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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뷰게 가만히 보고 있으면
심심찮게 화장한 것에 대해서 주변 지인들이 지적질 한다는 글이 보여서 괜히 같이 화가 나곤 하네요.
저는 다행히도 제 성격이 좀 지나치게 지랄(?)맞을 때도 있어서 주변에서 잘 안건드리는 편이긴 하지만
이런 저도 지하철에서 제 화장 가지고 뒤에서 입 털던 모르는 사람하고 몇 번 싸운 적 있거든요.
뭔가 저한테는 화장이 하루를 시작하기 전 단단히 하는 전쟁 준비와 같은 느낌으로 하는데.
내가 나의 자존감과 행복감을 올리려고 하는 이 자그마한 이벤트를 뭔 권리로 이렇게 지적질이야 싶어서 좀 기가 찹니다.
그래서 주변 지인이, 특히나 가까운 가족, 연인, 친구가 그런 것에 대해서 좋은 말 해주면 또 반대로 기분 좋잖아요.
문득 글들 보다가.. 지난 주에 아빠가 했던 감동 대사가 떠올라서 쓰게 됬습니다.
저희 아부지가 굉장한 엄마바봅니다. 딸이 둘인데. 딸 바보가 아니고 와이프 바보임.
아주 애처가이자 공처가이신데. 이유는 다른 것 없습니다. 저희 엄마 졸라 미인이시거든요.
리얼 아빠는 엄마랑 왜 결혼했어? 하면
예쁘니까 라는 대답이 0.05초 만에 튀어나올 정도로 아빠의 평생 이상형이자 취향 적격여자입니다.
그런 우리 엄마는 피부가 좀 약하고 투명해서 핏줄이 잘 보이는? 그런 피부를 가지고 계세요.
화장 하는 걸 좋아하시는데 아무래도 그런 제약 때문에 마음대로 많이 못하시거든요.
그러다보니 저랑 제 여동생 한참 학생이던 시기는 저희 뒷바라지 하시느라 그 미모 다 죽이고
이제 좀 편하게 지내는 시기가 되니까 피부가 더 약해져서 화장은 생각도 잘 안하세요.
근데 지난 주였나...?
엄마가 살짝 페일 쿨톤인데 어디서 립스틱 선물을 받아오셨는데....
약간 형광-_-오렌지에 금색펄이 들어간 진짜 엄마한텐 1도 안 어울릴 그런 색이였음.
엄마랑 같이 수영다니시는 아주머니가 싱가폴 갔다가 사오셨다는데...
문제는 엄마가 그 색을 맘에 들어하셔서 바르고 나왔는데 순간적으로 제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못하겠더라고여.
여기서 아부지의 엄청난 활약이 나타나는데...............
엄마가 어때? 했을 때 제가 우물쭈물하고 있는디.
아빠가 오오, 색이 엄청 상큼하네. 여보 뭐 어떤 목도리랑 같이 하면 이쁘겠는데? 근데 지금은 쪼금 입만 보이니까
볼에도 뭐 좀 칠하고 위에 옷을 좀 밝게 입어봐.
하고 엄청 빠른 속도로 우다다다다 커버쳐주시더라고... 딸도 못한걸 아부지가.
엄마가 좋아하시면서 다시 방 들어가시길래
제가 아빠한테 색 솔직히 안 어울리는데 왜 뻥치냐 그러니까
" 야 내 눈에는 니 엄만 입술에 고추장발라도 이쁠꺼다.
생얼도 이쁘고 눈꼽 껴도 이쁘고 화장 진해도 이쁘고 연해도 이쁘고. 원래 내 마누라는 뭐 해도 이쁘다.
글고 남들 눈에 안 이쁘면 짱이지. 나만 이쁘게 보는거잖아. 이득아니냐캬컄ㅋ캬 " 하시면서
제 머리를 꽁하고 치고 안방에 또 들어가서 어머니께 아부를 떠시더란.
그 순간 우리 아빠 진짜 멋진 남자네 싶으면서 꼭 엄마가 아니라 같은 여자로서..
자신이 그 어떤 패션과 화장을 해도 예쁘다고 해 줄 가장 가까운 반쪽이 있다는 것이 엄청 부럽더라구여.
진짜로 자신을 위하고 사랑하는 지인이라면
내가 이상하고 어색한 화장을 해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좋은 조언을 해 줄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내 주변에 그렇게 사려 깊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을 수 있도록 나도 좋은 사람이 되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ㅋㅋㅋ 갑자기 생각나서 뻘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