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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스가 이센스 앨범 듣고 쓴글
게시물ID : star_3133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누메라우노
추천 : 4
조회수 : 122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8/28 18:10:26

에넥도트 듣고 어릴 때 힙합 음악을 좋아하게 된 감성이 생각났다. 지금까지 들은 한국힙합 앨범 중 가장 '영혼'이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난 8년전부터 이 작가의 친구였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있게 말하는데 난 이 친구의 속과, 사고하는 방식과 패턴들, 습관들 등등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지금 쓰는 글이 만두 (나만 센스에게 썼던 별명)
팬분들에게 진하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유난히 솔직한 성격의 나를 센스는 보면서 신기해하면서 우스워하기도 했고 또 유심히 관찰하는 느낌을 항상 받았고, 반면 난 어릴 때 우리 나라 사람 특유의 무기인 '표정관리,' 혹은 속을 곱게 감추는 감성을 얘한테 많이 느꼈었어, 그땐 무의식적으로.

그러다보니까 센스는 갈등도 있었던 것 같아. 뭔가 더 솔직하되 힙합 고유의 '멋' (나 여자 많아요, 난 알파메일이예요 를 말하는게 아니라 이 글 문맥상 '성숙하고 절제되면서 상남자의 냄새를 풍기는 깊이'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을 계속 찾으면서 목말라했던 것 같아. 그 누구보다. 
센스에 대해서 한 가지를 알아야 한다면, 
얜 '진정성'을 너무나 추구해. 내가 본 그 어떤 사람보다 심해. 나도 강박증환자고 얘도 그러다보니까 서로가 그게 뭔지 알아. 괴롭거든. 작은 것에도 신경이 자꾸 가. 그러다 보면 에너지가 구멍난 풍선처럼 계속 빠져나가. 나는 힘을 내고 있는데도 에너지가 부풀어올라오지를 않아. 그렇게 몇개월 혹은 몇년을 보내기도 해. 나에 대해서도 한 가지를 얘기하면 내가 센척을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어. 약해지면 한없이 약해지거든. 그래서 계속 바람을 넣어줘야돼 자주 사용하는 축구공처럼. 탱탱함을 유지해야지만 난 건강해져.

다시 센스 얘기를 윗 얘기와 연결해서 이어간다면, 얜 우리나라 특유의 '절제의 미' (내가 20년 가까이 여기서 살면서 관찰한 우리 한국인은 정말 절제와 절도, 상대방을 의식하는 마음, 체면 등을 엄청 가치있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미국사람의 한 10배)
가 너무나 몸에 벤 (이거 철자 맞나?) 놈인데 미국 그리고 힙합문화를 나랑 정말 같이 많이 연구했어. 뭐가 진짜 '멋'인지 각자 그 본질을 찾으려 애를 썼어. 근데 난 좀 더 장난끼와, 힙합 특유의 유머에 굉장히 빠져있었고, 또 내 찌질함을 세상한테 까야지만 그게 '멋'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지금도) 센스는 '진지함,' '작가주의,' '허세 빼기,' '현실적인 한국 MC' 등등을 팠던 것 같아. 정말 학도같이.

그러다가 에넥도트가 나왔고, 난 어제 휴가나오면서 차 안에서 들었어요. 계속했던 말은 '아 xx x나 멋있다'

그리고

'센스가 드디어 알을 깨부시고 나왔다' 
였다.

이 앨범이 앞으로 우리 힙합에 끼치게 될 영향에 대해서 얘기할게요 간단하게.

1. 엠씨들은 이제 더 '영혼'있는 가사를 쓰게 될 것이 팬들에게서 요구될 듯. 즉 새로운 흐름이 생길것이다. 스웩도 멋있지만 거기에 리얼리즘이 더 강해지면서 업그레이드 될 것임.

2. 센스는 진짜 진짜 진짜 아티스트가 됐다. 
(나의 정의에서 예술은 위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가 없는 것은 예술이 아닙니다. 즉 작가가 자신의 멘탈을 세상에 노출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멋있는 예술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무의식의 경지로라도 엠씨들을 존경하는 것 같고, 그래서 래퍼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고,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여자들을 만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스윙스같이 못생긴 애가 왜 어떻게 만나지? 역시 돈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헷갈려하는 어린 남자 동생들을 위해해주는 말이예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과 늘 만나왔던 이유는 그것과 상관 없어요, 여자들이라고 다 된장녀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그냥 자신을 세상에 내보내, 그 용기에 여자들이 반하는거야. 너네 다 멋있는 애들이야, 나 90키로 정도되는데 나 하고 싶은대로 살잖아. 형 키 170이야, 항상 팬들이 나 보면 '어? 왜케 작아요?' 이래. 자신의 마인드가 사람의 의식까지 지배할수 있다는 생각을 혹시 해봤니? 자신이든 타인이든? 엄청난 힘이야 그건. 그리고 그 힘은 너네가 태어날때 신이 이미 주신거야. 찾아, 그럼 있어. 약속해. 아무튼 그래서 센스가 여자한테 인기가 많은거야 임마. 이거 하나는 형 믿어봐, 일베같은거 이제 좀 그만하고 얘들아. 이것 또한 얘기나온김에 하나 밝히자면 누가 자꾸 묻는데 나 그런 정서 무지 안 좋아해요, 단지 누군가가 그런 것을 하겠다는데 그걸 강제로 막아도 된다고도 역시 생각 안해요. 안전띠를 매라는 법도 이해못하는 사람입니다. 선택이 많을수록 인생은 행복해지는 법이고, 행복의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깡패든 친구든 정부든 '자신'보다 그것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술을 너무 마셔서 숙취가 장난이 아닌데 제가 원래 숙취 때 감성적으로 변하고 말도 무지 많아지고 그리고 여려집니다, 그러니까 다시 본론으로.

센스는 진짜 아티스트가 됐다고 전 생각을 하고,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하고 있었는데 나와의 차이를 얘기할게요.

센스는 너무 한국적인 남성이고, 전 너무 짬뽕의 감성의 사람이라, 제가 세상에 저를 노출하는 것을 그닥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사람들에 비하면. 근데 센스는 이것을 어려워했던 사람입니다. 
근데 에넥도트를 냈습니다. 깨부셨다는게 이제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난 엄청난 용기라고 생각해요. 정말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난 웬만한 사람들보다 이 앨범에 대한 감상의 정도가 좀 쎌겁니다.)

음악인으로서 솔직히 존경심을 잃어가던 찬라에, 갑자기 뺨을 한대 맞은 기분이네요.

만두야, 나 너한테 면회가려고 했는데 여기저기 전화하고, 근데 보니까 되게 빡세더라고... 그래서 너랑 일하는 형님분한테 말 전해달라고 했어, 전화도 안 된다길래. 
나 너랑 너무 멀어진 것 같아서 항상 슬펐어. 지금도 솔직히 울고 있어. 우리 이제 솔직히 안 친하잖아. 근데 너가 너무 힘든 상황인데도 이말을 굳이 하는 이유는 (그것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난 이상하게 관객이 있어야지 더 솔직해진다 ㅋㅋ 
너의 앨범 짱인데,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 너가 좀 세상을 되게 차갑게 보잖아. 나쁘게 말하면 염세주의고, 좀 꾸며주면서 말하면 현실적이고. 그리고 나도 그랬잖아. 우리 둘이 모이면 시니컬의 끝이었지. 분석의 끝이었지. 판단의 끝물이었지. 근데 나 이제 그렇게 살기가 싫더라. 지쳐 너무... 그래서 되게 노력해, 책 엄청 읽고, 밝고 긍정적이고 싶고, 자꾸 강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너무 힘들고 그냥 왠지 너도 그럴 것 같아서 걱정된다. 이 글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니 앨범 많이 사줬으면 좋겠다. 고백할게 하나 있는데 아까 우리 아이케이 멤버 중 한명한테 전화해서 엄청화냈어. 걘 내가 정떨어진 모양이고 나도 화낼만한 이유는 있었지만 방식이 틀려서 미안하다고 하고 싶은데 그래봤자 얠 가지고 노는 꼴밖에 안 되니까 그냥 거리를 존중하려고. 나 진짜 미쳤나봐, 만두, 힘내. 나도 너와 나의 거리를 존중해. 지금은 만나고 싶어도 당장은 못 보지만. 아 맞다 이 글 늦게 볼 것 같은데, 니가 이 글의 파급을 보길 더 바라지 글 자체는 너가 오그라들어할 것 같아 ㅋㅋ

FREE E-SENS

PS: 그리고 너가 개코님 디스했다는 가사 솔직히 내 얘기인 것 같아서 서운했어. 근데 그래도 웃으려고, 우린 둘 다 서로 욕 엄청하잖아. 난 군인이라서 지금 그냥 내 스타일대로 확 뭐라 하고 싶지만 참는다..... ㅋㅋ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 화이팅. 아니 전세계 모든 인간 하나하나 행복하세요.

출처 스윙스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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