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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올림픽에 티아라에, 민간군사형기업은 노동자 사냥
게시물ID : sisa_2174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풍월을읊는개
추천 : 12
조회수 : 3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7/30 17:38:43

[한겨레]SJM 안산공장 '용역폭력' 어땠나


"2007년 MB 경호업체, '용역깡패' 업체로 급성장"


진압봉·방패 무장한 200여명
쇠붙이부품·소화기 던지며 진입
입술 찢어지고 치아 함몰…
조합원 11명 골절 등 34명 부상
경찰 "경비업체 허가취소 검토"


지난 27일 새벽,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반월공단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 안산공장에 사설 경비업체 직원들이 진입해 무차별 폭력을 휘두를 때(▷ 만도·SJM, 기습 노조탄압…직장폐쇄·용역 수백명 투입<한겨레> 28일치 7면), 이를 지켜본 경찰이 수수방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이날 새벽 서울 잠실에서 용역 200여명이 집결한 뒤 에스제이엠에 침입했고, 인천 문학경기장(용역 약 300여명)과 서울 상암경기장(약 1500여명)에 용역들이 대규모로 모이더니 만도기계 3개 공장으로 흩어져 공장을 접수했다”며 “이 정도 규모의 용역이 조직적으로 파업 사업장을 침탈했다는 것은 공권력의 비호나 지시 아래 이뤄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경찰 차림을 하고 헬멧, 방패, 곤봉으로 무장한 사설 경비업체 "용역 직원들". ⓒ김상민

에스제이엠 노조 조합원 및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노동자 150여명이 농성중이던 공장에 진입한 경비업체 컨택터스 직원 200여명은 공장에 있던 날카로운 쇠붙이 부품과 소화기 등을 조합원들에게 던지고 무차별로 진압봉을 휘둘렀다. 이로 인해 적어도 11명이 골절 등 중상을 입는 등 3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현행 경비업법상 경비업체 직원은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나 위력을 과시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현장] 쇳덩이 던지는 용역, 보고만 있는 경찰


"컨택터스, '민간군사기업' 지향…총기류 조달 자신해"

지금은 폐쇄된 컨택터스의 홈페이지 내용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이 회사가 대한민국 경찰 수준의 진압 장비를 가지고 있음이 확인된다. 경찰이 보유한 것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병력 운송 버스와 시위진압용 독일제 물대포 차량까지 보유하고 있으며, 동원한 용역경비직원들에게는 시위진압 경찰용과 다름없는 장비를 지급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를 제외한 15개 광역시도에 지사망을 구축하여 전국적인 규모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날 새벽 4시30분께 컨택터스 직원들은 "진격, 진격", "뚫어, 뚫어"라고 고함을 지르며 정문으로 들이닥쳤다. 이들은 헬멧과 방패, 길이 1m 정도의 진압봉 등을 갖춘 상태였다. 경비원들이 사용하는 장구에 대해 현행법은 '경적·경봉 및 분사기 등을 휴대할 수 있다'고 정했을 뿐, 규격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법령의 허술함을 악용해 민간기업 직원들이 시위 진압에 나서는 경찰 특공대 수준의 무장을 갖춘 것이다.
  
          
    ⓒ컨택터스 홈페이지

또 노조원들은 "컨택터스 직원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지난 2006년 경찰청장 명의의 '경비업체 감독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경비업 허가 취소 사안에 해당한다. 컨택터스는 사건 하루 전인 26일 경찰에 '경찰의 감독 명령을 준수하겠다'는 각서까지 제출한 상태였다.

컨택터스 직원들은 헬멧·방패·진압봉 외에도 공장에 있던 각종 물품으로 노조원들을 폭행했다. 소화기를 뿌려 노조원들의 시야를 가렸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부품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조동주(45)씨는 경비직원이 던진 쇳덩이에 인중을 맞아 입술이 찢어지고 치아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어 봉합수술을 받았다. 또 노조원 한정록(49)씨는 경비원이 던진 소화기에 머리를 맞아 크게 다쳤다. "들어가면 저 새끼 죽인다", "칼로 배때기를 뚫어버려" 등 폭언도 퍼부었다고 노조원들은 증언했다. 이들에게 쫓긴 노조원 가운데는 여성들도 있었다.

경찰은 이날 새벽 5시30분께 경찰 기동대 3개 중대를 공장 정문 앞에 배치했지만, 공장 내부에서 벌어진 경비직원들의 불법 폭행을 말리지도,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도 않았다.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은 노조원 정영식(46)씨는 "그대로 있으면 맞아 죽을 것 같아 뛰어내렸는데, 쓰러진 상태에서 경찰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보고만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철제 부품에 맞은 부상자 [출처: [email protected]]

▲  소화기에 맞은 부상자 [출처: [email protected]]

경찰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 유성기업에서 빚어진 용역업체 폭력사고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용역경비업체의 폭력 행사 사전 차단 △폭력사건 당사자 무조건 체포 △충돌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 확보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는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이날 새벽 6시20분께에도 "여성 조합원들을 공장 밖으로 내보내던 경비원들이 이들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 투입 이후에도 용역직원들의 불법 폭력 행사를 수수방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산 단원경찰서는 29일 경비회사 현장 책임자 5~6명을 불러 폭력을 휘두른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지만, 컨택터스 직원들은 에스제이엠 안산공장을 점거한 채 '경비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사안의 심각성이 커지자, 경찰은 해당 경비업체에 대해 "허가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안산/김기성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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