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금정구청역에서 실제 겪었던 일입니다
지인을 만나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이 다가왔습니다. 예전에 외국인 (블랙 어쩌구) 하는 기도회도 만난적이 있는지라
그러려니 하는데 갑자기 노트북을 꺼내더니
"내가 발표연습좀 하려는데 도와달라"
면서, 하느님 아버지가 아닌 '하느님 어머니'에 대해 얘기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나름 종교계 공부를 한지라 가만히 듣고 있는데 실로 대단했습니다
아직까지 불완전한 교리의 허점을 파고들어 그럴듯하게 포장했더군요
영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정말 헷갈릴법했습니다
계속해서 듣는데 사람이 상황에 넘어간다는게 사실인지 절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말이란게 참으로 무서울 정도로, 마치 논리정연한 컴퓨터가 대답을 하는 것처럼
제 반박을 어떻게서든 깨부수더군요.
자칫 위험에 빠질뻔 한 가운데, 갑자기 어느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전 그 사람이 한패인가 싶어 이제 끝났구나 하고 속으로 단념하는데
갑자기 그 노트북을 확 닫더니
"예수 믿어야 천당가. 저딴 사이비 믿지마요."
라고 하더군요.
응?
그러더니 절 두고 둘이서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햇습니다
정장을 입은 청년은 논리정연하게 말하고
평범한 조깅복을 입은 중년은 거칠게 말하고
대단한건 한치의 양보도 벌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어느샌가 전 잊혀지고 둘만의 세계에 빠져들더군요
10분동안 흥미진진하게 보다가
어느샌가 도착한 지인이 불러 갔습니다
청년이 절 불렀지만
아저씨가 "그냥 가 그냥 가 이봐 사이비. 내말 아직 안끝났어!"
하며 청년을 붙들었습니다
...
하느님 어머니가 정말 실존하는 종교인지 모릅니다
아직 종교계 공부에 빠삭하지 않아서 오해했을 수도 있지만
참 재밌었습니다...어 이러면 공포가 아닌가?
그런데 나름 사이비를 만났다는 공포가 있었는데다 유머에 올리기도 애매한지라
여기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