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의 레이더 영상이 공개됐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이 입수해 공개한 진도VTS의 레이더 화면을 보면 사고 당일 오전 8시 48분 무렵 세월호가 큰 각도로 변침을 할 당시에 세월호 주변에는 아무런 선박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무 문제없이 항해하던 세월호가 혼자서 급격하게 항로를 변경하며 침몰한 것이다.
▲진도VTS의 세월호 레이더 영상 (심상정 의원실 제공)
익명을 요구한 항해전문가는 세월호의 레이더 영상을 분석한 뒤에 세월호의 급변침이 돌발상황에 의한 것이며 돌발상황을 만들어낸 물체는 물 속 잠수함이거나 스텔스 기능이 있는 소형군함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맹골수도가 수심이 낮아 잠수함이 다니는 곳이 아니라는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레이더 영상을 통해 이 항해전문가가 제시하는 의견은 이 곳이 전혀 급변침을 할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먼저 급변침당시 세월호와 우측 병풍도 사이의 거리는 1마일에 불과한데 6천톤급의 큰 배가 이 정도 거리에서 병풍도와 더 가까운 쪽으로 붙여서 항로를 바꾸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도VTS의 세월호 레이더 영상 (심상정 의원실 제공)
또 이렇게 5도 이상 급변침해야되는 경우는 앞에 무엇인가가 나타나서 급히 피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멀리서 다가서는 선박을 보았을 때는 미리 여러차례 소변침을 통해 비켜가는 게 상식인데, 한 번에 5도 변침을 지시했다는 것은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레이더에 나타난 세월호의 급변침은 선박항해시의 ‘하드 스타보드(Hard Starboard)’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란게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항해용어인 스타보드(Starboard)는 오른쪽, 포트(Port)는 왼쪽(배를 항구에 접안하는 쪽에서 유래)을 말한다.
선박 운항시 전방에 갑자기 나타난 무엇인가를 피해야 할 때 선박은 무조건 오른쪽으로 조타를 돌리게 돼 있는데 ‘하드 스타보드’ 즉, ‘급히 오른쪽으로’ 조타를 돌릴 때 나타나는 급변침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1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3등 항해사 박 모씨가 “앞에서 선박이 오고 있어 충돌을 피하려고 오른쪽으로 5도 변침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과 일치하는 설명이다.
이 전문가는 또 아주 작은 어선도 잡아내는 진도VTS의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물체라면 물 속에 위치한 잠수함이거나 레이더를 피하는 스텔스 기능이 있는 소형군함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진도VTS의 세월호 레이더 영상 (심상정 의원실 제공)
그렇지 않고서는 멀쩡히 가고 있던 항로에서 레이더 화면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상식 밖의 급변침을 할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세월호 사고 초기에 맹골수도에서 군사훈련은 없었고, 해당지역은 수심이 낮아 잠수함이 활동할 수 없는 곳이란 공식입장을 발표한 적이 있다.
또 앞에서 나타났다는 배가 정확히 어떤 형태의 선박인지 3등 항해사 박 씨가 명확히 하지 않은 점은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뉴스타파와 인터뷰한 항해전문가 역시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변침했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충돌 자체 가능성은 높지 않게 본다고 말했다. 또 조타기 고장 등 선박의 이상이 있을 가능성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 입장에서 세월호의 급변침과 침몰 장면을 놓고 볼 때 사고원인이 검경 합수부의 설명대로라면 이는 전대 미문의 선박 사고가 될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침몰사고 2달여 만에서야 공개된 진도관제센터의 레이더 영상이 불분명했던 세월호 사고 원인에 다시 의문점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