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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일단;;; 저는 대중문화와 영미문학을 전공한 문학특기생 출신 일개 학사 졸업생인데요(쭈구리...)
일단 저는 아이유 논란을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이러한 활발한 논의 자체가 우리나라의 대중문화를 성숙시킬 수 있는 거름이라고 봐요.
대중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이유는 반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양해야할 부분은, “당신이 틀렸다” 손가락질 하는 겁니다. 그리고 “반대 의견을 억압”하는 것도요.
그렇기에 출판사의 의견표명은 못마땅함을 넘어서...
탈 프레임의 성장을 저해하는 주홍글씨로 보여 매우 불쾌합니다.
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논의와 비판과 비평의 방향을 올바른 쪽으로!
먼저 저의 의견을 개진하기에 앞서,
아이유가 그동안 롤리타 길티 플레져를 교묘하게 자극하는 방식으로(책임소재 여부를 막론하고)
대중에게 상업적으로 소비되어져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상의 작품까지 법의 잣대를 들이밀어 억압하는 아청법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아이유(의 소속사?)가 아슬아슬한 수준의 은유법을 차용하여 다양한 곳곳에 숨겨놓은 것은 레알 트루죠.
물론... 창작자가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부인한다면 우리는 그 사실 여부를 판별할 수 없습니다.
마치 표절과 같아요. “표절할 의도가 없었다”고 본인이 부인한다면 우리는 그를 표절했다 손가락질 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만 지나친 유사성 때문에” 원작자의 저작권을 해치고 있다 하여 법적 책임을 물립니다.
따라서 “아이유가 아니다” 부인하더라도 우리는 “비판”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유가 아니라잖아.”라는 건 논의를 막을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이 아니죠...
또한 얼마나 많은 작품의 장면들이 성적 뉘앙스로 해석될 수 있는지...
권위 있는 비평가들이 쓴 논문들을 몇 편만 읽어보셔도 깜짝 놀라실 지도 몰라요.-_-;
물론 제제의 나이가 역대급으로 어리긴 하지만,
“순수”와 “동정적인” 특징이 결코 “성”과 자석의 S와 N극 사이는 아닙니다.
완벽한 일례는 아니지만;;;
얼마나 황당한 장면에서 성이 튀어나오는지 예를 들어드리자면...
십대 초반의 소년이 들판에 룰루랄라 놀러나갔어요... 우연히 발견한 동굴에서 재밌게 놀다가 뱀을 만났네요? 놀다가 뱀 만날 수도 있죠, 뭐. 그러다 나무작대기로 패서 뱀 죽일 수도 있죠, 뭐... 안 그래요? 그럼 이제 그 소년은 자신의 남성성을 상실한 겁니다. 고자 된 거에요. 평생 결혼도 안하고 자식도 없어요. 그리고 비평가들은 그 원인 일부를 “어렸을 때 죽인 뱀”에게 돌립니다. 왜냐고요? 하필 “뱀”을 죽여서 그렇죠...
우리에게 음란마귀가 들린 게 아니라, 무구한 역사 속에서 축적된 상질물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의 해석입니다.
이 때의 뱀은 그 뱀이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핵심이 이거라고 봐요.
우유의 원형(A)와 우유의 의미(A')는 유사성이 굉장히 희미하다고 봐야 한다는 겁니다.
같은 맥락으로,
소설 속 제제(A)와 아이유 노래 속 제제(A')는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어요.
똑같은 이름을 차용했다고 하더라도 결코 원형은 100% 재현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원작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머릿속에 스며든 제제의 이미지는 이미 원형의 의미를 상실했어요.
우리가 떠올리는 제제는 이미 제제A'‘일 뿐이죠.
그리고 내 머릿속 제제A'‘와, 친구 머릿속 제제A'’는, 매우 근접한 유사성을 띌 순 잇지만 이 역시 결코 100% 합치할 수 없습니다.
창작자 머릿속의 제제를 원형A라고 할게요.
그럼 그가 서술한 소설 속 제제는 벌써부터 A'입니다.
소설 속 제제를 읽고 독자들이 상상한 제제는 A'' 이고요.
이 제제를 다른 플랫폼으로 묘사했어요. 그 제제는 아마 A'''''''' 정도 되겠네요.
아이유 노래 제목 제제는
A''''''' 일 뿐입니다.
우유A가 가지는 정액의 이미지도 A''''''' 정도 되겠죠...
제가 주저리주저리 설명했는데 사실 이건 고대부터 철학자들이 고안해낸 개념입니다.;;;;;
시뮬라시옹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88161&cid=41978&categoryId=41985
시뮬라르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25996&cid=40942&categoryId=31528
원작 소설의 캐릭터에서 해당 곡의 ‘모티브’만을 얻어 재창작 되었다?
맞는 말입니다.
오히려 소설 속의 제제를 그대로 차용했다고 한다면, 그게 더 황당한 주장입니다.
그러므로 소속사의 입장표명에 위 부분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봐요.
그보다 우리가 논의해 나가야 할 방향은 이 쪽이 아닐까요?
1. 원작의 재해석, 어디까지 통용되는가.
2. 작품 속의 탈법화, 탈도덕성화, 어디까지 통용되는가.
3. 1과 2의 논란성을 가진 상품이 제재 없이 대중에게 소비되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하는가.
그리고 위 질문의 답변 책임을 아이유에게만 오롯이 지우는 건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의견을 개진해 나가야할 주제라고 보기 때문에
이번 논란은 오히려 기껍기까지 합니다.
출처 | 짧은 가방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