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그녀들
데스크탑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그녀들
한순간의 쾌락을 나에게 선사하고 방치되어 온 그녀들
그런 그녀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던건 고작
1 TB의 외장하드...
그녀들에게 충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것만
해가 거듭될수록
넓었던 공간은 점점 무수한 그녀들로 빼곡해져왔다
그러던 오늘 비극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데스크탑 위에 올려놓은 그녀들의 하우스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이유따윈 모르겠다.
하지만 가볍게 툭 하고 떨어졌기에
아무생각없이 컴퓨터에 연결해보았다
하지만 외장하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마냥
인식되지 않았고
나의 그녀들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