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사단 경리계원으로 상콤한 군생활을 시작했던 나에게는 환상이 있었음.
바로 회식임.
고참들 하는 얘기로는 사령부 참모부에는 군무원들도 있고 병이 하는 역할도 비중이 있는터라 함부로 대하지는 않는다고 했음.
그런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회식임.
부서이다 보니 회사처럼 주기적으로 회식을 하는 모양이었음.
포인트는 바로 옆이 해운대라는거 ㅋㅋㅋㅋ
군인 신분으로, 그것도 이등병인 내가 해운대 나가서 회먹을 생각하니 진짜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잘 정도 였음.
당시 내가 지냈던 내무실에는 경리부, 부관부, 감찰부 이렇게 3개 참모부 계원들이 생활하고 있었음.
그중에서도 부관부 계원은 그 수가 많기로 유명했음. 내가 있던 경리부는 예산계원, 지불계원, 급여계원 이렇게 3명 뿐이었음.
부관부는 총 6명인가 7명인가 그랬음. 그래서 회식을 나가면 진짜 시끌벅쩍 했음.
그러다 사고가 터짐. 당시 우리 내무실 왕고는 부관부 병장이었음.
그 병장은 성격도 좋고 일도 잘해서 간부들한테 인기가 좋았음.
그래서 회식때 간부들이 술을 좀 많이 먹였던 모양이었음. 술이 떡이 된채 병장이랑 부관부 계원들이 같은 부서 대위 차를 타고
부대로 복귀 하고 있었음. 당시 대위가 싼타페 새차를 뽑은지 얼마 안된 시점이었음.
그런데 우리 왕고가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미식거리기 시작한거임.
결국 술이 떡이 되니 참지 못하고 뒷자석에서 오바이트를 하기 시작했음.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바로 맞후임인 상병이 있었는데 상병도 술이 좀 되었었지만 순간적으로 이게 대위차라는걸 인식을 했던 모양임.
거기다가 자기 맞고참이 토를 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해야 된다고 생각했었나 봄.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병장이 토하는걸 손으로 받아서 창밖으로 뿌리는 거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든 차가 덜 더러워지게 하려고 나름 궁여지책으로 그렇게 한거였음...
문제는.....
술이 된 상병은 차에 문이 닫혀 있던걸 몰랐떤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장이 토하면 그걸 손으로 모아서 닫혀진 차 창문으로 흩뿌리고 있었떤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좁은 SUV에 계원 7명이 구겨타서 대위는 운전당시 뒤가 잘 안보였음...
구토 냄세는 얘들이 워낙 취한 상태고 또 삼겹살 냄세 떄문에 가려졌었나 봄 ㅋㅋ
그것도 모른채 대위는 우리 본부대까지 부관부 계원들을 데리고 도착했음 ㅋㅋㅋㅋ
차에서 내려서 뒤를 본 대위는...........
온 차안이 구토물과 밥알로 도배가 되어 있는 광경을 보게된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완전 짬찌그레기 이등병이었기 때문에 우리 내무실 왕고가 술취해서 온다고 마중하러 연병장에 나가 있다가 그 광경을 보게되었음 ㅋㅋ
아직도 그 대위의 울먹이는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알기론 소위때부터 봉급 차곡 차곡 모아서 어렵게 마련한 차로 알고 있음 ㅋㅋㅋㅋ 그것도 뽑은지 한달도 안된 신차 ㅋㅋㅋㅋ
그 사건으로 전 처부에 계원들 회식 금지령이 떨어짐 ㅋㅋㅋㅋ
회식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짬찌끄레기 이등병인 나에겐 세상이 끝나는 소식이었음...
그리고 그 다음날 당직사관이 그 병장 불러서 하는 얘기를 아침 근무 나가면서 듣게 되었는데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음 ㅋㅋㅋㅋ
"넌 개야, 알았어? 넌 개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병장 그 날 일로 완전군장 돌고 다행히 평소 이미지가 있어서 휴가 같은건 짤리지 않았음...
나는 다행히도 한 일주일 후 회식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리부 참모님이 힘써줘서 환영회 겸 회식을 나갈 수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