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아이스티의 계절입니다. .
많은 차들을 마시다보면 때때로, 어맛 이 차는 꼭 아이스로 마셔야만 해!! 하는 느낌이 드는 차들이 있어요.
요즘 날이 더워지니 절로 그 차들이 생각납니다.
올해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딱 바로 생각난 차 두 가지 올려봅니다.
카렐 차페크의 오렌지 실론
개인적으로 저에게 실론은 조금 날카로운 면이 있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라고 생각해서 아이스티로 즐기기도 좋다고 생각해요.
이 차는 실론치곤 꽤 연하고 부드럽지만 실론의 특징은 잘 가지고 있어요.
ㅋㅋ 처음에 이 차 살 때 패키지 그림이 오렌지가 가득 그려져 있어서 당연히 오렌지 가향차라고 생각하고 샀어요.
근데 막상 오픈했더니 오렌지향이 하나도 안나요. ㅋㅋ우려봐도 그렇구요.
그래서 그냥 오렌지 페코인가? 했는데 당당하게 실론-오렌지 플레이버라고 적혀 있네요.
( 혹시나 설명충 등장!! 오렌지 페코는 홍차잎의 등급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홍차초보분들이 가끔 오해 하시는데 오렌지페코는 오렌지 맛이나 향이 아니랍니다. 찡긋 ㅎ)
이렇게 우리고 저렇게 우려봐도 솔직히 오렌지 향은 모르겠습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오렌지를 못 느낄 때가 많아요.
이 날은 진하게 핫티로 우린 후, 얼음 가득 채운 컵에 부었는데요. 부드러운 실론티 위에 오렌지 즘 한 두 방울 쯤 떨어트린 느낌으로 상큼 시원한
맛난 아이스티가 되었습니다.
카렐 차페크의 파인애플 딤불라
겨울에는 거의 생각나지 않다가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마구 생각나는 파인애플 가향 티입니다.
이 브랜드의 차들이 썩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차 덕분에 애정이 생겼어요.
애정하는 차예요.
딤불라는 4대 실론티 중 하나예요.
제가 싱글 딤불라를 그렇게 많이 접해보진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질 좋은 딤불라는 실론티 특유의 시원함에 감칠맛과 아쌈같은 단맛과 우디함까지 있는 정말 맛난 차더라구요.
그러나 이 차에서는 딤불라의 특징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아요.
워낙 파인애플 가향의 주장이 강해서요.
딤불라 베이스는 파인애플을 더 띄워주는 역할인 것 같아요.
이 차의 파인애플향은 정말 달고 진득해서 딱 봉투 열면 침이 고여요.
이건 그냥 아이스티입니다. 무조건 ㅎㅎ급랭으로도 냉침으로도 좋아요.
앞에 오렌지 실론의 오렌지향은 그렇게 약하더니 이 차는 파인애플이 빡!!! 과즙이 주륵!!! 향이 팡팡!!
설탕을 전혀 넣지않아도 향 때문에 단 맛이 느껴지는 착각이 들어요.
살랑살랑 시원하고 개운한 딤불라 베이스와도 참 잘어울리구요.
뭔가 뜻대로 일이 잘 안풀려 스트레스 많은 날들이지만 시원한 차 한 잔에 잠시라도, 아주 잠시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들 지친 일상에 잠시라도 쉼표 하나 찍으면서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