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커녕
사귀는게 뭔지도 잘 모르던
나름 순수했던 중딩때였는데
창가쪽 네번째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라도 들려 문쪽으로 고개가 돌아가면
내쪽에선 정반대 문쪽에 앉아있던 키작은
웃음소리가 참 맘에 들던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
예쁜 애들마냥 베시시 웃는것도 아니고
흔한 애들마냥 까르르 웃는것도 아닌데
그저 지나가는 얘기에도 빵빵 터져줘서
쉬는 시간만 되면 주변에 사람이 많은
그런 애였거든.
이런저런 이유로 계 별명이 두번째 난쟁이였는데
성적별로 조를짜서 앉으면 늘 내 뒤에 앉더라고.
나는 늘 공부는 턱걸이 중간이었으니까
서로 피차 공부로 먹고살 운명은 아니었나봐.
힌반 여자 손도 잡아본적도 없는게
책상 돌려앉아 옆에 앉게라도 되서 팔꿈치라도 닿을라치면
참 기분이 묘하더라.
나쁜 기분은 아닌거 같아서
그냥 피하진 않고 있었는데
혹시 싫어할까 나도 모르게 흘끔 쳐다라도 보면
옆머리를 반쯤 귀 뒤로 넘기고 시험지를 푸는게
그렇게 이뻐보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