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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토라도라와 공간의 개념
게시물ID : animation_3399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연마
추천 : 12
조회수 : 798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5/07/01 17:10:24
39e5f26d00eef1f3383365aae759b8b3.jpg토라도라와 공간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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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우리나라의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말로 '고교생'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유달리 고등학생을 소재로 다루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고작해야 삼년의 기간인데, 도데체 무슨 하고픈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 걸까요?
토라도라는 이러한 고교생 이야기를 로맨스와 섞어서 고교생들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잘 표현해낸 드라마입니다. 특히 인물간의 심리묘사에 있어서 전개가 치밀하고 사실적이라 일본사회의 한 단면을 분석하기에 적합한 아니메입니다.



타카스 류지와 아이사카 타이가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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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도라를 유심히 보다보면 재미있는점이 꽤 있습니다. 특히 공간에 있어서의 표현이 재미있어요. 
가정의 경제활동을 책임지는 싱글맘 엄마를 대신해서 가사를 책임지고 있는 류지는 집안의 환경에 대애서 엄청난 집착을 보입니다. 곰팡이 때를 벗겨내기 위해 청소도구를 만들어내면서 특유의 웃음(...)으로 즐거워 합니다. 하지만 이런 류지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듯이 아이사카 타이가의 집이 생깁니다 류지는 타이가의 집에 방문하게 되면서 타이가 집의 거대한 공간에한번 놀라고 집안이 더러운 것에 한번더 놀랍니다. 류지는 타이가의 집을 청소해주고 타이가는 류지의 집을 제집드나들듯이 하면서 둘의 관계는 진전되기 시작합니다. 



청결과 협소는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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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흐름을 가지고 있는 보통의 이야기들은 갈등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대상간에 어느정도의 이분법적인 가치관을 만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에서 제시하는 좋은것과 나쁜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평가하는 방법을 리뷰나 평론을 쓰기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토라도라 1화에서 좋은것은 작고 청결한 타카스 류지의 집이고, 나쁜것은 크고 더러운 아이사카 타이가의 집입니다. 토라도라 1화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은 청결과 협소입니다. 언뜻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도데체 왜 토라도라의 각본가는 청결과 협소를 중요한 소재로 삼았을까요? 



청결과 항문기 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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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스 류지의 집을 봅시다. 전형적인 일본식 목조가옥입니다. 류지의 집은 타다미가 깔려 있습니다. 덥고 끈적한 일본은 습기를 해결하기 위해  집의 구조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짚을 엮어 장판을 만든것도 습기에 대처하기 위해 고안해 낸 지혜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짚장판'은 아기를 기를 때 치명적인 약점이 생깁니다.  배변훈련이 안된 아이가 장판에 똥을 싸게되면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똥오줌과 짚의 만남을 우리는 문화적으로 '거름'이라 표현합니다. 아이의 똥은 묽습니다. 버틸수가 없는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아기에게 엄격한 배변훈련을 시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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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프로이트 심리학을 꺼내본다면, 아기의 발달 과정에는 항문기 고착이라는 단계가 존재합니다. 아이가 똥을 눌때 쾌감을 느끼는 단계로서 자아의 형성과정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때 똥을 마음껏 눈다면 성격이 느긋해지고, 똥을 눌때 제약이 많다면 약간을 신경질적인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일본 전통의 가옥구조는 부모에게 청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게되고 자식은 배변에 대한 불만족으로 약간은 신경질적인, 소극적이고 섬세한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토라도라에 나타나는 타카스 류지의 성격은 물론 일본인의 성격이라고 하면 흔히 얘기되는 바로 그것이기도 하지요.



넓은 공간에 대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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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카 타이가의 집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사실 그렇게 특이하다고 볼 수는 없는 크기입니다. 연립주택이면서 평수가 큰것은 특이합니다만, 50~100평대의 집은 우리나라에서 사실 꽤 많이 있는 편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집의 크기가 크면 좋다는 사실에 부정하시는 분들 많지 않으실겁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렇지 않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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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방은 유달리 좁고 방음이 안되기로 유명합니다. 집 뿐만 아니라 거리도좁고 사람들 자체가 붙어서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합니다. 일본인들은 여유공간이 넓으면 오히려 심리적 공황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약간은 좁고, 약간은 부족해야 편하다는 일본의 문화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토라도라를 보면 일본인들의 공간 개념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타이가의 집은 넓다 못해 외로운 공간입니다. 타이가는 황량한 공간에 두려움을 느낄때 류지가 엄마같이 밥을 차려줍니다. 그때 이후로 이야기의 전개는 대체로 류지의 집에서 이뤄됩니다. 류지네 작은 집에서 세명이서 복닥거릴때 사람은 행복하다, 사실 여기에는 가족구성원에 아빠는 필요없다는 무서운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만, 이건 기회가 된다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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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도라에서 공간의 개념은 확실한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아미가 등장하면서 이 공간의 개념은 한번 더 확인을 받습니다.  아미는 항상 자판기와 자판기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쪼그리고 앉아있는것을 즐깁니다. 그녀가 좁은 공간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은 마치 자궁속의 태아가 웅크리고 있는것처럼 묘사가 됩니다. 



토라도라라는 아니메를 보면서 오늘은 공간의 개념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습니다. 토라도라 뿐만 아니라 일본의 아니메들은 상당히 공간의 개념을 소재로 다루는 작품들이 많으니 애니를 볼때마다 한번씩 체크해보는것도 좋은 습관이라 생각합니다. 
토라도라는 일본의 유토리,사토리세대의 한 단면이 담겨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토리와 사토리세대의 특징은 우리나라 현대의 청소년들과 공감되는점이 많고, 토라도라가 인기를 끈 부분에 한몫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이부분에 대해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NG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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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8901067064_1.jpg이 글은 김정운 교수님의 <일본 열광>이란 책에 나오는 개념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풀어 서술하였습니다.
                                더 깊은 개념을 알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한세로고.png이 글은 한글 세벌식 390타자를 통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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