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자의 약점은 무엇인가 2. 투수의 강점은 무엇인가(이건 살짝 바꿔 말해서 현재 투수의 어떤 공이 잘 들어가는가? 투수의 평소 장점이 있다고 해도 그날 경기에서 들어가지 않으면 말짱황이니) 3. 타자가 무엇을 노리는가
포수가 투수를 이끌어가면서 타자를 잡을 때 이 세가지를 가지고 경기를 풀어간다, 그렇기에 경기를 보는 팬들도 이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하면서 포수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고 포수의 스타일이 어떻고를 알 수 있다.
각 포수마다 다르다, 세 가지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는지. 1번을 중심으로해서 2,3번을 조화시키는 경우가 있고 2번을 중심으로해서 나머지를 곁들이는 경우도 있고 말한대로 포수마다 다른데 리그마다 다르기도 하다.
한국과 일본 동양야구는 1,3번에 비중을 많이 둔다, 그런데 메이저는 2번에 비중을 많이두는 경우가 많다. 어디까지나 경향이 그렇다는거지 꼭 그렇다는건 아닌데
그건 야구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동양야구는 삼국지와 초한지 식의 전쟁식의 집단 대 집단의 승부로 야구를 해나가는데
미국은 카우보이식의 1대1 맞짱. 즉 투수와 타자 1대1 승부식으로 해서 경기를 풀어간다. 그러다보니 그라운드에서 장수나 리더로서 포수를 앉히고 그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동양과 달리 투수중심으로 많이 경기를 풀어가고 투수의 장점과 현재 잘들어가는 공을 살리는 쪽으로 간다.
플레이볼 하기전 상대에 대해 알고 있고 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질과 양에서 메이저가 한국과 일본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하지만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뽑아내는 능력은 한일보다 떨어지는데 그건 그런 야구문화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투수의 장점을 살리고 투수가 신이나게 해주는 것이 포수의 임무!! 좋다, 하지만 상대의 노림수와 약점이 뻔한데 좀 더 쉽게 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지마가 리드 못한다 형편 없이 경기 풀어간다고 메이저에서 팬들에게 욕을 먹었고 덩달아서 한국의 메이저팬들도 그렇게 지적을 했는데 그전에 그런 야구문화의 차이를 봤어야 했다. 타자의 약점과 노림수를 보고 경기를 풀어갔던 조지마가 투수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메이저에 갔으니 그런 삑사리가 나는건데 단순히 조지마가 등신이라서??? 절대 그렇지 않다. 그래도 무조건 닥치고 조지마가 메이저식대로 했어야 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타자의 약점이 뻔하고 노림수가 뻔히 보여서 좀 더 갈 수 있는 상황이 조지마에게 적지 않았을텐데 그럼 투수도 적당히 조지마를 존중해서 그에 맞춰줬어야지 않을까?
자 각설하고 이제 한국으로 와서 우리 포수들 이야기를 해보자, 저런 기준을 가지고서 말이다.
한국야구 최고 포수는 현재 박경완이고 얼마전에 은퇴한 김동수도 레전드급 포수였는데 진갑용도 현재는 맛이 갔지만 훌륭한 포수였다. 이들을 저 기준으로 말을 하자면
박경완은 타자의 노림수에 중점을 두고 김동수는 타자의 약점에 중점을 두고 진갑용은 조범현이란 같은 스승을 둬서인지 박경완과 비슷한 맛이 있는데 (어디까지나 중점을 둔다는거지 타자의 노림수를 바탕으로 해서 속이고 허를 찌르는 것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간다고 해도. 당연히 오늘 잘들어가는 투수의 구종과 코스, 타자의 약점은 당연히 고려를 한다)
박경완은 타자의 노림수를 읽는데 최고이다. 국제대회에서 처음만나 허실을 모르는 상대로도 현재 그가 타석에서 그리고 공 하나 하나 기다릴 때 어떤 코스와 어떤 구종을 노리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들어가서 허를 찌르고 속이는 리드를 많이하는데
그렇다보니 박경완은 변화구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갈 때가 많고, 볼넷 불사하고 집요하게 상대를 꼬실때가 많다 그래서 변화구를 다양하게 잘 던질 수 있는 투수와 궁합이 잘맞는다 , 쌍방울때부터 옆구리 투수를 잘 활용했는데 (성영재, 김기덕, 김현욱, 임창식, 조웅천, 정대현등) 그것도 그런 박경완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김동수는 타자의 약점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타자도 자신의 약점을 안다, 그래서 상대가 그것을 공략하리라는것도 알고 그걸 알고 타석에 들어서도 계속 집요하게 약점인 코스로 던져서 상대를 잡는다.
그런 김동수의 특성이 가장 잘드러난때가 04년 한국시리즈와 현대와 삼성간의 매치였다.
양준혁, 강동우, 김한수를 계속 집요하게 약점 파가면서 시리즈 내내 가지고 놀았는데 (당시 김한수 시리즈 타율이 대충 3할8푼이었지만 득점권 상황에서는 11타수 1안타)
다음해에 모두 세명이 동반해서 부진에 빠졌다 약속이나 한듯이, 그게 단순히 나이 한살 더 먹고 노쇠화가 와서?? 그럴 수도 있지만 무승부 속출하면서 7차전 넘어가는등 길게 치루어진 시리즈에서 시리즈 내내 김동수 때문에 약점이 전국민에게까지 노출되다시피했고 모두 어떻게 저들 잡는지 알게 되었는데 고전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 (가을잔치에 자주나가면 허실중 허가 많이 노출이 된다. 그래서 연속우승은 참 힘든 것이고)
자 이제 이야기는 윤석민과 김광현, 류현진으로 넘어간다.
박경완, 윤석민, 류현진 그리고 신경현 (2)
류현진 VS 김광현 이런식으로 야구팬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좀 되곤 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한다, 김광현은 절대 류현진 상대가 아니라고 . 그리고 류현진의 상대가 될 수 있고 자웅을 겨루는 대항마를 굳이 꼽으라고 하면 윤석민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그가 박경완과 만나야한다는 것(아킬레스건 쪽 문제도 있지)
WBC와 아시안게임등에서 잘 보았을 것이다, 박경완과 윤석민 궁합이 끝내주게 잘 맞는다는 것. 왜 이리 궁합이 잘 맞을까 답은 간단하다 둘이 가진 장점이 만나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주었기에
아깨 말한대로 타자의 노림수를 철저히 알고 들어가는 박경완은 상대를 속이는 맛으로 리드하다시피한다, 당연히 투수의 변화구가 중요하고 변화구를 다양하게 잘 던지는 투수의 강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윤석민 슬라이더에 커브와 너클커브, 체인지업, 역회전성 공, 과거 조계현이 팔색조로 유명했지만 변화구를 습득하는 능력 다양한 구종을 평균이상의 수준으로 던질 수 있는 이런 변화구 재능은 사실 역대 한국야구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종변화구와 횡변화구는 던지는 메커니즘이 상이해 같이 잘던지기가 힘든데 말그래도 변화구를 종과 횡 모두 , 종횡무진 습득해서 던지는걸 보면 경이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이런 윤석민과 박경완이 만났으니 시너지효과는 극대화 될 수 밖에.
난 윤석민과 박경완이 아예 한팀이 된다면 20승도 가능하다고 본다. 애석할 뿐인게 둘이 국제대회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는거. 오호 통재라.
어떤 투수가 이런 저런 구종 던지네 커브와 스플린터, 커터등 해설자가 나열을 해도 그런 구종을 던지는 법을 아는 정도가 아니라 실전에서 수준 있게 던져줘야 의미가 있는데 정말 윤석민은 던지는 법 알면 바로 소화해서 어느 구종이든 수준 있게 던져줄 수 있다. 그런 윤석민이 박경완과 만났으니 용트림 투구를 보여줄 수 밖에.
그런데 여기서 류현진 이야기를 좀 해보자. 류현진과 박경완이 만난다면 이런 가정을 해서
이미 수차례 호흡 맞추고 그랬는데 뭘또 가정을 하냐고
사실 둘이 국제대회에서 서로 만나 경기를 한 적이 있지만 박경완이 류현진의 능력을 극대화 시켰는지는 좀 의문이 가고.
더 가정을 해서 만약 신인때 류현진이 그를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지금 소속팀 한화에서 신경현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냥 최고 포수가 박경완이니 박경완과 호흡을 맞추면 더 잘할거라고 이야기들 적지 않게 해왔다, 그런 생각에 딴지를 좀 걸어보고도 싶고.
류현진은 여러가지 특이한 얘다. 투구메커니즘은 팀 선배 정민철과 유사하다 좌와 우 대칭을 이루다보니 잘 눈에 안들어오는 사람이 있을텐데 초딩때 해본 데칼코마니인가 뭐시기 생각해보시고 (류현진은 팀선배 정민철투구폼의 계승자, 한기주는 팀선배 선동렬 투구폼의 계승자, 각자 팔이 높은 상태와 낮은 상태로 던지는데 각자의 팔높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구폼이다)
그런데 팀의 역사로 보면 송진우과 구대성의 계승자인데
피칭스타일은 사실 엘지 이상훈에 가깝다. 특히 신인때로 한정을 하자면. 직구위주로 철저히 볼넷 업는 투구를 지향하는 그런. 2년차부터 정확히 신인때 후반기부터는 완급조절형 피처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가 가장 잘던졌던 1년차 전반기때는 엘지 이상훈식 스타일대로 던졌고 다시 지존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 올해는 다시 이상훈 같은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런 류현진이 만약 박경완을 만났더라면 더 잘했을 것이고 국제대회에서 박경완이 류현진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냈을까?
답은 간단하다. 과거 이상훈의 SK시절을 생각하면 된다. 기타 파문으로 엘지에서 쫒겨나 SK로 둥지를 튼 이상훈, 직구위주에 볼넷 없는 경기를 지향하는 이상훈은 박경완을 만나서 전반기 내내 털리다, 잠적하고 나서 은퇴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게 단순히 겨우내 훈련이 부족하고 노쇠해서 벌어진 현상일까??
여기서 잠깐 이상훈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팬들이 알던것보다 공의 구위가 약했고, 팬들 생각보다 제구력이 훨씬 좋은 투수였다. 이상훈 제구력 나쁘다고 생각했던 팬들이 있었다는게 아니다, 이상훈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제구력이 좋았고 그게 이상훈식 무대포로 들어가는 스타일과 시너지 효과를 잘 일으켰다는것, 그리고 공의 종속은 사실 전성기때도 좀 나빴고 가벼운 맛이 있었는데 오른손에 글러브로 피칭시에 잘 가려주고 나온 것이 그런 약점을 많이 카바해줬다. 좋은 제구력에 적극적인파이터형 기질를 바탕으로 철저히 볼넷 없는 경기를 지향했던 투수, 한번 KBO 홈피가서 검색해보시라 생각보다 떨어지는 이닝당 탈삼진비율 생각보다 훨씬 좋은 이닝당 볼넷비율에 놀랠 수도 있을 것이다.
박경완은 수차례 말한대로 타자를 속이는게 주특기다, 변화구를 많이 요구한다, 하지만 이상훈은 그런거 모른다, 홈런불사지 볼넷불사가 아니다, 종변화구든 횡변화구든 능하지 못하다, 그런 이상훈과 박경완이 만났으니 비극은 사실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다른 이유도 있엇겠지만 이상훈의 추락엔, 확실히 박경완과의 호흡 문제가 컸다.
그런데 이상훈과 피칭스타일이 비슷한, 아니 좀 양보해서 이상훈과 다르게 정상급 체인지업을 가졌지만 가장 잘던질 때는 이상훈의 냄새가 물씬 나는 류현진이 박경완과 호흡을 맞췄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까?
여기서 소속팀 포수 신경현 이야기 좀 해보자.
난 단적으로 한화에서 류현진 빼고 보면, 한화에서 가장 그래도 경쟁력 있고 타팀가서도 쓰일만한 선수로 딱 하나 뽑는다, 바로 신경현. 많이 과소평가가 된 선수인데.
신경현의 포수로서 특징은 투수의 장점 위주로 경기를 풀어간다는 것 그리고 몸쪽 승부를 즐긴다는것, 투수의 직구에 힘이 있고 몸쪽 제구가 된다싶으면 몸쪽을 연이어 판다.
이런 신경현과 류현진이 만났다.
난 사실 류현진과 궁합이 제일 맞는 투수는 신경현이라고 생각한다. 류현진의 좋은 직구를 최대한 살려준다, 그리고 몸쪽 승부능력도 살려주면서 상대를 찍소리 못하게 찍어누른다.
류현진 신인때 잘하니 사람들은 구대성, 송진우 좌완선배들 이야기를 많이했다, 그들보고 배웠다, 그들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애초에 개천에서 용난것처럼 이야기하는 하는 사람들도 어이 없지만(원래 동산고시절 80%정도 만들어진 아이였다, 체인지업도 프로와서 배웠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체인지업과 유사한 팜볼을 던졌어도 직구만으로도 속도와 힘 가감을 통해 완급조절 해주던 선수였다)
구대성과 송진우 덕분에???
그럼 지승민, 이상렬, 고상천, 김창훈, 윤근영,박정진등 무수히 많이 들어온 한화 좌완 유망주중 모두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가? 그냥 류현진이 원래 좋은 선수여서 잘한거고 굳이 팀선배들 중에서 류현진이 잘하게 촉매제가 되주었던 선수를 꼽자면 난 신경현이라고 말한다, 사실 신경현식리드가 메이저식에 가까운데 그것과 시너지효과를 많이 일으켰고.
종속 좋은 직구를 제구가 되게 뿌려줄 줄 안다, 특히 몸쪽 승부를 잘한다. 그걸 신경현은 최대한 활용했다, 높은 타점에서 빠르게 타자 무릎쪽으로 공이 들어올 때 그 대각선의 각은 사실 역대 한국야구 투수중에 최고라고 생각하는데(선동렬은 대부분 바깥쪽이었고 최동원도 그런 대각선 각은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걸 신경현이 최대한 활용했고
박경완이 신경현보다 쌓은 커리어가 훨씬 뛰어나고 더 좋은 포수인거는 인정한다, 하지만 투수와 포수는 각자 장점과 스타일에서 오는 궁합이란게 있는 법.
그런 생각 많이 해본다,
윤석민이 박경완과 만나서 류현진과 용호상박 진검승부를 해보는 그런 상상. 사실 류현진의 팬인 나로선 그런 생각을 하면 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야구팬로서는 너무도 아쉬운 일이다.
PS. 다음엔 아마때 류현진과 김광현 이야기를 해보겠다.
프로때는 류현진이 낫지만 아마때만큼은 김광현이 더 잘했다라는 세간의 인식에 태클을 걸어본다. 난 최소한 그리 생각하고 말하는 팬들보다는 현장에서 아마시절 그들이 던지는 경기 훨씬 많이 봤다고 자부하는데 제대로 한번 이야기 해보겠다, 아마야구에서 선수 평가는 임팩트만으로 논하는게 아니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