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대대가 5월 중순에 KCTC가 잡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전년도 10월부터 빡쎄게 훈련을 했드랬죠
하루죙일 평지&산악 구보에, 야간에는 지도 보고 기동 훈련, 마일즈 장비차고 서바이벌(이건 좀 재밌었음) 주말마다 급속행군, 단축마라톤
기타 뭐 많았던거 같은데 하여튼 처음에는 무지 힘들었습니다
근데 몇달을 계속하다보니 살도 많이 빠지고 체력도 놀라울 정도로 올라가더군요
처음 구보 할떄는 1시간 넘어가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들었는데(선임의 엉덩이 차기 스킬이 버팀목)
나중에는 경치도 구경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뛰고
행군도 처음에는 6시간정도 걸리던 코스를 나중에는 2시간 언저리에서 끝낼 수 있더군요
여튼 그렇게 5월이 되었습니다.
그날은 옆 연대에 교보재를 수령하러 육공을 타고가고 있었죠
5월이면 날씨도 땃땃한데 그날따라 옷깃에 스치우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똥마려운 듯이 복통이 간간히 몰려왔구요
그냥 그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그날 저녁 침상에 누워서 도저히 일어날수가 없을 정도로 어지럽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겁니다
점호도 침낭에 누운채로 받다가 의무실 가보라 그래서 저희 선임이 업고 의무실에 갔었네요
군의관은 퇴근했고 의무병이 자리 하나 깔아줘서 거기서 약을 먹었습니다
누웠는데 잠은 안오고 갈증은 엄청 심하고 어지러워 구토도 몇번 했었죠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조금 기운이 났습니다
그래서 중대에 복귀해서 밀린 업무 좀 처리하고 있는데 또 어지럼병이 도집니다...
다시 의무대로 가서 누웠죠
군의관은 감기인거 같다고 합니다
전날처럼 어지럽고 춥고 화장실 들날거리면서 토하고 잠은 안오고....
3일째 되는 날 사단 의무대로 외진을 갔습니다
피를 뽑아봐야 겠다고 하더군요
검사 결과는 다음날이 되야 나온다고 그래서 사단 의무대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검사결과가 확실치 않다고 포천에 일동병원으로 후송을 하더군요
거기서 검사를 해보니......뙇!!
말라리아 랍니다....
말라리아.......이거슨 아프리카 아이들이 걸리면 높은 치사율이 보이는 그 병 아닌가?
나도 이제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무거워 졌습니다
말라리아라는 병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성이 아니라 기생충이라더군요
기생충이 간에서 알을 까서 혈관을 타고 몸 전체에 돈다네요
좌우지간 10일정도를 사단의무대에 입실하며 치료를 했습니다
치료래봤자 별거 없고 약 두가지 종류만 먹으면 되는 거더군요
사단의무대에서는 잠을 못이뤘던 기억이 제일 많이 납니다
바로 누우면 등이 왜그리 아픈지(요건 간이 부어서 그렇다더군요)
옆으로 누워도 아프고 깔고 누워도 아프고....밤새 뒤척이다 진통제 먹고...새벽에 토하고...
신기한건...낮에는 어느정도 괜찮습니다...밤만되면 그리 힘들더군요
10일 정도 지나자 많이 괜찮아 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부대로 복귀하려는데 KCTC훈련중 이라네요
그렇게나 몇달을 고생하며 준비한 훈련인데 참가를 못해서 아쉽긴 개뿔~~~만쉐이~~~!!
복귀할 대대가 없으므로 연대 의무대로 입실했습니다...훈련이 끝날떄까지...
훈련 끝나고 복귀하자마자 휴가 출발했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