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포스(Broforce)는 얼리억세스 과정을 거쳐 Pc와 Ps4로 출시된 2D 액션게임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테라리아의 향기가 물씬 나는 2D 도트 그래픽에 80~90년대 액션 영화의 주인공들을 패러디한 캐릭터들을 이용하여, 전 세계를 악의 무리들로 부터 구출하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실상 이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그렇게 간단한 설명으로 끝낼 만큼 그저 그런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됩니다.
자, 그럼 80~90년대 영화와 게임의 매력과 로망으로 똘똘 뭉쳐진 브로포스를 글로 만나보겠습니다.
1. 80~90년대 액션 영화 속 주인공을 내 손으로 플레이.
80~90년대 헐리웃 액션영화 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실베스터 스텔론, 아놀드 슈워제네거, 장 클로드 반담, 척 노리스, 브루스 리, 멜 깁스, 브루스 윌리스, 웨슬리 스나입스 등이 그 시대 그 문화를 대표하는 인물들 입니다.
<브로포스의 주인공은 람 브로>
그들이 출연한 영화들의 대부분이 수십명의 적들이 쏘아대는 총알과 미사일은 알아서 피해가고, 50발도 들어가지 않는 개인화기들로 수백발은 우습게 사용하며, 주먹 한방이면 자동차에 들이 받은 것 처럼 날려버리거나 기절시키며, 적의 기지를 홀홀 단신으로 전멸시키고 마지막에는 기지에 설치한 폭탄, 혹은 무기고에 총알 한방이나 수류탄을 날려 쑥대밭을 만들고는 헬리콥터를 타고 유유히 탈출하는 영화들 입니다.
브로포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미션이 80~90년대 액션 영화의 철칙을 고스란히 게임으로 옮겨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척 봐도 누가 누군지 다 보이는데 이름에 Bro만 들어 갔을 뿐>
총 35명의 액션영화 주인공으로 표절, 도용에 가깝게 패러디된 캐릭터들은 적의 총알에 단 한발만 스치면 죽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과거 영화에서 보듯 이 주인공들은 절대 적의 총알을 맞아서는 안되는 것 입니다. 또한, 단 한명의 캐릭터를 제외하고 그들의 총알은 무제한이며 장전을 하지 않습니다.
2. 80~90년대 액션 게임들의 진한 향기.
최근의 대작 게임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미려한 그래픽과 뛰어난 볼륨, 실제 시대와 역사를 옴겨 담은 듯이 자세한 설정과 세계관이 플레이어의 프레이와 선택에 따라 유기적으로 바뀌어 지는 등 살아 움직이는 가상의 세계를 방불케 하는 사실성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 미션, 혹은 퀘스트 하나를 클리어 하기 위하여 적게는 10분~30분을 투자하여야 하고 선택에 기로에서 공략을 찾게 되거나 저장 후 다시 플레이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때때로 플레이를 하기 앞서 두려움(귀찮음)과 피로가 쌓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유저 한글화나 공식 한글지원이 아니면 손이 가지 않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스토리가 주요 핵심이라 볼 수 있는 RPG류는 물론이고 최근 액션게임들 역시 마저 수 많은 스킬들과 아이템의 설명, 스토리 역시 밀도 있게 짜여져 온전한 재미를 누리기 위해서는 마찬가지인 실정이 되었습니다.
<스토리 알게 뭐야, 의 대표주자 혼두라>
과거 80~90년대 액션 게임에는 그런것이 없었습니다. 물론 몇가지 분기를 나누어 선택권이 주어지는 게임들(악마성 드라큐라)도 있었지만 매우 드문 경우였고, 우선 그럴싸한 스토리를 집어 넣고 싶어도 화면 표기의 한계로 텍스트를 집어 넣는 것 자체가 어려워 대부분의 게임들이 플레이 도중 바뀌는 배경과 악당들만 봐도 5세 이상의 인간이라면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알수 있도록 직관적이기 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딱 봐도 람브로 외에는 그냥 다 악당들로 보인다>
브로포스는 그시절 그 게임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재현하였습니다. 모든 적들이 딱 봐도 테러리스트이고 딱 봐도 살인과 파괴가 주 목적인 외계 생명체이며, 딱 봐도 그냥 악마입니다. 죽이거나 전멸 시키는데 아무런 고민도 의문도 가질 필요가 없으며 스테이지 돌입 전, 대충의 브리핑이 영어로 전달되지만 알면 좋고 몰라도 그냥 때려부수거나 탈출하거나 죽이라는 말 뿐입니다.
3. 2D 도트 그래픽.
브로포스의 그래픽은 테라리아를 연상시키게 하는 2D 도트 그래픽입니다. 최근 도트의 향수를 물씬 일으키는 게임들이 자주 출시되고는 합니다만, 이 게임 만큼 2D의 장점을 잘 살린 게임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때 당시는 어린마음에 무서웠음...>
80~90년대 액션 영화를 보면 잔인한 영화들이 더러 있습니다. 로보캅, 에일리언, 프레데터, 코난 더 바바리안, 등이 있고 굳이 이런 작품들을 열거하지 않아도 총알 한방에 적이 터져 나간다던지 칼로 사지를 절단시키고 선혈이 낭자하고, 산성에 피부가 녹아내린 인간이 뼈를 들어내는 등 다양한 연출들이 최근의 3D 그래픽으로 보다보면 징그럽고 무서울 수 있지만, 단순명로한 브로보스의 2D 그래픽은 분명 잔인하고 끔찍한 연출임에도 가볍게 지나갈 수 있게 해줍니다.
<빙산의 일각인 에일리언 컷>
하지만, 2D 도트 그래픽이라고 하여 절대 브로포스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35종의 액션영화 주인공들의 개성을 모두 완벽에 가깝게 재현하였습니다. 브로미네이터(터미네이터)의 특수 기술을 사용하면, 외피가 모두 벗겨진 엔도스켈레톤화 되어 무적이 된다던지 척 노리스가 주연한 영화의 캐릭터들은 무술을 사용하여 근접 공격이 독특하다던지, 맨 인 블랙의 소형 무기의 출력과 파괴력이 굉장하여 반동이 심하다던지, 브로데터(프레데터)가 죽을때 초록색 피가 뿝어져 나오는 등,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아무도 읽지 않을 정도로 모든 캐릭터의 모든 기술이 원작의 캐릭터의 개성을 완벽에 가깝게 패러디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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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데 미스터 엔더브로>
그 뿐만 아니라, 단순한 타일과 오브젝트로 보이는 배경과 맵들 조차도 상당히 많은 패턴을 보여주며 높은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80% 이상은 어떤 방식으로든 파괴가 가능하며, 특정 물체들은 파괴를 통하여 적의 몰살을 꾀하거나 스스로 곤란, 혹은 죽음에 겪는 경험을 제공 하여 상당한 자유도를 선사 합니다.
4. 35종의 다양한 캐릭터.
<그중의 일부>
브로포스의 주인공은 람브로(람보)이지만, 플레이어가 각 미션 중 구출하는 인질 수의 누적에 따라 35종의 캐릭터가 해금됩니다. 기본적으로 각 미션의 목숨은 하나, 즉 각 캐릭터의 목숨은 하나지만, 구출하여 다른 캐릭터를 랜덤으로 플레이하게 되고, 플레이 캐릭터가 죽게되면, 랜덤으로 다른 캐릭터가 선택되는 시스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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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게임의 이단 점프, 슬라이딩 빼고는 다된다고 보면 됨>
그 시절 그 게임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타기는 물론, 캐릭터에 따라 약간의 공중 부양이 가능하고,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앉는 것도 가능합니다. 공격은 주공격, 근거리 공격, 특수 공격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캐릭터에 따라 개성이 매우 뚜렷하며 그 시절 그 감성 그대로 버튼과 방향키의 조합으로 특수한 동작, 공격들이 나가는 캐릭터 또한 다수 구비되어 있어, 단순히 액션영화 주인공의 겉 모습을 한것이 아닌, 그들을 직접 플레이한다는 즐거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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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프레임 밖에 안되는 찰나의 순간에 이런 공을 드림>
근거리 공격, 장거리 공격, 폭팔 공격 등의 몇가지 큰 분류로 나눌 수 있고 각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플레이하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지만, 적시적소에 맞춰 캐릭터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짜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요컨데, 멀리서 적을 공격해야 하는 순간에 근접공격인 브로랜더(하이랜더)가 선택되어 버리면 짜증이 안날 수가 없다는 것 입니다.
어쩌면 제작진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이, 만약 캐릭터 선택이 가능하다면 버림받을 캐릭터가 절반이며, 상황에 맞춰 플레이할 캐릭터가 반의 반, 전천후라 볼 수 있는 캐릭터가 반의 반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각 미션을 능동적으로 플레이 할 수있는 이 게임에 걸맞게 무작위 캐릭터로 상황을 해쳐나가는 것에 초점이 잡혀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5.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브로포스는 35명의 무작위 선택된 캐릭터를 각 미션에 맞춰 플레이 하게 됩니다. 이는 사실상 플레이어 입장에서 크나큰 핸디캡으로 작용하지만, 때로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도 그냥 밑으로 땅파서 지나가면 그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브로포스의 맵과 오브젝트는 90%정도 파괴가 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맵을 지탱하는 바닥이 테라리아 처럼 파괴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상에 무수한 적이 있어도 땅 파서 지나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미션을 클리어 할 수도 있고, 지능적인 플레이를 통하여 짜릿한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문열고 따고 들어가도 되고 위에서 부터 벽을 파고 들어가도 된다, 물론 땅에서 부터도 가능>
난이도가 설정 가능하지만, 그 난이도 속에서도 플레이어의 재량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로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즉, 도구는 내가 골라 줄테니 나머지는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것 입니다.
6. B급 감성의 S급 가성비.
브로포스는 총 15개의 미션(+1 앤딩미션)과 6개의 특수 미션이 있습니다. 15개의 일반 미션은 또 몇개의 미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당연하게도 15 미션에 이를 수록 난이도는 높아집니다. 이 총 21개의 미션을 클리어하는데도 상당한 손 맛고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저 처럼 손으로 플레이하면서도 발로 플레이와 하는 것과 같은 실력을 가질 경우 플레이 타임은 넉넉하게 10시간 이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유저들의 무수한 커스텀 맵 플레이 가능>
그런데, 여기서 난이도 설정으로 플레이타임을 늘릴 수 있고, 짧고 직관적인 미션이기 때문에 반복 플레이를 혐오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언제든지 다시 플레이 할 수 있게 해주며, 맵을 직접 만들고 전 세계 플레이어가 만든 맵을 직접 플레이 해볼 수 있어 플레이타임은 더더욱 늘어납니다.
<멀티 플레이 가능>
멀티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 저는 해본적이 없지만, 온라인으로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며 1개의 컴퓨터로도 복수의 플레이어가 함께 플레이 가능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배스쳔의 경우 플레이타임에 있어 상당히 아쉬웠고 반복 플레이를 강제하다 시피하여 뛰어난 그래픽과 조작감, 잔잔한 스토리와 훌륭한 Ost 에도 불구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하였으나, 테라리아 급의 말도 안되는 가성비에는 미치지 못하나 브로포스는 분명한 S급 가성비를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7. 총평.
<보더랜드의 영향도 다소 느껴짐>
브로포스는 타이틀, 효과음, 음성, 연출, 캐릭터, 특수효과에 이르기 까지 모든것이 B급 감성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그 어떠한 교훈도 의미도 없는 밑도 끝도 없는 마초를 표방하여 그 어떠한 책임감 없이 단순한 쾌감을 관통당하는 재미을 선사합니다.
<딱 봐도 악당이잖음, 걍 죽임 됨>
이 게임을 구입하고 설치하는 순간 부터, 플레이어를 80~90년대로 돌아가게 하여 그당시 "액션 게임"이라는 것이 플레이어에게 주던 "액션 개임"의 재미와 로망 그대로를 20년 이상 지난 지금에 완벽히 부할시켜 놓았습니다. 80~90년대를 거친 게이머 라면, 당신이 몇살이고 어떤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을 잘하고 못하고에 관계 없이 그냥 빠져들게 합니다.
바로, 고어하지만 거슬리지지 않고, 단순하지만 디테일한 연출과 그래픽, 단순한 조작으로 이루어지는 다채로운 손맛, 아무런 의미도 교훈도 없는 단순 명쾌한 파괴,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 B급 감성과 그시절 그 마초를 S급 게임으로 완성시켰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80년대를 거친 게이머이며, 그 당시 액션 영화 팬이었고, 테라리아를 즐겁게 플레이 하였으며, 최신 대작의 무거움에 지쳤다면, 그냥 사세요.
이렇게 싼 게임, 싸 보이는 게임을 장문의 글로 소개한 제 잉여한 글이 믿음직 스럽지 않으시다면, 브로포스를 기반으로 익스팬더블의 홍보용으로 제작되어 스팀에 무료로 설치, 플레이가 가능한 더 익스팬더브로스(The Expendabros)를 해보시면 모든 의문이 사라지게 되실 겁니다. 물론, 얼리억세스 시절의 약간은 불편하고 조금은 조악한 게임성은 무료임을 감안하시고 지금의 브로포스는 더 익스팬더브로스 이상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