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하장이 도착했군요.
일단은 미래의 남편에게 한 장...
그리고 귤이 갑자기 연애하는 바람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에미리한테도 한 장이 왔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큐브에게 동정받는 신세였는데 장족의 발전입니다.
답장을 다 썼으면 서둘러 돈을 벌러 가기로 합니다.
돈 벌 준비가 되었습니다.
올해도 신사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벌 수 있다는 뜻이지요.
퇴근시간 지났는데 말이 좀 길어지시는 것 같습니다만...
얼른 인마이포켓 하고 집에 갑시다.
명절 단골질문을 던져봅니다. 공부는 잘 하니?
체력뿐만 아니라 멘탈까지 강력해진 모양입니다.
하지만 면전에 대고 디스를 당하면 어떨까?
내 목숨은 하나뿐이니 칭찬해주기로 합니다.
그 이상 강해지면 위험할지도 몰라...
그리고 3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학기만 지나면 귤도 중3이 됩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귤이 누군가를 알아보는군요.
마이 달링이 저런 곳에?
사뭇 진지해보이는 표정이 어딘가 의심스럽습니다.
조용히 뒤를 밟아보기로 합니다.
미행을 시작하기가 무섭게 모습을 감춰버리는군요.
바람이라도 피우는 건가...!
내가하면 로맨스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야...!!!
대체 얼마나 엄청난 가게이길래 굳이 3단에 걸쳐 충격을 받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외강내강인 귤에게 두려울 것은 없습니다. 현장을 덮치기로 합니다.
무려 메이드 카페였습니다...만 설마 우리 류노스케 센빠이가 이곳에...
있다니...!
그래요 존중은 취향입니다.
내일부터 메이드복을 입고 다녀야 하나...!?
귤이 필요이상으로 당황하는 와중에 류노스케에게 그 모습을 들키고 말았습니다.
다시 한 번 필요이상으로 놀라는 귤입니다.
어째 류노스케보다 귤이 더 긴장한 것 같습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야 합니다. 그 왕관이 메이드 카페일줄은 몰랐지만...
우선 능수능란하게 화제를 돌리도록 합니다.
그리고 인간미를 칭찬함과 동시에 은근히 비인간적인 완벽함을 칭찬해줍니다.
이, 이 정도로는 안 되는 건가...!
이번에는 걱정 모드로 돌입합니다.
그렇다고 메이드 카페에 오지는 않지만요...
이번에도 실패한 건가... 다음 작전을 생각해야겠습니다.
드디어 센빠이가 입을 열었습니다.
역시 빛이 강하면 그늘이 생기는 법입니다.
단지 단 것을 좋아할 뿐이었(다고 변명을 하는)군요.
느닷없이 귤이 핵돌직구를 날립니다.
단지 눈에 보였을 뿐이(라고 변명을 하는)군요.
말이 많다는 건 변명이라는 증거지요. 머리가 똑똑하니 변명조차 다채롭습니다.
네... 믿어드릴게요.
사실 메이드 카페가 이상한 건 아니지요.
오늘부로 팔자에 없던 메이드 복을 사게 생긴 귤의 운명이 이상한 거지요...
새해가 되었으니 유행도 바뀌었겠지요. 요즘 최신 잇템은 바로...!
이솔 순한살결수입니다. 역시 가난한 유튜버 아버지의 눈팅 안목은 정확했습니다.
이제야 아버지의 큰 뜻을 알겠니?
새해에도 휴일에는 눈코뜰새 없이 바쁩니다.
부지런히 미호와도 사교해야 하고
미치루한테 기품도 갖다 바쳐야 하고
삐치기 전에 켄이치도 만나야 하고
구썸남과의 관계도 마무리지어야 하고
어장도 관리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홀로 쓸쓸히 집에 돌아와 영양제 한 병 까며 하루의 피로를 풉니다.
캬
숙취를 달래며 연극 발표회에 나갑니다.
상금을 목표로 힘을 냅시다.
일본드라마에서 흔히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관객을 감자라고 생각하라던데 그것인가 봅니다.
감자밭 공연이 끝이 났습니다.
연기력도 검증되었으니 이제 데뷔도 시간문제입니다.
그러나 상금은 없었습니다.
상금이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수금모험을 떠나기로 합니다.
만만한 요정의 화원으로 합시다.
오늘도 평화로운 화원을 털러 귤님이 납십니다.
시작부터 만만한 희생양이 걸려들었군요.
한 번 살아보겠다고 대뜸 문제를 냅니다.
답변을 보니 어째 아재의 향기가 솔솔 나는 요정입니다.
자고로 1+1이라 함은 창문이란다.
이제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 대다?
돈이 없는지 뭔가를 주고 가버렸습니다.
도토리 껍데기를 어디다 쓰라고... 하지만 신기하니 인마이포켓 합니다.
장비하는 물건도 아닌 모양입니다.
계속해서 수금여행을 떠나봅니다.
기다리던 보물이 나왔군요.
도토리모자 따위보다 훨씬 좋아보이는 요정의 빛을 득템했습니다.
다들 어디로 숨었는지 어느새 고목에 다다랐습니다.
오늘은 개구리가 아니라 트롤이 지키고 있군요.
귀여운 트롤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안녕? 점심 야무지게 먹었니?
말이 안 통한다옹~
그렇다면 공격을 해야겠지요.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화살인데 화염병같은 것을 투척합니다.
떨어지자마자 터지는 걸 보니 진짜 화염병같아 보입니다.
피부에 스크래치도 안 갔군요.
되로 주고 말로 받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귤도 이번 걸그룹 대전에 참전해야겠습니다.
쟤이뻐 쟤이뻐~♪ 귤이뻐 귤이뻐~♪
그는 좋은 트롤이었습니다.
수금모험이 끝나면 다시 평범한 가오리컷 여중생으로 돌아옵니다.
신발장 앞에서 류노스케 센빠이와 마주쳤습니다.
걱정 말아요, 취향은 비밀로 해드릴게요...!
제대로 된 약점 하나 잡았으니 류노스케는 이제 귤 손 안에 있습니다.
선택받은 1인은 여기 있는데 라이벌들이 여전히 많이 있군요.
미소를 잃진 않지만 한숨이 섞인 듯한 말투가 느껴집니다.
메이드 카페에서 했던 말대로라면 적잖이 피로함을 느끼고 있을 터...
미래의 안주인으로서 오지랖을 조금 펼치기로 합니다.
선배에겐 하루카짱과 미키짱이 있잖아요...
취향을 건드리니 예민보스가 나오는군요.
하지만 귤의 본심을 알아준 것 같아 다행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또 메이드 카페에 갈 속셈인가 봅니다.
자기는 복근 있다고 여자친구의 체중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군요.
하지만 귤의 눈에는 이미 콩깍지가 씌어버렸습니다.
약속대로 보람차게 수업을 마치고
함께 카페에서 티타임을 가집니다.
류노스케 버프도 받았으니 오늘은 성령을 잡으러 떠나봅니다.
자자 일수가 왔어요.
조무래기에겐 볼 일 없습니다.
가볍게 신곡으로 고막을 마사지해줍시다.
자 다음 고객님
드디어 보스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예전의 귤이 아닙니다. 이제 연기 스킬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우선 평소와 다름없이 에미링송으로 전의를 50 이하로 깎아준 뒤...
연기를 쓴다면 어떨까?
이렇게 전의가 한 방에 0이 되는 마술...!
발표회에 이어 성령에게도 연기력을 검증받았습니다.
그러길래 제때 제때 입금 하셨어야죠 고객님
모험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상큼한 여중생의 신분으로 등교를 합니다.
화장실 소녀가 저 앞에 걸어가는군요.
평범하게 인사하는 걸 보니 아직 질투하는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하교길에는 플랜B 신야가 마중을 나와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히로코가 아키즈키 신야의 광팬이었지요.
히로코가 보면 또 난리칠테니 빨리 돌아가기로 합니다.
주말에는 조금 특별한 외출을 하기로 합니다.
평소 가지 않던 뒷골목에는 이렇게 점술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사이비 마법 교실을 운영하는 아담스 모토야마가 부업으로 점을 보고 있었군요.
돈 참 잘 번다 싶습니다. 귤의 장래에 대해 물어보기로 합니다.
아무래도 프린세스 메이커 2의 방문점쟁이 역할을 대신해주는 것 같지만 실력은 의심스럽습니다.
두근두근
연예인이라니... 프린세스가 아니라 연예인이라니...
재능이 너무 넘쳐나도 탈입니다. 프린세스를 위해 정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