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휘범이, 어제는 혜선이입니다.
고2, 17살...덩치는 산만하게 자랐지만 갈데없는 애기들입니다.
친구들하고 팥빙수나 떡볶이 먹고 다니는 게 더 좋을 법한 나이 때지만,
휘범이와 혜선이는 모두 "엄마가 해주는 집밥이 이 세상에서 젤 맛있다"며 너스레 떨던 아이들입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휘범이는 여친 사귀기보다는, 여적 코고는^^ 엄마 곁에서 잠들기를 더 좋아하던 소년이었고,
혜선이는 막내답게, 가스불 하나 켜지 못해 엄마, 언니를 부려먹곤하던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 마냥 애기들만은 아니지요.
휘범이는 사내아이라면 당연히 한번 쯤은 꿈꿔봤을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매일 밤 늦게까지 학원을 씩씩하게 다녔고,
혜선이는 방송작가나 국어쌤이 되고퍼하는 자신의 꿈을 마침내 발견하고는 좋아라 했으니까요.
애 키워보신 아빠엄마들은 잘 압니다, 얘들이 가장 대견스럽고도 안쓰러운 때가 언제인지.
바로 휘범이와 혜선이처럼 마냥 애기같던 녀석들이 이제 좀 컸다고 제법 의젓해지려고, 낑낑대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이러한 때, 정휘범은 '엄마, 나 힘들었어'라는 표정으로 엄마 곁으로 돌아왔고,
박혜선은 '안경 잃어버리면 어쩌나'는 걱정을 안겨준 딸로,
집 떠난지 하루도 안돼 "사랑해. 벌써 보고 싶다"는 마지막 문자를 남긴 여린 딸로 엄마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녀석들, 아직 애기 티를 못 벗은거죠... 적어도 엄마에게는요...
휘범아, 혜선아, 엄마가 너에게 편지를 보냈단다, 꼭 답장하는 거 잊지 말거라아아..
우리도 너희를 잊지 않을게...
* 아이들 그림 출처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