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퇴근 후의 집이 안 편하므로 음슴체로 갑니다.
본인은 작년에 결혼을 하고 7월에 남편과 사랑스런 냥이 두녀석과 함께 빌라 쓰리룸으로 이사를 왔음.
우리집은 2층인데 같은 층에 두 집이 더 있고,
1층은 사무실, 3층은 포룸과 투룸 딱 두 집이 있는데 투룸이 바로 우리집 바로 윗집이고 이사 올 당시엔 비어있었음.
옆집에는 젊은 부부가 몇개월 돼 보이지 않는 아기를 키우는데,
창문을 닫고 있으면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방음이 좋음. 3층의 포룸에선 강아지를 키우는데 강아지 짖는 소리 또한 들리지 않음.(복도에선 들림)
우리 부부는 일이 늦게 끝나서 퇴근이 보통 밤 11시 이후임.
11시~12시 사이에 집에 오면, 직장에서 저녁을 먹지 않는 관계로
집에서 주로 야식을 먹는데, 당연히 티비를 보며 대화도 나누고 냥이들과도 놀아 준 후, 늦은 새벽에(2~3시쯤) 씻고 잠자리에 듦.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2월의 어느 토요일 오전 윗집 사람이 찾아왔음. (1월쯤 이사를 온 모양)
초코 우유를 두개 들고 와선 새벽에 티비소리 샤워소리 대화소리가 다 들린다며 조심해 줄 것을 부탁함. 자기가 교수인 것을 강조하며, 잠을 못 자 오전에 수업이 잘 안된다 함.
본인은 매우 미안해 하며, 방음이 잘 되는 집인 줄 알고 그랬다며 거듭 사과하고 잘 마무리 지음.
(여기서 좀 억울했던 건 티비소리 그닥 크게 틀지 않음. 늦은 밤이니 당연히 소리 많이 낮추고 켜둠.)
아무튼 우리가 많이 시끄러웠나 싶어 매우 미안해 함. (진심으로)
그 후로 티비 소리는 우리에게도 들릴락 말락하게 켜두고 대화도 소곤소곤 함. 그리고 샤워도 아침에 함. 저녁에 세수와 양치만...ㅠㅠ
그렇게 평화가 온 줄 알았음.
하지만...지난 주 일요일 본인은 새벽 1시에 먼저 잠자리에 들었고
남편은 영화는 홀로 한 편 보고 3시에 매우 조심스럽게 양치를 하고
변깃물을 내리고 잠을 청하였음.
다음날 오후 출근 준비를 하고 나왔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음.
윗집 사람이 노랗고 큰 포스트잇 3장에 장문의 항의 글을 빼곡히 써서 우리 집 문에 붙여놓은 것임.
새벽 3시에 물소리가 나서 잠을 깼다함. 물소리가 너무 크니 새벽에 씻지 말라 함. 자기가 잠을 못자서 일하는 데 지장이 있다함.
생활 패턴이 달라서 너무 힘들다 함.
양치만 했는데.... 잠을 깼다함... 같은 집에서 잔 나도 못들은 물 소리를 윗집에서....ㅠㅠ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붙여 놓은 것임.
우리 집이 계단 바로 앞에 있는 집이여서
아마도 아침에 모든 이웃들이 다 봤을 걸로 추정됨.
우리를 정말 경우없는 사람인 것 처럼 생각할 것임.
이 사건이 있고 우리는 퇴근하고 집에 오자마자 씻기 바쁨.
물론 샤워는 못함.
윗집 사람 신경쓰느라 집에서 편히 있지 못함.
수용소가 따로 없음.
원래 아파트나 빌라 살면 새벽에 물 쓰는 소리가
윗집에 그렇게 크게 나나요?
양치 하는 정도도 시끄럽다는데 씻지 말고 그냥 자라는 건지..
남에게 피해 안끼치고 사는게 삶의 신조인데
매우 멘붕오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