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을 희화화한 종이 부조 설치작품이 광주광역시에서 후원한 미술전시회에 전시돼 논란을 빚고 있다. 광주 민족미술인협회는 3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환경기획전 ‘江강水원來’를 개막했다. 전시회는 광주 민족미술인협회가 광주시에서 사회단체보조금 1300만원을 지원받아 12일까지 열린다. 전시회에는 전국의 미술작가 37명이 4대 강 살리기 사업을 소재로 50점을 출품했다. 이 중 김병택(41·전남대 예술대 강사)씨의 작품 ‘삽질 공화국’은 120X550㎝ 크기로 삽 형태의 종이 부조 위에 이 대통령의 얼굴 그림 170여 장을 담았다. 이 대통령의 얼굴 그림은 김씨의 ‘메롱’이란 작품으로 이 대통령이 혀를 내밀고 웃고 있는 모습이다. 작가 김씨는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생각을 작품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3일 오후 민족미술인협회에 “해당 작품을 철거하거나 전시회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는 작품을 시에서 운영하는 5·18기념문화센터의 전시실에 내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평섭 5·18기념문화센터 소장은 “개막 당일에야 문제의 작품을 봤다. 시에서 후원하는 전시인 데다 공공기관 전시실에 내놓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민족미술인협회는 4일 전시실 문을 열지 않았다. 박철우 광주 민족미술인협회장은 “4대 강 사업의 문제점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한 작품을 두고 광주시 등에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해당 작품을 철거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