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기점으로 홈카페가 완성되었습니다. 드립세트부터 핸드밀, 전동그라인더, 머신, 로스팅기까지 참 오래 걸렸네요.
마지막 피스가 된 로스팅기는 칼디 와이드 로스팅기입니다. 부랴부랴 퇴근하자마자 경비실에 받아왔는데 사실 경비실이 잠겨 있었기에 두 번 정도 전화를 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경비원께서는 저녁 식사 시간 쯤이라 받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녁을 후딱 해치우고 로스팅을 할 자리를 마련할 겸 청소를 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린 후 경비실에 갔더니 역시 택배가 와 있더군요.
급한 마음을 가지고 제가 전화를 했었지만, 경비원님 입장에선 이런 전화가 상당히 많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맘 편히 식사를 하지도 못하고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제도적으로 직원의 식사시간을 보장하고 전화는 '휴식시간 모드'로 바꿀 수 있어서 맘 편히 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샜네요;; 암튼 샘플로 함께 온 케냐 오타와를 300 재고 신나게 볶았습니다. 한 번 볶아본 소감은.. 역시 '기계가 짱짱맨'이라는 것.
물론 중식마냥 화끈하게 즉각즉각 온도를 조절하며 수망으로 로스팅하는 맛은 없지만 훨씬 편안한 상태에서 오로지 로스팅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배출하려고 호퍼를 떼고 쏟다가 막 흘리고 난장판이 되었지만 ㅋㅋㅋ 오랜만에 한 머신 로스팅이라 옛 추억도 생각나고 뭔가 찡~ 하네요
넋 놓고 쿨링을 하는데 아파트 벨이 울려서 혹시나 옆집이나 아랬집에서 찾아오신 건 아닐까 겁이 났습니다. 후덜덜 떨면서 맘의 준비를 하고 문을 열었더니 생두가 도착했네요;; 늦은 시간까지 배달하시는 택배원님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참 서비스업이 뭔가 문제가 많구나 느꼈습니다. 개인사업자에 돈을 더 버시려고 하시는 것이길.. 바래봅니다.
쿨링을 끝내고 원두 몇 알을 먹어보니 역시나 배출 시점에서 어버버 거리다가 늦게 배출되서 많이 쓰네요; 청소는 내일 해야겠습니다. 으..
아; 로스팅 머신을 사게 된 계기를 안썼네요; 사실은 쿠*에서 로*배송 되는 원두를 세가지를 주문 했는데 날짜가 모두 15일이 지나 있어서 충격을 받고 질러버렸습니다. 충공깽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