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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유학 하면서 당한 멘붕 썰
게시물ID : menbung_333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래시
추천 : 5
조회수 : 255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6/10 20:30:30
제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중간에 병역 때문에 2년간 귀국한 기간을 빼고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체험한 멘붕 썰 풀어봅니다.





1. 유학 첫날부터 한국인한테 뒷통수 맞음.


첫날. 

나리타에서 비행기에서 내려서 스카이라이너 타고 우에노에서 내린 후, 전철을 타고 아사쿠사로 향했습니다.

일본어학원이 아사쿠사바시였고, 학원에서 제공해주는 기숙사가 맘에 안들었던 본인은 직접 네이@에서 일본 기숙사를 알아봤고, 학원에서 비교적 가까운 아사쿠사에 있는 한국인 기숙사를 찾을 수 있었고, 전화를 통해 예약해서 도착 후에 3개월치 방세를 내기로 했습니다.

아사쿠사에 도착해서 한국인 남자 관리인을 만나서 기숙사로 갔는데.....

고시원을 가보진 않았지만 아마 이렇게 생겼겠지 하는 느낌이 드는 방이었습니다. 방 가운데에 서서 몸을 쭉 기울여서 팔을 뻗으면 앞뒤좌우 벽을 만질 수 있는 방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컬쳐쇼크를 느꼈지요.


뭐 당장 갈 곳도 없고, 살만하네 싶었던 저는 3개월치 방세를 주고 계약을 합니다. 

그 후에 밥을 사주겠다고 요시노야에 데려가서 정식 하나 사주더군요. 맛있고 괜찮았습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방 계약 할때 조건이 자전거를 제공해준다 였습니다. 사실 한국인이 기숙사 들어가는 경우는 이제 일본에 처음 온 (혹은 단기유학을 하는) 일본어학교 학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를 가지러 가자고 하더군요. 

마침 그날 여학생 하나도 입주해서 자전거를 받기로 했었지요.

뭐 근처에 있겠지 하고 따라나섰습니다. 


30분.... 1시간... 사실 이때 이미 비행기 + 긴장감 + 짐 옮기기 등으로 꽤 지쳐있어서 빨리 씻고 쉬고 싶었는데 자전거 가지러 가는 길이 좀 머네요? 

결국 2시간을 걸어서 그 사람이 관리하는 다른 기숙사에 가서 자전거를 하나 주더군요. 흔히 말하는 아줌마 자전거였습니다. 방치된지 좀 됐는지 바람도 좀 빠져있고 먼지투성이더군요.

그리고 그걸 끌고 기숙사로 돌아가랍니다. 


순간 열이 확 올라왔습니다.

제 생각은 이랬습니다.

이미 한달 전부터 입실 한다고 하고 예약을 했으면 자전거를 미리 준비해 놓았어야 합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미리 말을 해주던가, 양해를 구하고 가지러 가자고 했어야죠. 

마지막으로 일본에 온 첫날, 일본어도 미숙하고 길도 모르는 학생 두명한테 두시간동안 걸어온 길을 한밤중에 (오후 9시 넘었었음) 타고 가라는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말도 안된다. 우린 길도 모르고 일본어도 잘 못하고 교통규칙이나 그런것도 모른다. 그리고 준비해놨다더니 2시간 걸어서 직접 가지러 오는게 말이 되냐.  
우린 첫날부터 사고나긴 싫다. 택시 타고 갈테니 내일까지 가져다놔라. 하면서 따졌습니다.

사실 저나 그 여학생이나 둘다 말만 안했지 짜증이 많이 났었거든요.   

자기보다 나이도 어리고 외국이니 아무 말 못할거라 생각했었는지 당황하더니 한국인 특유의 대사가 나옵니다. 

'같은 한국사람끼리 왜이러냐. 어쩔 수 없었다.'




참고로 외국에서 저 '같은 한국인끼리~~~~~' 라는 말을 하는 인종은 당신을 호구로 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저 말 하는 인간들의 '같은 한국인'은 자신이 불리할 때만 적용되는 말이고, 남이 불리할때는 쥐@도 적용 안되는 말이죠.

만약 타지에서 저런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피하세요. 친해지지 마시고 거리를 두셔야 합니다. 

저 사람들은 반드시, 100% 당신을 이용하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어리버리했던 저와 그 여학생은 순진하게.... 가 아니고 대가리가 빠가사리인 것처럼 '그럼 기숙사까지 같이 가줘라. 길은 알아야 할거 아니냐' 라고 타협을 봅니다.

심지어 여학생은 자전거도 잘 못탔습니다. 여튼 그렇게 출발을 했습니다.

오는 길에 그 관리인이 신호위반해서 경찰한테 잡히고.. 우리는 '외국인 등록증 받기 전까지는 여권을 소지하세요' 라고 들어서 여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작 관리인이 신분증도 없고... 덤으로 일본은 자전거를 등록하고 타야 하는데 다른 지역에 등록된 자전거를 가지고 외국인 3명이 밤에 돌아다니고 있으니...  경찰한테 붙잡혀서 길에서 30분정도 얘기하고 뭐하고... 나랑 여학생은 덥고 짜증나고 지치고 힘들고.. 관리인이 개XX로 보이더군요. 

7월에.....  도쿄 여름은 정말 덥습니다.

온도가 높아서 덥다기 보다는 습해서 땀이 계속 납니다. 불쾌지수가 높다고 하면 이해되실겁니다.


결국 기숙사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더군요.

이후 이 관리인은 약 1년동안 삽질 + 범죄 + 민폐를 끼치다가 결국 경찰한테 붙잡혀서 강제출국 당했습니다. 





타지에서 한국인 너무 믿지 마세요. 

제가 외국에서 7년 넘게 살면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서로 돕자? 애초에 도움 받을 상황도 별로 안생길 뿐더러 서로 돕자는 말은 '내가 힘들때 니가 도와줘' 이지 '니가 힘들면 내가 도와줄게' 가 아닙니다.

같은 한국인 운운하는 사람은 100% 이용해먹으려는 사람이니 거리를 두세요.

저를 포함해서 주변 유학생이 뒷통수 맞는 경우, 상대방이 90%는 같은 한국인입니다. 

그냥 본인이 생각하는 상식적인 생활을 하면 도움 받을 일도, 도움 줄 일도 안생깁니다. 

도움 받을 일이 생긴 경우에는 그 사람이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겁니다. 도움을 요청받을 때는 반드시! 무조건! 그 상황의 전후사정을 파악하고 판단하세요. 


이게 제 수년간의 유학생활에서 겪은 첫번째 멘붕이었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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