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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고백하려고 합니다.
게시물ID : bestofbest_326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건강한남자
추천 : 204
조회수 : 20650회
댓글수 : 2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9/12/25 13:44:42
원본글 작성시간 : 2009/12/24 16:31:12
3년전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그떄 당시 저는 막 군대 만기 전역후 알바하고 집에서 노는 백수였지요.

그렇게 막 살던중, 크리스마스가 되고, 지금 여러분이 느끼는 그 감정.

그 감정에 몸부림치다 못해 그냥 무작정 차려입고 명동으로 나갔습니다.

청계천 구경하면서 뭔가 나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여성분 만나면 데이트나 신청해보려고

지금 생각하면 무척이나 무모한 그런 망상을 가지고 나가봤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친구랑 2명이 있었습니다만. 그 순간 그녀 옆의 친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우연이였죠. 지금생각하면 정말 그런일 일어날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일어났어요. 현실로.

솔직히 정말로 한눈에 반했다는게 그런거 같았습니다.

지하철 타고 가면서 막 멘트 생각하고 그랬던거 한번에 다 잊어버렸습니다.

고작 한다는 말이 말 더듬으면서 혹시 전화번호좀 얻을수 있을까요?

이거였어요.

근데 답변이 더 대박이에요. 죄송한데 중3이래요.

저도 어이없고, 그녀도 어이없고, 옆에서 듣는 친구는 더 어이없었을겁니다.

어쩃든 그때 같이 있던 그 친구. 그 친구가 제 은인입니다.

저희도 약속이고 뭐고 없는데 혼자오셨으면 같이 다니자고.

뭐 지갑으로 생각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가 많이 도움됐습니다.

그날 하루 알바비 모아둔거 꽤 까먹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마냥 좋았습니다. 조금은 당혹스럽고요.

그 후로는 그냥 가끔 문자하고 전화하고 만나서 밥먹고

그냥 오빠동생으로 지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올해 수능치고 졸업합니다.

솔직히 그동안도 줄곧 좋아했습니다.

3년간 멍하니 있으면 해실해실 웃는 그녀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그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그 아이는 수능을 쳐야하고, 괜히 저때문에 대학 못가고 그러면

이런 쓸데없는 망상, 그리고 그런 망상이 사실 그녀가 싫다고 하면 어떡하냐는 변명의 근거로 사용되어서

지금껏 도망쳤습니다만, 

수능치고 대학 수시로 붙은 다음부터는 그런 변명도 스스로 못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만난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평소에도 제가 지금 28살인데, 오빠 아직까지 여자친구 없으면 어떡하냐고, 나중에 그냥 내가 줏어서 업어가야지 이러면 공부나 해 이것아 이런식으로 농담 주고받고 하는게

솔직히 제가 착각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제가 착각하면 이대로 끝이겠지요. 그래도

이제는 용기를 갖고 한번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마침 되도않는 용기를 부렸던 그날로부터 정확히 3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 저녁에 그녀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잘되기를 바래주세요..



라는 동화틱한 글 3년후에 쓰고 싶은데 어떻게 차려입고 어디로 나가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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