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글 써보네요.
어쩌다 생각이 갑자기 나서 써보는 군대이야기입니다.
전 비행기가 좋아서 공군에 입대 했었는데요.
실제로 2년 정도 군생활 할 자대에 와서 비행기 2대가 날아가는 거 보고 엄청 두근두근 했었어요.
물론 반대로 소음이 그렇게 심할 줄은 몰랐죠.
아무튼 할 얘기는 제가 근무를 맡았던 것은 특수한 생산 시설이었는데요.
나름 소규모에 소인원이 있다 보니 가족같은 분위기에 단란한 환경이었습니다.
어찌어찌 군생활 하던 중 소인원에서 더 소인원으로 줄어들게 돼었어서 그간 익숙했던 일들을 두고
다른 부서로 이동해 새로이 일을 배워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그 때가 병장이라 새로운 일을 시키기 보다는 군생활이 얼마 안남았어서 파견 같은 일이 들어오면 제가 가곤 했었어요.
그 중에서 '신병 내무 실장'이라는 듣도 보지도 못한 일을 근무에서 붕~ 떠버린 제가 가게 됐었어요.
하는 일이 뭐냐면 기본 훈련을 마치고 자대로 온 신병들이 자대 생활에 대해서 여러가지 기본적인 생활 방법에 대해서 교육하는 것이예요.
가르쳐 주는게 다양하지만 예를 들면 인트라넷으로 생필품 주문을 하거나 군관련 법이나 신고 방법,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알려주죠.
그리고 제가 하는 일은 그런 여러가지 강의를 가르쳐 주는 교관들의 시간에 맞춰 스케쥴을 짜고 신병들의 외부 봉사활동같은 걸 조정했습니다.
워낙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지라 여러 소식들이 들려오기도 하고 그래서 나름 즐거웠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엄청난 신병들이 몰려옵니다.
그 신병들은 기본 훈련소에서 유명한 연예인과 훈련을 받고 왔다고 합니다. 누군지는 비밀;;
아무튼 여러 과장된 소문도 있고 설마 군대에서 그랬겠어? 싶은 이야기들도 들려왔던 터라 별일 아니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기수(공군은 입대 기수로 선임 후임을 나눕니다.) 신병들은 교육도 잘 받고 말도 잘 듣고, 교육이 끝나고 실제로 근무하는 곳으로 가서도
지나가다 보면 아는체도 하며 다시 교육받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밝은 모습들이었는데.....
이번 기수의 신병들은 마음에 안들면 노려보질않나... 내무실로 왔을 때 정리정돈도 잘 안하고.... 엄청 시끄럽게 떠들고.... 소리지르고....
생활이 너무 개판으로 가는 겁니다.
근데 제가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이 어무것도 없습니다. 힘없는 그냥 병장이죠. 계급으로는 선임이지만 같은 부서의 선임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할 명분이 없습니다. 실제로 다른 부서 사람을 거의 '아저씨'라고 불렀어요. 근데 얘들은 그런거 모르는 애들인데도 막나가는 부류였어요.
그래서 택한 방법이 잘 때 TV 연등 시간 없애고... 세탁기 사용을 금지 시키고... 하여튼 손찌검 대신에 애들 불편하게 할 수 있는 걸 좀 했어요.
그리고 며칠 뒤.....
생활관에 간부 한 명이 왔습니다. 저는 밖에 마당같은 곳에서 바람 쐬고 있었는데 저를 찾더라구요.
그리고는 저에게 '너가 애들 세탁기 못쓰게 했냐? 니가 뭔데 그런걸 정하냐?', '이거 가혹행위가 될 수도 있다.' 하며
저를 좀 안좋게 쳐다보시더라구요. 솔직히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애들이 안에서 막 시끄럽게 굴고
소리지르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곤 저랑 생활관을 한번씩 보더니 '쟤들 원래 저러냐?'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왠만하면 좋게 좋게 넘어가고 애들한테 신경써서 잘 해줄라고 하는데 이번애들은 너무 심해서 제가 그런겁니다' 했더니
간부가 표정 싹 바뀌더니 생활관으로 뛰어들어가서 샤우팅!!
"이 새끼들아!!! 복도로 헤쳐 모여!!! 하나!!! 둘!!! 셋!!! 이새끼들 봐라 정신 못차려???"
순간 정적이 싹 돌면서 애들 허겁지겁 복도로 모이는데
그리고는 간부님이 애들한테 완전 기죽이는 말들을 막 하시고는 가셨어요.
와... 속이 너무 후련했어요.
간부님이 저한테는 따로 애들한테 그런거 하지말고 그냥 교육 들어가기 전에 간부들한테 말을 해서 고치게끔 하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저한테 '니가 고생이 많다.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하더니 며칠 뒤에는 여러 간부들이 그 기수 애들이 모여서 가면
잡일 사역 같은 걸 많이 시켰어요. 걷는 것도 맞춰서 못걷는다고 운동장에서 제식 훈련 다시 시키고.. 특별히 그 기수만 미리
같은 부서의 선임들이 와서 말을 건다던가... 뭐 이런 저런 거... 선임은 선임인가봐요. 애들이 기겁을 함;;
아무튼 군대에서 여러가지 일들 해봤는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ps : 신병 관리하는데 친구가 신병으로 온건 함정...그리고 말 안듣던 그 기수가 친구의 선임이었던건 더 함정;;
친구가 그러는데 그 새끼들 완전 또라이들이라고 하며;; 많이 힘들어했는데 잘 버티고 제대한건 다행!
말주변이 없어서;; ㅈ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