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첫 여름을 맞아 학교 수영장도 개장했습니다. 작년에 비해 확실히 성장한 모습이 눈에 띄네요.
학교 신문에 그런게 실려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에미리라면 진짜 해버릴 것 같습니다.
이젠 수영도 제법 잘 하는 귤입니다.
여름을 맞아 새로운 아르바이트에 도전합니다. 요즘 서점에 좀도둑이 안 와서 한 몫 바짝 당겨야 합니다.
아 잠깐 아스팔트 냄새가 궁금해서요 진짜
계절과 함께 또 다시 유행의 최첨단이 바뀌었습니다.
그놈의 아령...
이쯤되면 분해서라도 하나 사야겠습니다.
갑자기 딸이 각을 잡고 말을 걸어옵니다.
지 딸도 아닌 예나를
친딸도 아닌 점을 굳이 강조합니다.
올해도 감사인지 협박인지 모를 노란 장미를 받았습니다. 얄궃은 노란 장미의 사람...
감사의 꽃도 받았으니 부녀간의 대화를 나누어보기로 합니다.
안 돼... 이미 사고방식까지 일진화하고 말았습니다.
오랜만에 집 근처 강변으로 산책을 갑니다.
훈남 히토시와 마주쳤군요.
만날 때마다 정신력을 올려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내면의 소녀소녀함을 조금 일깨워주기 위해 네일 살롱을 구경해보기로 합니다.
레오나가 손톱 관리를 받고 있었군요. 역시 준비된 연예인입니다.
매시 정해진 장소에 출몰하는 친구들을 만나러 다니다보니 어째 연애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 기분입니다.
하루의 마무리는 주갤 열람으로... 여전히 가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등교길에 화장실 소녀 히로코를 만났습니다.
SNAP의 백댄서 아키즈키 신야에게 완전히 입덕한 것 같군요.
하지만 최애 독점욕 때문인지 끝끝내 사진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복도를 지나는데 멀리서 우다다 소리가 들려옵니다.
히토시의 동생 아야가 돌진해오는군요.
어린애와 살짝 부딪힌 것만으로도 헐리우드 액션이 메소드 연기급인 귤입니다. 보험금은 문제 없겠습니다.
상대방도 피해가 있었군요. 아쉽게도 쌍방 과실입니다.
합의금이 없는지 아야가 지인 찬스를 시도합니다.
아직 어린아이니 선처해주도록 합시다.
잘 기억했다가 나중에 커서 성공하면 꼭 날 찾는 거야, 알았지?
아야는 오빠와는 달리 참 순수하고 솔직한 아이입니다.
밤늦게 구키 아저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올해도 시즌 단기 알바가 들어왔군요.
당장 입을 여름옷도 없는 사정이니 무조건 하기로 합니다.
연달아 극단의 니시온지 선생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드디어 홍천녀를 전수해주시는 건가요?
방학동안 하계 집중 레슨에 참가하라는 공지네요. 돈돈돈 뭐든 돈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홍천녀를 연기하게 되는 날 배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을거라 믿으며 투자하기로 합니다.
곧 있으면 해변 상점 알바비로 돌려막을 수 있으니, 미리 예산을 땡겨 여름옷을 사기로 합니다.
내 피같은 5만원... 직원할인 따위는 없습니다.
이제야 좀 시원하겠군요. 치마 아래 바지 입는 밀레니엄 패션이 새삼 게임의 연식을 상기시켜줍니다.
돌아온 소원훔쳐보는날칠석입니다. 이제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당연하게 소원을 훔쳐보는 큐브입니다.
아...
이게 다 가난한 유튜버 아버지를 둔 탓입니다.
그래요. 일을 해야 돈을 벌지요.
시험이 다 무슨 소용인가요.
시험이 밥 먹여주나요. 옷 사입혀 주나요.
그래도 켄이치와 한 등수 차이로 친구랭킹 3등을 차지했습니다. 미호가 상당한 적수로군요.
그렇게 노동시즌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배운 적도 없는 영어가 최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우리 딸은 영어천재가 분명합니다. 칭찬해주기로 합니다.
왜 전화가 안 오나 했습니다. 에미링의 구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함께 담력 테스트에 가자고 하는군요. 저번엔 히로코와 갔었는데 이번엔 에미리가 선수를 쳤습니다.
혼자 가면 무서우니 같이 가기로 합니다.
드디어 카드값 갚는 날입니다.
오늘 해변 상점의 메뉴는 라면입니다.
라면이 좀 퍼진 모양이군요.
부먹vs찍먹만큼이나 논란이 되(는지잘모르겠)는 꼬들면vs퍼진면 중에서 구키 아저씨는 퍼진면 파인 모양입니다.
라면은 역시 퍼진면이죠.
돈을 챙겼으니 신속하게 귀가하기로 합니다.
집에 가려는데 누군가의 노랫소리가 귤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에미리인가!?
딱 봐도 반인반생선의 여성이 노래를 부르고 있군요.
어머, 이 패턴은... 벚꽃 정령 때 봤던 패턴입니다.
전신이 멍든 것 같은 파란 피부에는 놀라지 않는 귤입니다.
로또는 아니지만 딸의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어서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면 일억뷰는 시간문제입니다.
섬세하게 돈을 벌기 위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지요.
노래하는 걸로 찍으면 조회수가 더 폭발할 것 같아서요.
하지만 가난한 유튜버와 그의 딸에게 헬로가전에서 10만원받고 파는 휴대폰이나 카메라같은 게 있을리가 없습니다.
일확천금의 기회는 그렇게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약속했던 담력 테스트 날이 왔군요.
올해는 자나깨나 특종과 귤 생각 뿐인 에미리와 함께입니다.
연례 행사처럼 또 길을 잃고 만 귤입니다.
다행히 멀리서 불빛이 보이는군요.
어...
최첨단 과학이 발전한 21세기에 유령같은 게 있을리가 없다고 애써 부정해봅니다.
아 그렇구나. 하츠네 미쿠같은 CG로구나.
제가 한 번 통과해보겠습니다.
진짜로 통과하는군요.
유령임을 인정하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렸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말이 통하시는 분입니다.
유령계에도 나름의 폴리시가 있는 모양입니다. 귀신씨는 취미로 유령을 하고 있군요.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니 진짜 유령이 맞긴 맞는 모양입니다.
오! 역시 생업이 아닌 취미로 유령을 해서 그런지 마음 씀씀이가 여유로우십니다.
게다가 덤 상품까지 얹어주십니다.
이 비싸보이는 오브는 팔면 돈이 좀 되는 거라면 좋겠습니다.
올 여름엔 섬세한 딸 덕분에 진기한 구경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