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손을 잡았을때 던가
처음으로 가볍게 품에 안았을때.
그리고 처음으로 내 목에 매달리듯 안겼을때
그때 나는 과연 순수했었던가 싶어.
아찔하고 아쌀했던 추억이 누구에게나 차례로 찾아오지만
그 와중에도 잊혀지지 않는 소소한게 있는법이거든
선생님은 칠판에서 등만 보이고있고
그 뒤에앉아있는 애들은 누구다 할거없이
턱을 괴든
대놓고 쓰러지든
머리를 휘드르든
열심히 졸고있는 5교시 수업때
오른손으로 턱 괴고 꾸벅꾸벅 졸고있는데
오른팔에 뭔가 샤락 닿는거지.
조금 생각해보니까 나랑 반대로 졸고있던 계가
그대로 스르륵 스러져서
나랑 등을 대고 깊이 잠든거 같더라고.
얇은 교복 두장 너머에
처음 기대준 몸은 참 가볍더라
뭔가가 내 등에 기대고 있다는게
가슴이 콩콩거리더라고.
혹시 깰까봐 라는 핑계를 일단 대고
내 등에 가볍게 올라오듯 스라져 자는 계가 깰까봐
볼은 눌려서 턱은 얼얼하고
팔꿈치부터 저려오기 시작해도
등에 느껴지는 가볍고도 행복한 무게감에
그저 아무것도 않고 버티던 그 오후의 나른한 수업시간이
그 감촉을 평생 다시느낄수 없을것만 같은
지금 너무나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