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제: 『상분지도』
嘗糞之徒는 「똥 핥는 무리」란 뜻입니다. '똥 구X 빠는 새X'의 느낌이 강합니다. 이야기에서는 항문을 직접 핧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더 엽기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똥 눈 것을 맛보는 것이니까요. 곽홍패郭弘覇라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같이 알아두면 좋은 다른 말은 상분우심嘗糞憂心입니다. 유검루庾黔縷라는 효자의 이야기입니다. 곽홍패의 이야기와 비슷한 점은 똥을 맛보며 그 달고 쓴 것을 알아본 것 밖에 없습니다. 유검류는 칭찬받는 사람이고 곽홍패는 비난받는 사람입니다. 월越 나라 임금님이었던
구천句踐이 오吳 나라 임금님어었던
부차夫差의 똥을 맛본 이야기도 유명하지만, 이건 아까우니까 다음에 다루도록 하죠.
오늘도 뭔가 재미난 일이 있을까해서 신문을 보니 이런 기사가 있더군요. (
코메디닷컴의 2018년 3월 23일 기사) 『우리는 평생 얼마큼의 똥을 쌀까? 미국의 과학 뉴스 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생들이 좋아할 법한 이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 건강한 사람의 똥은 보통 70%의 고체와 30% 액체로 이루어진다. 똥을 생산하는 속도는 초당 2㎝. 변비 환자라면 더 길어지겠지만, 배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2초 정도다. 배변 습관이 그런 것처럼 똥의 양도 사람마다 다르다. 나이, 몸무게, 식단, 운동 등의 요인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남녀 모두 하루에 한 번, 화장실에 가며 400~500g 정도의 똥을 싼다. 적게 잡아 하루에 400g이라고 해도, 일주일이면 2.8kg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년이면 146kg. 한 사람의 1년 치 똥을 모으면, 다 자란 판다보다 무겁다는 뜻이다.』
설마하면서 고사성어에 똥이 들어간 것이 있을지 찾아봤습니다. 있더군요! 그 중 상분嘗糞에 대한 것을 골랐습니다. 상분은 ① 부모의 위중한 병세를 살피기 위해 그 대변을 맛봄을 이르는 말 ② 몹시 아첨하는 사람을 이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유검루라는 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상분우심嘗糞憂心(똥을 맛보는 걱정하는 마음)이란 고사성어를 이룹니다. 유검루가 잔릉孱陵이란 마을을 다스리는 벼슬에 임명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고향 집에 설사병이 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서 벼슬을 버리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아버지의 설사병이 시작된 지 이틀이 되었는데 의사가 하는 말이 병이 심한지 알아보려면 똥이 달거나 또는 쓴지 맛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합니다. 유검루가 설사를 맛보니 단 기운이 있었다 합니다. 걱정이 되어 매일 밤 북극성에 빌면서 자신이 대신 할 수 없겠느냐고 하니, 갑자기 공중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목숨이 이미 다해 이을 수 없지만 네 참된 기도가 이르르니 월 말까지 기다리겠다고.
양서梁書라는 역사책의 효행열전孝行列傳에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유검루의 상분우심嘗糞憂心에선 아버지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있다면 흉내내는 사람이 생깁니다. 옛 이야기를 듣자면, 할머니들이 아기가 병든 것을 걱정하여 그 똥을 맛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것도 피붙이니까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또한, 옛날 할머니니까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지금 이러면 곤란합니다.) 엄마나 할머니가 아기들의 배에 움-파 하면서 입맞추는 것이 있습니다. 다들 한번쯤은 봤을 것도 같은데요,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아기를 바로 눞혀놓고 두 손을 잡고 흔듭니다. 눈을 맞추고요, 두 발을 잡고 흔들기도 합니다. 들어 올렸다가 다시 내려놓습니다. 아기는 꺄르르 웃고요, 엄마나 할머니는 고개를 숙여 아기의 배에 움-파하고 터트리를 소리를 내며 입맞춥니다. 고개를 들어 아기가 웃는 것을 봅니다. 엄마나 할머니가 갓난아이를 이렇게 돌보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커서 유치원에 갔는데 선생님이 그런다면,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다른 어른이 이런다면, 중학생이 되었는데 누군가 이런다면, 이런 건 대단히 이상한 일입니다.
『곽홍패는
서주동안 사람으로
영릉의 승(현이란 지방행정조직을 구 정도로 보면 부구청장 정도)으로 벼슬했는데,
천수(서기 690년부터 692년) 사이 혁명(당唐 나라를 뒤집고 주周 나라가 일어난 혁명)이 일어남으로 말미암아 소견(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불러내어 만나 봄)을 얻어 스스로 늘어놓기를 「
서경업을 토벌하러 가며 저는 그 힘줄을 뽑아 그 고기를 먹고 그 피를 마시며 그 뼛골을 끊으리라 맹세했습니다」하니
무 임금님이 크게 기뻐하여 좌대(좌어사대)의 감찰어사란 벼슬을 내려, 당시 사람들이 사기어사(곽홍패의 말에 '그'가 네 번 나옴)라 불렀다(곽홍패郭弘霸서주동안인舒州同安人사위령능승仕爲寧陵丞천수중天授中유혁명거由革命舉득소견得召見자진自陳왕토서경업往討徐敬業신서추기근臣誓抽其筋식기육食其肉음기혈飲其血절기수絕其髓무후대열武後大悅수좌대감찰어사授左臺監察御史시호時號사기어사四其御史).
다시 우대(우어사대)의 시어사로 벼슬을 옮겼는데, 대부(우어사대의 책임자) 위원충이 병이 있어 요속(위원충의 부하직원들)이 안부를 살피는 일에 곽홍패만 혼자 늦게 들어와 얼굴 사이에 걱정을 보이며 똥물을 보여줄 것을 청하여 곧 손가락을 적셔 맛보아 병이 가볍고 무거운 것을 시험하며 위로하여 말하길 「달면 병이 낫지 않는데 지금 맛이 쓰니 마땅히 나을 것입니다」라며 즐거워함이 지나치니, 위원충이 그 아양을 떠는 것을 미워하여 조정에서 폭로하여 말했다(재천우대시어사再遷右臺侍御史대부위원충병大夫魏元忠病료속성후僚屬省候홍패독후입弘霸獨後入우견안간憂見顏間청시변액請視便液즉염지상即染指嘗험질경중驗疾輕重하왈賀曰감자병불추甘者病不瘳금미고今味苦당유當愈희심喜甚원충오기미元忠惡其媚폭어어조暴語於朝).
일찌기
방주의 자사(도지사 비슷한 벼슬)인 이사정을 탄핵하여 (이사정이) 매맞는 독을 이기지 못해 죽었는데, 뒤에 자주 이사정을 보고 괴롭게 여겨 집 사람들에게 명하여 풀이 굿을 하니 갑자기 이사정이 나타나 수십 기(의 병사)를 거느리고 이르러 말하길 「네가 억울하게 나를 모함하였으니 이제 너를 없애버리리라」하여 곽홍패가 두려워하며 칼을 받아 스스로 배를 갈라 죽으니 잠깐인데도 구더기가 생기고 썩었다(상안방주자사이사정嘗按芳州刺史李思征불승초독사不勝楚毒死후루견사정위려後屢見思征爲厲명가인양해命家人禳解아현사정종수십기지왈俄見思征從數十騎至曰여왕함아汝枉陷我금취여今取汝홍패구弘霸懼수도자고복사援刀自刳腹死경이저부頃而蛆腐).
큰 가뭄인 든 해였는데 곽홍패가 죽으니 비가 오고, 또 낙양(당시 서울)의 다리가 오래되어 무너졌는데 (다리를 다시) 이루게 됨에 이르러, 모든 사람이 기뻐했다(시시대한是時大旱홍패사이우弘霸死而雨우락양교구괴又洛陽橋久壞지시성至是成도인후都人喜). 임금님이 여러 신하에게 묻기를 「밖에 좋은 일이 있는가」하니 사훈랑중(임금님의 비서로 관리들의 공적을 살핀다)인 장원일이 말하길 「이 세가지 경사가 있으니, 가물었는데 비가 오고 낙양의 다리가 이루어지고 곽홍패가 죽었습니다.」(후문군신後問群臣외유가사야外有佳事邪사훈랑중장원일왈司勛郞中張元一曰차유삼경比有三慶한이우旱而雨락교성洛橋成홍패사弘霸死).』
현縣이란 지방행정조직의 책임자는 현령縣令이라 부릅니다. 그 바로 밑의 사람은 현승縣丞이라 부르는데, 현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정구품상 또는 정구품하의 품계에 해당합니다. 어사대御史臺는 감사원과 검찰청을 합친 것 비슷한 관청입니다. 당시는 좌대와 우대라는 두 어사대가 있었답니다. 감찰어사監察御史는 정팔품상 또는 정팔품하의 품계입니다. 현승과 비교하면 네 계급 정도 위입니다. 당 나라 임금님의 아내인 무측천武則天이 임금님이 돌아가신 후 자기가 임금님이 되어 주 나라라고 불렀습니다. 나라가 바뀌었으니 혁명革命입니다. 무측천이 죽은 후 다시 나라는 당 나라로 바뀌었습니다만, 무측천이 나라를 바꾼 것에 대한 반란도 있었습니다. 그 반란을 일으킨 사람에 대해 곽홍패가 '그 힘줄을 뽑아 그 고기를 먹고 그 피를 마시며 그 뼛골을 끊으리라 맹세'했다며 '그(기其)'를 네 번 말해 감찰어사로 승진했습니다.
다시 승진해서 이번엔 우대의 시어사侍御史로 옮겼습니다. 시어사는 종육품하의 품계입니다. 이것도 꽤 고속승진인데
신당서新唐書의 혹리열전酷吏列傳에는 무슨 이유로 승진한 것인지 나오지 않습니다.
구당서舊唐書의 혹리열전酷吏列傳에도 이유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서기 691년 좌대의 감찰어사가 되고 다음 해에 종칠품하의 품계인 좌대의 전중시어사殿中侍御史가 되고 또 다음 해에 우대의 시어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해마다 두세 계급씩 승진한 것입니다. 그것도 관리들의 감찰할 책임이 있는 어사대에서 말입니다. 구당서에는 똥물을 찍어 맛보았다는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똥 맛이 달지 않고 쓰다고 말하여 위원충이 놀라서 두려워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서언고사書言故事라는 책에도 실려있습니다. 서언고사에서 이 이야기의 제목이 바로 상분지도嘗糞之徒입니다.
곽홍패는 그 이후 몇 년간 잘 살았습니다. 대략 육칠 년 뒤에 죽었는데, 그 죽음에 대해 기괴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령이 나타나 주는 칼을 받아 자살했는데,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썩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구당서에는 비 온 이야기는 전하지 않습니다. 다리가 완성되고 곽홍패가 죽어 좋은 일이라고 대답합니다. 유령의 칼로 자살한 이야기와 구더기가 흐드러졌다는 말은 나오지만 썪었다는 말은 나오지 않고요. 곽홍패는 똥 핥는 무리인 상분지도嘗糞之徒니 그 죽음에 구더기가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당서는 바로 썩어버리는 것을 표현하여 기괴한 느낌을 주고요. 상분지도가 제목으로 되어있는 서언고사의 내용을 번역하면 좋겠지만, 서언고사의 완전한 텍스트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신당서의 같은 이야기를 번역하고 구당서를 참고하여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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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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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