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피고인이 약식명령으로 벌금 70만원을 받고는 억울하다며 정식재판청구를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국선변호인을 선임해 주면서

 

이 사건은 시작이 됩니다. ㅋㅋ

 

피고인 : 사건 당일 젊은놈 4놈이서 달려 드는데 정말 무서웠고, 공포에 시달렸으며 지금도 잠이 안옵니다.

 

변호사 : 기록을 천천히 읽어 보며... 아 그래요. 그런데 많이 다치지는 않았나 봐요.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으신걸 보면.

 

피고인 : 참을만 했던게 아니고, 먹고살기 바빠서 그랬어요. 그 나쁜놈 새끼들이 어떻게 했냐면요( 언성이 점점 높아짐) . 아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정말 억울하고 분해서 그놈들을 모두 처벌받게 해주세요.

 

변호사 : 아. 저희가 도와 드릴 수 있는 범위는 선생님이 잘못한 그러니까 그 아이들중에 한명의 멱살을 잡았고, 그 친구가 상해진단서를 제출한 건으로 약식명령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그 사건에 한해서 도와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멱살을 잡은건 맞나요?

 

피고인 : 그놈들이 막 달려 들어서 제 멱살을 먼저 잡았고, 어쩔 수 없이 빠져나오기 위해 잡았을 뿐입니다. 정말 무슨 이런 나라 법이 다 있어요! 그날 조사를 하면서 경찰놈들은 내말 하나도 안들어 주고!!!

 

변호사 : 흥분하지 마시구요. 조서에 보면 하고싶은말 다 했고, 그런 취지로 작성이 되어 있는데요. 그리고 경찰조사 받으시면서는 왜? 4명이 달려 들었다고 하지 않고 이제와서 그런 주장을 하시는 거죠?

 

피고인 : 생각해 보니깐 분통이 터지지 않겠어요. 나이도 어린노무 새끼들이... 좁은 골목에 차를 비켜주지도 않더니 아예 나도 못나가게 가로막고 막... 이게 말이 됩니까?

 

변호사 : 서로 양보하지 않고 싸우게 된것 같은데요.

 

피고인 : 싸운건 아니구요. 다툰거에요.

 

변호사 : 싸운거하고 다툰거하고 어떻게 차이가 있나요?

 

피고인 : 내가 그놈들을 때린게 아니고, 일방적으로 맞고, 멱살잡히고 욕을 먹고 그랬다니깐요. 그놈들을 어떻하면 처벌을 할 수 있지요?

 

변호사 : 아까도 말했다 싶이 그 친구들이 잘못한 부분은 경찰이나 검찰에 고소를 하셔서 풀어가셔야 하고, 지금은 사건이 상당히 지난 시점이라 고소나 진정을 해도 처벌받게 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더군다나 그 일행중 한명은 같이 싸운것을 인정하고 약식명령 처벌을 받았으니 다시 처벌 받기는 어려울 것이구요.

 

피고인 : 이게 나라 법입니까? 이런 법이 어디있죠? 나이 많은 사람을 어린놈들이 때렸는데 이게 다예요. 똑같이 처벌받는 것이???!!!(흥분되고 큰소리로)

 

변호사 : .... ....

 

피고인 :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변호사 : 이 사건의 경우에는 선생님도 잘못이 있기 때문에 처벌을 면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어린친구들 다수가 그랬다는 점하고, 피해가 경미한 점, 그리고 앞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 등을 하시면서 선처를 바래보는 수 밖에 없어요.

 

피고인 : 그러니깐 지금 저보고 인정하고 끝내라는 건가요?!! 억울한데. 무슨 나라법이 이렇게 ...

 

변호사 : 그렇게 강경하게 법을 무시하고, 재판을 하게 되면, 많은 사례는 아니지만 재판장이 불필요한 재판을 진행했다고 생각하면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킬 수도 있어요.

 

피고인 : 그러니깐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잘못했다고 하라는 건가요?

 

변호사 : 상대의 멱살을 잡았다면서요.

 

피고인 : 그건 그놈들이 먼저 저의 멱살을 잡고 죽일 듯이 해서 그런거구요.!!!

 

 

<위와 같은 대화를 2시간 이상 계속하여 반복적으로 하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천천히 설명을 하고 사건을 해결하자고 하는데 앞뒤 꽉 막고 자기만 억울하다고 큰소리 치는 그 피고인에게

 

조용하고 확고한 어조로 변호사님이 이야기 했습니다.

 

 

변호사 : 나가주세요. 사임하겠습니다.

 

 

피고인 : .... 저한테 뭘 도와주겠다는 거죠?!!!

 

 

이미 해결 방법, 사건에 관한 설명, 기록열람 까지 다 하고는 이런 소리를 하고 있네요. ㅋㅋ

 

나가달라는 말에 멍하니 앞을 바라본 그 상황이 조금 웃기기도 하고,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그 사람이 안되어 보이기도 하고...

 

오유에 직업 관련 스트레스 받는 글들 올라오길래 몇자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