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을 쓰기 전에 이 말부터 해야 제가 편하겠군요. 케스파 개새끼. 저는 케스파와 전혀 상관없고, 관심도 없습니다. 다만 스2리그 중계에 대해 예전에 글이 올라왔는데(좋은 글이었습니다) 너무 한국사람들은 블리자드에 대해 옹호적인 것 같아서 이런 글을 쓰게 됩니다.
약간 개념을 정리해보면 블리자드는 훌륭한 기업입니다. 워크, 스타, 디아블로 등 재미있는 게임을 충실히 만들죠. 그러나 그렇다고 블리자드가 선량한 기업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그렇 듯이 돈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악독해질 수 있는 기업이죠.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어쨌든 저는 어떤 논리에 의해서 스2리그 중계가 망한 이유는 블리자드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면 스1중계부터 거론해야 겠네요.
애초에 블리자는 게임 중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사실 게임 중계는 거품만 많지 수익이 없는 대표적인 스포츠 입니다. 예전에 한창 인기 때도 용산에서 입장료 1500원을 받자 팬이 뚝 끊겨을 정도로 수익성이 많지 않죠. 대기업 광고나 시청률은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코 묻은 돈에 불과할 뿐입니다. 때문에 스1을 온겜, 엠겜에서 중계할 때 블리자드는 아무런 재재도 없었고 오히려 응원했죠. 스1 중계가 잘 되면, 스1은 인기를 더 얻고, 그렇게 되면 cd도 더 팔리니까요.
문제는 스2가 나오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게임중계 자체는 돈이 안되지만, 이걸 장악할 수만 있다면 어마어마한 이득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언론을 통제한 거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블리자든 갑자기 스1과 스2 대한 계약을 요구하고 나섭니다. 갑작스런 블리자드의 태도에 케스파는 당황하고, 스타는 공공재라는 희대의 개드립도 남기죠. 그러나 그 개드립에 속아 진정 중요한 점은 놓치고 있는게 있습니다.
바로 블리자드의 조건이었죠. 1. 게임사용 조건 1년 제한 (1년마다 계약 갱신) 2. 리그 운영 계획은 블리자드 심사를 거칠 것. 3. 모든 수입에 서브로얄티 4. 2차 생산물인 경기 콘텐츠는 블리자드꺼 5. 협회 회계 감사 권한
조항 하나하나가 독소조항입니다. 1년마다 갱신하면, 1년 동안 엠겜이 키워놓으면(없어졌지만), 나중에 온겜에 팔 수도 있는 일입니다. 다른 글에도 적었는데, 잘못하다가는 손님 모아놨는데 권리금도 못받고 쫒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죠. 리그 운영계획 심사나, 협회 회계감사도 을사조약보다도 더 심한 계약입니다. 거기다 경기콘텐츠까지 귀속한다는 건 사실상 너무 심한 처사죠.
최악의 경우 온겜이 계약대로 한다면 1년 마다 블리자드 눈치를 봐야할거며, 방송권 자체도 블리자드 맘대로 흘러갈겁니다. 블리자드만을 위한 채널이 되겠죠. 때문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스1의 경우 협상이 타결되었죠.(사실 이렇게 오랫동안 묵인했다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없을 뿐더러, 스1 중계는 게임보다는 방송컨텐츠에 가깝기 때문에 온겜과 케스파가 이길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스2는 아직도 요원합니다. 이 모든 것이 블리자드의 욕심 때문이죠. 저는 애초에 블리자드가 스1 중계 소송 건 이유도 스2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스1이 망해야 스2가 살죠. 스2의 가장 큰 적은 스1 입니다. 때문에 블리자드는 스1으로 이익을 창출하려고 한 게 아니라, 스1 자체가 없어지게 만들려고 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라면 스3가 나오면 스2도 버려지겠죠.
그러나 어쨌든 지금 스2는 인터켓 케이블에서밖에 볼 수 없고, 블리자드도 스2의 저조한 판매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스2가 잘되려면 뭐니뭐니해도 온겜에서 방송되야하고, 그게 프로게이머를 위해서도, 스1팬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될텐데, 블리자드의 욕심이 참으로 밉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