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반역의 이야기 프로덕션 노트를 보다가
처음 보는 사역마를 보고선 떠오른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또 별 의미없는 분석글 남기게 됩니다.
The Drosselmeyer
('호두까기 인형'에서 삼촌이자, 호두까기 왕자)
그림1. Drosselmeyer의 설정화도마뱀과 장식, 그리고 마법소녀들을 뜻하는 여러 물건들이 보인다.
기괴한 쇼의 Drosselmeyer는 연극 상자를 이용하여, 아이들에게 마법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혼자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아이들은 이야기의 세계 속에 존재하게 되며, 세상을 더 이상하고 격렬함에 빠지게 만드는 환상을 일으킨다.
Drosselmeyer는 사역마에 포함되진 않는다.
마녀의 무의식 상태가 톱니바퀴를 돌리며, 그렇기에 이것은 단지 텅 빈 기계 인형이다. 이 Drosselmeyer는 판정하는 인형이다.
(일어 PN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재번역했기에 오역이 있을수 있습니다. 지적 받습니다.)
전반적으로 반역의 이야기가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의 여러가지 비유를 사용하고 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호무라 병정들이 호두까기 생김새인 것과, 사역마들의 이름이 호두까기 인형 작품에서 비롯되었죠.
그 중에서도 Drosselmeyer는 굉장히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프로덕션 노트의 설명만 봐도, 아케미 호무라의 사역마엔 포함되지 않으면서, 아케미 호무라의 무의식이 톱니바퀴를 돌려서 그 연극상자를 움직이게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Drosselmeyer는 기계를 돌려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했었죠? 말할 것도 없이 이 아이들은 클라라돌즈들입니다.
그림2. 연극상자를 돌리는 Drosselmeyer
그림3. 그걸 듣고 있는 클라라돌즈들(가짜 도시의 아이들)
그렇다면 다시, 프로덕션 노트를 살펴봅시다.
이 클라라돌즈들은 대체 뭘 보고있고, 아케미 호무라의 무의식은 대체 뭘 보고 있는건지 확인할 수 있게끔요.
다시 위쪽의 프로덕션 노트 Drosselmeyer 설정화를 봅시다.
왠지 연극상자 안쪽에서 마미가 춤추고 있죠? 마미 변신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네, 그리고 그 장면은 바로,
그림4. 변신 장면의 마미
그림5. 영원의 이야기 추가 엔딩 크레딧의 마미 장면
영원의 이야기 추가 엔딩 크레딧에 포함된 장면입니다.
클라라돌즈들이 보고 있는건,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이전 작품인 영원의 이야기, 라는거죠.
클라라돌즈는 호무라이기도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바라보는 관찰자 중 하나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다른 영화도 아니고, 영원의 이야기 상영회를 대체 왜 가지고 있느냐? 가 모든 의문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제 좀 더 살펴보죠.
저는 연극상자와 크레딧의 모양과 형태를 비교해서 확인해봤습니다.
비교1. 묘하게 유사성이 보이는 두 그림
크래딧을 자세히 보면, 색색의 보석이 박혀있는 어떤 상자 내부에서 나오는 영상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박혀있는 색색의 보석은, Drosselmeyer가 돌리고 있는 연극상자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게다가 호무라의 도마뱀 이야기가 나오지도 않은 영원의 이야기 크래딧에서, 저기 코너에 보면 자그마한 도마뱀 형상까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사성이, 한두개가 아니었던 셈입니다.
게다가, 분명 클라라돌즈들은 반역의 이야기 내부에서 영원의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 영원의 이야기에는 반역의 이야기의 상징인 도마뱀이 들어가 있다는
순서가 바뀐 묘한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분명히 반역 이전의 극장판에선 도마뱀의 도 자도 나오지 않은 과거의 일일텐데 말이죠.
저는 이 부분에서 슬슬 하나의 의심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TVA와 극장판(시작/영원)이 따로 있고, 극장판이 일종의 편집을 거친 상태라면,
게다가 반역의 상징까지 이미 삽입되어 있는 상태라면,
뿐만 아니라, Drosselmeyer라는 호무라의 무의식이 지배하는 존재가
호무라 자체의 의식의 집합인 클라라돌즈에게 극장판을 상영해준다는 게 뜻하는 건,
극장판(시작/영원)의 편집자는 반역의 아케미 호무라가 아닐까?
하는 기묘하면서도 그럴듯한 의심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다른 증거들을 더 찾아봤습니다.
그림6. 무슨 의미인지 알수 없었던 카운트다운
시작의 이야기와 영원의 이야기에 나오는 카운트다운을 살펴보았습니다.
처음 접했을 땐,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연출인지 알수 없었지만, 가설을 하나 세우자 그럴듯한 논리가 맞아떨어집니다.
카운트다운 화면을 자세히 보면, 톱니바퀴와 마미 크래딧에서 볼 수 있었던 도마뱀 문양이 구석에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장면의 BGM은 영화관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입니다. 저 화면을 움직이는 걸로 본다면, 옛날 필름 영화관처럼 흔들리는 모습과 필름 돌아가는 소리를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즉, 클라라돌즈들이 보고 있는 반역 이전 극장판은, 저 Drosselmeyer가 현재 상영중인 영상이었던 셈이 되는겁니다.
저 연극 상자를 보면, 의도적으로 각각 마법소녀들의 상징과 마녀들의 상징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이야기하는 건, 마법소녀들의 이야기이다.' 라고 광고하는 꼴이나 다름 없겠죠.
카운트 다운 이외에도 노골적으로 필름이 넘어가듯이 화면이 넘어가는 장면도 나옵니다.
그림7. 필름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넘어가는 장면
그림8. 쿄코의 회상이 필름처럼 주르륵 나타나는 장면
이처럼, TVA를 편집하는 방식으로 호무라 나름의 이야기 재구성을 하려했던 게 극장판(시작/영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호무라가 알지 못하는 마미의 과거는 극장판에서 제대로 언급되지 않는다거나, 마도카가 마미의 죽음 이후 우는 장면이 생략되었다거나, 쿄코의 내면 묘사가 줄어들었던 것 등등을 가리킬 수 있겠죠. 아케미 호무라의 시선으로 재구성된, 상영되는 것이 반역 이전의 극장판이라는 흥미로운 상상을 제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요약
1. 아케미 호무라의 무의식과 의식이 '이전 극장판'을 시청 중
2. '이전 극장판'들을 보니 반역에서 시청중이라는 걸 전제하듯이 짜인 구성이 확인됨.
3. TVA에서 일련적으로 겪은 일들을, 아케미 호무라의 입장에서 편집한 게 극장판이 아닐까.
출처 | 사진들 출처 : 반역 프로덕션 노트 및 마마마 극장판 시작의 이야기, 영원의 이야기, 반역의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