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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3. 07 수
쓸 수 있을까
난,
내 글을,
쓸 수 있을까
허세 없이, 허영 없이, 내숭 없이, 화장 없이, 검열 없이, 금기 없이,
있는 그대로
어느 시인 말처럼
온 몸으로 밀어 붙이는 시를, 글을 쓸 수 있을까
벌써 쪽이 팔린다
현실의 작디 작은 ‘나'를 직시하다 보니 벌써 내 마음에 검열이 들어와
멋들어진 주제와 소재로 나를 치장하라고 유혹한다
공작생도 아닌데 말이다
이 유혹을 뿌리치고 매 번 한 걸음을 나서면
올 해 말에는 난 어떻게 변해 있을까
주식으로 치면 빨간 불이 되어 있을까 파란 불이 되어 있을까
난 인간이다
차트 상의 숫자 놀음 보다는 고귀하다고 자위 하면서도
그 자위가 공허한 것은 왜 일까
금기 없이
나를 표현 하면
연말에 나는 살아 있을까 망가져 있을까
시간은 달려가는데
난 아직도 제자리에서
오늘도 의미 없이 단명할지도 모르는 발버둥을 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