
옆에서 보다못한 우리 신랑 한마디 거듭니다.
내신랑 : (기분 안나쁘게 최대한 농담인듯 웃으며 ) 형님 일단 애부터 낳고 얘기해요~ 어제 신혼여행 갔다온 사람이 무슨 애들 교육얘기여~~
새신랑 : @@이(우리신랑) 너~ 니가 그렇게 하니까 안되는거야. 그러니까 &&이(저입니다)가 저렇게 드세지~
애고 마누라고 화날땐 화내야돼 다받아 주냐?
내신랑 : 아이고 형님.... 결혼 생활 8년째에요 저희 (웃으면서) 형님 걱정 먼저 하셔 ㅋㅋㅋㅋ
나 : 여보 놔둬 오빠는 나중에 마누라 애고 패고 싶을때 팍팍 팰건가보지 뭐
새신랑 : 누가 그렇대? 아 얘들은 말귀를 못알아 듣네.
결혼식 끝나고 와줘서 고맙다고 밥산다며 부른 자리였고
개인적으로 신랑보다는 새신부와 친분이 두터운 관계로 1차 밥먹으면서 들은 소리 꾹꾹 참고 2차 술자리까지 어찌어찌
참고 갔는데. 들은 소리가 저런 소리네요.
이제 나이가 38살 인데. 저 분 결혼 생활이 걱정이고 새신부가 걱정되더군요.
물론 새신부 성격도 보통아니라서 저런 말들을 할때 옆에서 집에가면 두고보자 째림을 시전하고 있어서
새신랑이 생각하는데로 결혼생활이 흘러가진 않겠지만.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제 주변에 있다는게 너무너무 기분이 나쁘더군요.
다시는 같이 자리를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제가 겪은 일들 그냥 제가 들은대로 느낀대로 생각나는대로 써내려간거니까
혹시모를 콜로세움은 노노...
그냥 글에 적은 대로 이 얘기들을 직접 하신 그 분만 얘기하는거에요.
남자든 여자든 사회생활이든 결혼생활이든 그게뭐든 상호존중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중간 뜯어말리는 새신부 제 눈치 보느라 바쁜 우리 신랑 대사들은 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