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무실에서 찻자리입니다..
물론 차친구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이번주 머리아팠던 일들 대충 정리가 되어가길래 혼자만의 찻상을 펼칩니다.
개완이 작아서 조금 걱정이긴하지만.... 찻상 펴놓고 혹시라도 손님오면 드릴까 싶어 찻잔도 두잔 덮히고
오늘 차는 하관차창의 귀진 이라는 용주차입니다.. 2016년도 6월 차로 알고있습니다.. 하단 가운데 하관의 송학 마크가 보이는군요...
보이 생차구요... 용의 구슬이라는 이름처럼 동그랗게 만들어놓은 차입니다..
약 8G의 용주차가 12개씩.. 한곽에 96g이라고 합니다.
포장 자페는 매우 신경을 쓴듯한 모양입니다.. 한알한알 은박에 싸서 소형 곽에 넣어서 다시 큰 곽에..
귀진이라고 중국어 사전에 찾아보니... 돌아갈 귀 에... 아름다운 경지에 이르다 진 이라고 하는군요...
아주 오래된 수공 방법으로 만들었다고 하던데 그래서 붙혀진 이름인가봅니다..
옛날 왕사탕 크기만한 크기에 언뜻 봐도 만들어진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보통 요론 작은 소타차나 용주차는 병차등을 만들고 난 찌꺼기를 모아서 만들어 찻잎이 많이 부스러져 있는데.. 이녀석은... 아엽...보통 실버팁이라고 부르죠.. .. 들도 보이는거같네요..
용주차라 긴압이 단단할까봐 세차를 조금 길게했는데도 역시 세찻물 탕색이 옅으네요..
세차하고 첫번째 두번째 우린걸 합한걸 보아도 탕색이 옅습니다..
미쳐 다 풀어지지않은게 보이네요...... 일단 빠르게 우리기도 했지만 엽저(찻잎들)가 다 풀리기 전이라 그런지
고삽미(쓰고 떫은맛)이나 연미(연기같은 향이나 맛 스모키한...)가 별로 느껴지지 않네요....
향은 아주 좋아요... 난향도 나고 화향도 약간 나는듯하네요...
혼자 마시다 보니 찻잔 두개 덮히던건 개완뚜껑받침과 거름망 받침으로 쓰고 맙니다..
3번째 우린 탕부터는 이제 진짜 하관차같은 패기가 느껴지네요....
고삽미중에 고미가 두드러지고.... 연미도 약간 느껴집니다.. 더 진하게 우리면 차를 많이 접하지않은 분들은 마시기 고역일정도겠습니다..
하지만 고삽미가 두드러진 차들이 그러하듯... 마시고 난후 입안에 남는 화하고 달큰한 기운은 이런차를 또 마시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제 제법 엽저들도 다 풀리고 강한 기운도 돋아나네요.... 개완이 좀더 컷더라면 싶은 생각이 맞았네요...
보통 3~4g씩 우리던 개완이니... 8g이나 우렸으니...
조금 더 우려도 될거같지만.. 혼자서 너무 쌩쌩한 생차 많이 마시면 속아플까봐.. 적당한 선에서 덜어냅니다.. 마시고난 엽저들을 보니 역시... 꽤 고급품이네요...
사진 에서 9시 방향은 아주 여린 아엽들이고.. 6시방향은 제법 큰 엽저.. 그리고 3시방향은 일반적인 크기의 엽저.. 12시방향은 줄기부분이네요.... 아주 골고루 병배(블랜딩) 해놓은거 같습니다...
맛있게 잘 마셨네요...
그래도 자주 마시기엔 아직 기가 쎈녀석인거같고... 한 10여년은 더 묵혀놨다가 중간중간 2~3년마다 한번씩 우려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