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20살때 대학 동기로 만나 불과 한달전까지 햇수로 4년을 만났습니다. 그 동안 저한테 언성한번 높인적 없었고 물론 짜증이며 화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화장실갈때, 잠잘때를 빼고는 어디든 함께였습니다. 학교 근처가 집이었던 그아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한시간거리인 저희집까지 새벽같이 와서 가방을 들어주겠다며 뺏어들고는 또다시 왔던길로 씩씩하게 함께 등교를 했었네요. 1년을 그렇게 지내다가 그아이는 군휴학을 하고 입대를, 전 계속 학교를 다녔습니다. 힘들거라는건 알았지만 모든게 낯설고 어려워서 한학기만에 휴학을 했습니다. 그아이는 2년만 기다렸다가 같이 졸업하자고 했지만 집안형편상 1년휴학 후 먼저 졸업을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잘못된걸까요? 별다른 문제없이 그아이는 전역을했고 전 직장생활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전역하고 2개월만에 학교로 복학을 하면서 사단이 났습니다. 단 한번도 그런적 없던애가 대화를하건 밥을먹건 차를마시건 신경이 온통 휴대폰입니다. 뭐해?하면 아니,친구들이랑얘기해~ 무슨얘기하는데?하면 아냐,그래서 어떻게됐다고? 매일 반복입니다. 하루는 참다참다 휴대폰좀보자고하니까 니가뭔데내껄봐? 라네요 누가봐도 많이 달라졌다는걸 느꼈지만 믿고싶었습니다. 내사람이니까요. 그러면 안되는걸 알면서 화장실 간 틈에 드디어 보고야 말았네요. 복학하고 알게된 같은반 동생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를통해 스치면서 들었던적이 있었죠. 무슨사이야?라는 말에 아니..내친구좋아한대서 내가이어주고있는거야 정말이야! 라더군요 그걸 또 믿었고 그 후에 휴대폰 패턴과 비밀번호가 바뀌었습니다. 물론 저와 연락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학교로 몰래 찾아오지 말라는말도 했습니다. 정확히 한달 후 이별을 통보받았고 인정할수도 받아들일수도 없었네요. 겨우 걸을수 있을정도로 술에취해 찾아갔습니다. 만나지 않겠다고 돌아가랍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기다리겠다고 나올때까지 있겠다고 생떼를 부렸습니다. 한시간정도 추위에 떨고나니 술이 깨서 50통 가까이 했지만 받지않습니다. 그냥갈까 내일다시올까를 30분쯤 더 고민했을때 익숙한 얼굴이 보이네요. 아무말도 못하고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바닥이 많이 차가웠지만 일으켜세워주지도 잡아주지도 않더군요. 사람들이 들을까봐 창피하니까 얼굴봤으면 이제 가라면서 혀를 한번 차더니 들어갑니다. 뒤에서 손을 잡으니까 뿌리치길래 옷깃이라도 잡고 멈춰세운뒤 무릎을 꿇었습니다. 다른여자만난것도 니맘에들지못한 내잘못이고 혹시 외로워서 그랬다면 널 외롭게 둔 내탓이고 이젠 내가 예뻐보이지 않는거면 자기관리못한 내탓이라고.. 우는모습을 보여주면 본인탓이라고 생각할까봐 꾹 누르고 하고싶은 얘기를 다 했습니다. 다 끝난일이고 돌아가고싶지않고 넌 이제 아냐. 라는 말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간줄도 모르게 흘렀고 맘고생다이어트라고 하나요? 한달만에 10키로나 빠졌네요. 이제 좀 사람같아보입니다. 마음이 많이 단단해 졌습니다. 다 이겨내고 다른사람을 만나기위해서가 아닙니다. 다시한번 그아이를 찾아갔을때 덜 상처받기 위함이죠. 어쩌면 많이 아팠던 그날보다 더 많이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단단한 마음과 찾아갈 튼튼한 두 다리는 준비되어있지만 한가지가 부족합니다. 물론 미련하기 짝이없고 한심스러운거 모르는거 아닙니다. 용기를 주세요. 아직 27%밖에 안되는 용기가 100%가 되는날 씩씩하게 다녀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