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part.3
게시물ID : readers_313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꿈꾸는빵쟁이
추천 : 3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3/19 00:32:40
우울한 감정에 휩싸여있는 동안 봄은 성큼 다가왔고
문득, 정신을 차린 어느 날 봄은 나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학교 정문 앞에 있는 가로수에서는 벚꽃이 피고 있었고 학교를 나가면 있는 돌담길에는 개나리가 피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 생각해본다면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런 계절, 단합 회 때 친해졌던 봄을 닮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 위해서 강의실을 나가서 정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 걸어서 옆에서 같이 걷고 있던 한 친구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저기 보이는 쟤도 같이 간다라는 말과 함께 그 친구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 순간 세상을 느릿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감히, 감히 아름다웠다.
 

그녀도 아름다웠지만 그녀 머리 위에 핀 벚꽃도 아름다웠고 그리고 그녀를 보는 순간 따뜻하게 불어오는 봄바람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런 봄바람과 함께 그녀 머리 위에 있던 벚꽃이 흔들리면서 그녀 주변으로 하늘하늘 떨어져 내렸다.
    
그 장소, 그 순간,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다.
 

그렇게 스무 살의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루에 수십 번 거울을 봤고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옷차림도 신경 썼고 그리고 귀찮아서 안 바르던 선크림을 발랐고 처음으로 향수를 뿌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명확한 목표가 생겼다.
그녀와 친해지는 것.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스스로를 위해서 노력을 했고 그녀에게 말 붙이기 위해서 또 노력을 했다.
그리고 그 노력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고 그리고 처음으로 여자와 손도 잡아봤던 것 같다.
 
손을 잡은 그 날은 잊을 수가 없는 날이.
어디서 손을 잡았는지도, 어떤 식으로 손을 잡았는지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손을 잡는 순간 몸에서 전기가 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손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서 나를 긍정적으로 괴롭힌다.
몸이 베베 꼬이는 것 같고 그러면서도 입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 그런 괴롭힘 말이다.
 
하지만, 그녀와의 시간을 찰라였고 모든 연인들이 그렇듯
4월의 봄과 함께 왔던 그녀는 봄이 끝나는 시기쯤 나를 떠나갔다.
 

무조건적으로 그녀를 좋아하던 나와 연애에 관해서 관심이 없던 그녀는 그렇게 이별을 했다.
그리고... 이별의 상처는 생각보다도 오래갔다.
아마도 꽤 오랫동안 아팠던 것 같다.
아픈 동안 이별 노래를 들었고 그리고 그 당시에 출간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도 읽었다.
 
지금은 안 좋은 평가를 바고 있지만 감히 그 책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그 책 어딘가에 '사랑은 마약과도 같기에 어느 순간 사랑을 할 때 나오던 호르몬이 나오지 않으면 우울해지고 슬퍼진다. 그렇기에 조금만 더 버티면.. 곧 너는 괜찮아질 거고 지금의 우울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내용이 정말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녀를 어느덧 잊었고 학교에서 만나도 웃으면서 안녕, 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은 아니었나 보다.
 

그녀와 헤어지고 난 후 나왔던 2NE1의 Lonely.. 군대에 입대해서 일병이 되는 그 순간까지도 TV에서 들려오면 몸이 움찔거리고
알 수 없는 우울감에 빠지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해줬으니까는 말이다.
 

그렇게 20살의 봄이 지나갔고 그 봄은 나에게 사랑을 알게 해줬고 이별의 슬픔을 가르쳐줬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여전히 봄을 사랑한다.
 

그리고..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과 후회를 가르쳐줬던 제주도의 여름이 다가왔다.
 

 
 
-------------------------------------------------------------------------------
스무 살때 무조적인 사랑을 알려줬던 그녀는 어느덧 시간이 흐를고 흘러서 더 이상 연락이 닿지가 않네요.
어느 순간에는 너무나도 사랑했고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너무나도 미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흐르니까는 '그녀가 불행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해봤죠.
하지만 정말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많은 시간이 흐르니까는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스무 살에 사랑을 알려줬고 그리고 이별을 알려줬던... 내 소중한 추억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또는 모임에서 그녀를 만났을때, 그녀와 제가 행복하게 웃으면서 "안녕"라고 서로 인사 건내는 그런 순간이 왔으면 좋겠어요.
제 추억을 위해서 그리고 스무 살의 나를 위해서 말이죠.
 
 
볼 품 없는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