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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는 자유·평등·박애·평화의 영원한 적
게시물ID : sisa_2217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쇼팽
추천 : 7
조회수 : 31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08/22 22:54:1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70370&CMPT_CD=P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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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대통령 내외 묘역에서 열린 고 육영수씨 38주기 추도식에 동생 지만씨와 함께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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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쿠데타가 논란이 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분노케 한다. 쿠데타 정권은 예외 없는 독재이고 그 독재자의 말로는 비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세력과 시대는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세계사가 증명한 이 지극히 평범한 상식을 뒤엎고 오로지 5·16쿠데타만은 옳다는 주장은 1961년 5월 16일에만 해가 서쪽에서 떴다는 억지와 같다.

"구국의 결단"(박근혜), "5·16과 유신이 없었다면 대한민국도 없을 것"(박근혜),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것"(박근혜), "시작은 쿠데타였으나 결과는 혁명"(박효종 박근혜캠프 정치발전위원),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1995년 전두환·노태우 판결 당시 검찰의 발언) 등의 말들이 아직도 국민을 현혹시킬 수 있다고 믿는가. 지금이야말로 가장 혼란스러운 정국인데 또 다른 '구국의 결단'이라도 도모하려는 속셈일까.

파시즘 체제하에 일본 육사를 나와서 국가원수가 된 인물은 장제스(蒋介石)와 박정희뿐이라는 사실은 우리를 참담하게 한다. 그러나 장제스 총통은 육사 예비학교 동경진무학교(东京振武学校)를 나왔고 친일파도 아니었다.

만군(滿軍)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 중위였던 박정희 육군소장은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의 어깨에다 스스로 별 두 개를 더 올려 달았다. 이건 나세르가 쿠데타 당시의 대령에 머물렀고, 민주주의 신봉자 드골 준장이 독일군을 물리친 뒤 자신의 뜻대로 승진할 수 있었지만 그대로 예편했던 교훈과 너무나 다르다.

"이 나라 사회의 모든 부패와 구악을 일소하고 퇴폐한 국민도의와 민족정기를 다시 바로잡기 위하여 청신한 기풍을 진작한다"라는 '5·16 군사혁명공약'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그들은 구악보다 훨씬 더 부패한 신악에 물들어버렸다.

역사는 순리만이 아니라 역리도 있다. 자칭 "불행한 군인"이라며 예편한 박정희 민주공화당 총재는 "이와 같은 우리의 과업이 성취되면 참신하고도 양심적인 정치인들에게 언제든지 정권을 이양하고 우리들 본연의 임무에 복귀할 준비를 갖춘다"는 '혁명공약' 마지막 조항을 팽개쳐버렸다. 1963년 12월 17일 제5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또 다시 강력정치를 빙자한 독재의 등장"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여하한 이유로도 성서를 읽는다는 명목 아래 촛불을 훔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살인 강도범을 과학 수사가 아닌 투표로 결정짓자는 것

 5·16 쿠데타 며칠 뒤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부의장의 모습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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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촛불의 도둑이 도대체 누구인가! 행여나 5·16의 녹슨 총칼로 재무장하여 올해 말 대통령 선거의 유리한 고지를 점거해보겠다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테러범과 다를 바 없다.

혹자는 국민의 절반이 5·16쿠데타를 지지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쿠데타라는 역사의 암적 행위는 여론조사로 좌우될 사안이 아니다. 그건 마치 살인 강도범을 두고 과학적인 수사가 아닌 투표로 결정짓자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만약 여론조사가 그렇게 나왔다면 그건 우리 정치와 사회, 교육과 언론매체와 문화예술이 얼마나 썩었는가를 반증해준 수치로, 통탄할 일이다. 설사 국민의 99%가 쿠데타를 지지해도 올바른 양식을 가진 건전한 국민이라면 비록 1%의 외로움 속에서라도 이런 세상을 바로잡고자 나서야 옳다. 쿠데타를 미화하거나 긍정하는 사람들이 지도자 행세를 하는 것 자체가 아직도 군사독재 정권의 망령들이 판친다는 증거다.

만약 자신이 1961년 5월에 육군사관생도였다면 쿠데타 반대 운동에 나섰을 것이라고 떳떳하게 말하는 지도자를 보고 싶다. 그게 참 애국·애민 군인상이며 이런 인간의 초보적인 양식은 인류 역사에서 영원히 유효할 것이다. 5·16쿠데타를 단호히 비판하는 참 군인을 보고 싶다.

쿠데타 세력은 집권을 위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기에 부정부패 선거를 만연시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불법선거가 얼마나 많은 국민을 타락시켰던가는 정평이 나있다. 무리한 방법을 총동원하고도 5.16쿠데타 세력은 1963년 첫 선거에서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10월 15일 대통령 선거에서 470만2642표를 얻은 박정희에 비하여 윤보선·오재영·변영태·장리석 등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는 70만 표가 더 많았다.

그해 12월 26일의 총선에서도 야당 세력이 66%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도 쿠데타를 추방하지 못한 것은 야권 분열 때문이었다. 지난 1987년 대선 때도 그랬고, 2012년 4·11 총선 때 민주통합당이 보여준 실패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 교훈을 오늘의 야권은 어느새 잊은 듯 보인다.

어떤 명분과 궤변으로 포장해도 쿠데타는 영원히 추방되어야 할, 자유·평등·박애·평화의 영원한 적이다. 5·16쿠데타와 그 망령들을 영원히 이 땅에서 싹조차 나지 못하게 하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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