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군대 때 있었떤 재미난 썰을 푸는게 대세인것 같은데
그 재미지다는 행정병 썰이 몇개 없어서 몇개 풀어 봄.
본인은 부산 출신인데 운좋게 부산에 있는 53사단 신병교육대로 2005년에 신병 훈련을 들어가게 되었음.
그런데 입대날 하필 친한 친구들이며, 사귄지 몇달 안된 여자친구며 부모님이며 모두다 일들이 있어서 혼자 입대하게 될 판이었음.
그런데 나보다 몇개월 일찍 입대했던 친구놈이 100일 휴가를 나온거임 ㅋㅋㅋ
그놈이 그 천금같은 100일 휴가를 나와서 나 입대하는거 마중 나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웃긴건 그놈도 53사단 신교대에서 신병 훈련 받고 전방 간놈이라는거 ㅋㅋㅋㅋ
입구에서 신병 훈련때 자기 조교였던 상병 보고서 표정이 썩던게 아직도 생각이 남.. 미안 친구야.. 하지만 혼자서 입대할 순 없잖아 ㅋㅋㅋ
필시 이것은 앞으로 내가 격게될 내 군생활의 복선이었을 것임.
어찌 어찌 훈련을 다 받고 이제 자대 배치를 몇일 앞둔 어느 날, 중사 한명이랑 병장, 상병 이렇게 3명이서 우리 신병 막사를 찾아옴.
그리고는 나 포함 한 5명을 따로 불러서 신교대 행정반으로 데리고 가는 거였음.
그리고 하는 말이 사령부에서 경리부원을 차출 하러 왔다면서 이 5명중에 한명을 뽑아갈 거라고 함.
그리고 하는 말이 만약 차출되게 되면 부산에서 군복무를 할 수 있고 무엇보다 행정병이란걸 무지하게 강조함.
세상에, 땡보의 대표주자라는 그 행정병인거임!!
갑자기 옆에 있던 훈련동기가 벌떡 일어서서 자기 PR을 하기 시작함. 그렇게 우리 5명은 돌아가면서 자기 PR을 했음.....
난 별얘기 없이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라서 내가 뽑히면 컴퓨터란 컴퓨터는 내가 모조리 다 고칠 수 있다고 얘기했었음.
대충 얘기가 끝나고 한 30분 있다가 나머지 4명을 돌려보내고 나만 남기는 거임.
난 속으로 '해냈다! 해냈어!!' 라면서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음 ㅋㅋㅋㅋ
그렇게 53사단 사령참모부 경리부의 지불계원으로 나의 군생활이 시작이 되었음.
53사단은 사령부 안에 예하부대가 여러개 있었음. 헌병대, 기동대대, 정비대, 의무대, 통신대대 등 등..
그 중에 내가 간 곳은 본부대로 53사단 직속 참모부에 일하는 계원들, 즉 병사들이 생활하는 곳이었음.
자대 배치를 받을때 본부대로 같이 온 동기가 한명 있었음.
그놈은 군종병으로 차출되서 온거였음. 그 당시만 해도 난 군종병은 그냥 종교 관련해서 일하는 병인줄로만 알았지
자세한 내막을 전혀 모르는 상태라 아무런 관심도 없었음.
그렇게 자대에 도착해서 본부대 행정반에 더블백을 매고 각잡고 앉아 있는데 저 멀리서 삐쩍 마른 새하얀 병장 한명이
건들거리면서 나랑 내 동기가 앉아 있는곳으로 오는거였음.
그리고는 다짜고짜 내 동기와 나한테 삿대질을 하면서 짧고 굵게 이렇게 말했음.
"너는 천국(내 동기), 너는 지옥(본인;;)"
그리곤 나를 끌고 본부대를 나와 사령부로 가는 거였음. 알고보니 그 병장은 내 사수였음.
그렇게 아직 전입신고도 하지 않은채로 사령부에 끌려가서 내가 첫날부터 한일은 컴퓨터 수리 였음;;
전입신고하는날 나는 전입신고도 미룬채 사령부 전 참모부를 돌아다니면서 고장난 컴퓨터를 고치고 다녔음...
나중에 내려와서 전입신고 하고 내 사수가 말해주길, 사실 훈련소때 5명 데리고 나온건 다 쇼고 내가 뽑히기로 되어 있었다고 함.
하지만 병 차출할때에는 프로그램으로 최소 3배수 이상 뽑아서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병력만 차출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음.
문제는 이게 원하는 사람이 나올때까지 계속 돌릴 수 있다는거 ㅋㅋㅋㅋㅋ
내가 뽑힌 이유는 한가지랬음. 컴퓨터 공학과 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유인즉슨, 사령부 내에서 쓰는 컴퓨터가 고장이 나면 사령부 내 예하부대는 통신대대로 가지고 가서 수리를 받을 수 있는데
이 통신대대가 편제상 53사단 소속이 아니라고 함. 그래서 매우 매우 까칠함. 간부가 가서 부탁하면 그런대로 들어주긴 하는 모양인데,
간부들이 일일히 컴퓨터 고장날때마다 가지고 갈리가 없음. 결국 병들한테 접수하라고 시키는데 병이 접수하면 함흥차사임 ㅋㅋㅋ
또 사령부다 보니깐 참모장 계급이 소령, 중령임. 참모장들도 실무진이다 보니 컴퓨터를 많이 씀. 그리고 고장을 잘 냄 ㅋㅋㅋㅋ
이런 높은 계급 분들껄 우선으로 고치니 짬안되는 소위, 중위들은 손빨고 기다려야 함. 그래서 내가 필요한 거였음 ㅋㅋㅋ
그래서 난 그날부터 전 처부를 돌아다니면서 컴퓨터 수리를 하기 시작함.
문제는 사수한테 인수인계를 받아야 하는데 내 사수가 사람이 좋아서 다른 처부에서 날 데리고 가는걸 막지를 못함.
지불계원이 해야할 일이 상당히 많아 보였음. 사수도 일 많다고 나한테 겁을 많이 줬었고. 그런데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받고 내 사수는
전역해버렸음. 엄밀히 말하면 전역은 한달 넘게 남았는데 말년휴가 포함 휴가를 몰아서 한달을 가는거였음 ㅋㅋㅋㅋ
그 당시는 인수인계 못받는것보다 한달 휴가를 가는거 보고 앞으로 내 군생활이 폈구나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음.
아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눠서 글 써야 할 것 같음.
다음편은 회식 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