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못써서 두서없는 글이 될까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제목과 같이 어제, 세월호 100일을 맞아 검은티행동 단체와 함께 종각역 플래시몹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무보정한 사진인데, 보시는것과 같이 날씨가 굉장히 흐렸습니다. 밤에 내린 폭우의 전조로 빛이 적어 촬영에 영향을 끼칠까 많이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촬영속도가 잘 나와줘서 촬영에 무리를 주지 않아 다행이었어요.
플래시몹이 시작되기 전 여섯시의 종각역 4번출구 앞입니다. 플래시몹이 진행되는 4분 16초동안의 음악을 담당해주신 바이올리니스트 분께서 연습중이신데요, 그 전날밤에 한번 파일이 날라가서 다시 작업하시느라 힘드셨다고 ㅠㅠ...
그리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검은티 행동 단체분들이 세월호 사고 1일부터 100일까지의 하루하루, 그리고 그에 대한 의문을 담은 피켓을 제작해 줄을 맞춰 벽에 붙여두셨었습니다.
검은티와 노란 리본을 단 종이 티를 배치하셨었구요ㅎㅎ
종이옷이 배치되자 지나가시던 많은 시민분들께서 궁금증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주셨었습니다.
7시 20분이 되고, 시간을 알리는 노래와 함께 모두가 멈췄습니다.
시작되는 연주
사실 사진을 찍는 중에는 4분 16초라는 시간이 너무나 짧아 모든 분들의 자세를 확인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던 와중에 제게 조금 더 의미있게 다가온 사진인데.. 노란색 목도리를 전해주는 여성분과 그걸 바라보는 남성분의 사진입니다.
그리고 이걸 말하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플래시몹의 주제나 구조물들의 성격 상 혹여나 하는 생각으로 집시법 신고를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형사분들이 배치되었는데요, 여성분과 남성분 뒤로 노란 목도리를 바라보시는 분이 이번 플래시몹을 보러 오신 형사분이셨습니다.
제게는 참.. 말을 잃게 만드는 사진이었습니다.
등 뒤에 있는 위의 사진의 주인공분과 한 팀이셨습니다.
처음에 이 분 사진만 봤을땐 저도 이게 무슨 뜻이시지, 했는데 위의 피켓 오른쪽 위를 잘 보시면 여당의 로고가 박힌 것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4분 16초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모두들 원래 약속했던 것처럼, 없었던 것처럼 흩어져 사라지셨고, 남은 자리를 한동안 바이올리니스트 분이 채워주셨습니다.
검은티 행동도 장소를 정리하고 없던 것처럼, 목적지였던 시청을 향해 갔구요.
저도 처음에는 플래시몹만 참가하려고 했는데, 촬영을 하다보니 더이상 멈춰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검은티와 함께 시청에 갔다가 다시 광화문, 밤을 새고 첫차로 집인 인천으로 왔네요.
새벽 한시 반쯤 폭우로 인해 두통이 심해져 마지막 한시간여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정말 정부는 우리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 취급하고 있지만.
그래도 두명보다 세명, 그리고 그 중 한명이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재미있게 써보려고 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네요. 느끼는 바가 너무 큽니다. 죄책감과 미안함, 많은 감정이 같이 느껴집니다.
할 말도 많고, 조리없는 글솜씨때문에 읽기 어려우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죄송합니다ㅠㅠ..
위의 사진에서 얼굴을 의도적으로 가리려고 하셨던 분들은 최대한 얼굴이 나오지 않게 촬영하고 미리 말씀해주신 분들의 사진은 제외하였습니다.
플래시몹 동영상으로 제작될 예정임을 이미 알린 이후라 사진 또한 얼굴을 드러냈는데요, 혹시 자신의 얼굴이 드러난 것이 싫으신 분들은 덧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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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토요일인 내일 저녁 7시, 광화문에서 세월호 유가족분들과 다시 한 번 모일 예정입니다.
가능하신 분들은 꼭 한번 참석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미처 올리지 못했던 사진이 있어 추가합니다.
다들 오셔서 참여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