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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3. 09 금
「괴물」
오늘 「괴물」 중 하나가 쓰러졌다
괴물치고는,
마지막이 너무 허망 하게 그렇게 사라졌고,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잊지 않겠지만 잊고 살겠지)
문득 옥탑방에서 쓰러져 간 고양이의 죽음이 생각 났다
그녀의 죽음은 안타까운 것이었다
그럼 이번 괴물의 죽음은 어떠한 것일까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마지막에 와서 죽음이라는 선택은 참 못났다
자기는 편해지겠지만
가까운 자들의 기억 속에서 허망함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살아 남을 것이다
괴물이라는 칭호가 아깝다
아니, 그는 괴물이 아니라 어떤 ‘아픈 존재'가 아니었을까?
아픔에 쫓겨, 두려움에 쫓겨, 강박에 쫓겨
그 종착지가 여자의 몸이 아니었을까?
어느쪽이든 참 못났다
안타깝지만, 두번 생각해도 역시나 못났다
그의 죽음으로 이렇게 글을 쓰는 나도 못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