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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옥석구분
게시물ID : readers_31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1
조회수 : 53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3/04 03:16:06
오늘의 문제: 『옥석구분』

玉石俱焚은 「옥과 돌이 함께 불탄다」는 뜻입니다. 옥석을 구분區分하지 못하면 옥석이 구분俱焚합니다. 이제 얼마 뒤면 선거입니다. 이 옥석구분이란 말도 선거 때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유권자 여러분, 옥석을 구분해주십시오. 저, 아무개는 어쩌고...' 그런데, 이 말은 자주 이상하게 들리도록 쓰는 분들이 많은 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유권자 여러분, 옥석구분을 해 주십시오. 저, 아무개는 어쩌고...' 뒷 말은 분명 옥석구분玉石區分을 의도하며 쓴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옥석구분玉石俱焚이란 다른 유명한 말이 있기 때문에 '옥과 돌을 가리지 말고 다 불태워버려라'는 뜻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옥과 돌로 비유하는 것이 이 옥석구분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되고 유명한 말이라 조심할 필요도 있습니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은 서경이라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책에 나오는 말입니다. 윤후胤侯가 희화羲和와 전쟁을 벌일 때 한 말이고요. 윤후는 윤胤 나라의 임금님(지금의 임금님 같은 것은 아니고 부족장 정도였을 것)입니다. 후侯라 한 것은 윤 나라가 하夏 나라의 일부였기 때문입니다. 윤후는 윤 나라의 임금님이지만 하 나라 임금님의 신하기도 합니다. 하 나라 임금님의 명령으로 희화라는 다른 임금님과 전쟁을 하게됩니다. 그런데 이 희화를 희라는 사람(또는 부족)과 화라는 사람(또는 부족)으로 보면 그다지 별 일이 아니지만, 희화라는 사람(또는 부족)으로 보면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희화는 제준帝俊이라는 하늘님의 아내로 태양을 낳은 이의 이름입니다. 하 나라의 임금님은 하늘의 아들(천자天子)이라 불렸습니다. 제준은 하 나라의 뒤를 이은 상商 나라(다른 이름은 은殷 나라)가 모시던 하늘님 이라고 합니다. 하 나라의 하늘님과 상 나라의 하늘님이 같은 하늘님이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환인桓因이라는 하늘의 아들인 환웅桓雄은 호랑이 부족과 곰 부족 중 곰 부족(웅녀熊女)을 택해 하늘의 손자인 단군檀君을 낳았습니다. (하늘의 손자도 큰 의미로 하늘의 아들입니다.) 희화가 부족이라면, 하 나라와 다른 천손강림天孫降臨 신화를 가진 부족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이게 역사인지 신화인지 잘 구분이 안가죠? 그런 때 일입니다.)

윤후가 희화와 전쟁하며, 하늘을 받들어 장차 벌을 내리려 하니(봉천장벌奉天將罰; 받들다과 천벌을 강조하면 봉장천벌奉將天罰; 하늘의 아들은 하늘을 대신하여 천벌을 내릴 수 있고 윤후는 이것을 받드는 것임) 자신을 도와 이 일에 협력하고 희화를 돕지 말며, 목표는 희화 한 사람(부족장?)이지 그를 도왔던 사람들이 아니라고 여러 사士에게 선포합니다. 여기서 사士라 한 것은 선비가 아닙니다. 요즘의 군사보다는 조금 높은 하급 귀족입니다. 서양식으로 말하면 기사 정도? 그러니까, 지휘관들입니다. 지휘관들도 자신의 명령을 잘 듣고, 그들도 지휘를 잘 해서 부하들도 어긋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족장 정도 되는 임금님이라도 하늘로 부터 그 권위를 받은 사람이면 하늘의 관리(천리天吏)입니다.

『이제 내가 무리를 가진 너희로써(또는 너희 무리를 가짐) 받들어 장차 하늘의 벌을 내리려 하니, 너희 뭇 사는 임금님의 집안과 힘을 합쳐 또한 나를 도와 하늘 아드님의 위엄있는 명령을 삼가 받들라(금今여予이이유중以爾有衆봉장천벌奉將天罰이중사爾衆士동력왕실同力王室상필여尙弼予흠승欽承천자위명天子威命).

불이 곤륜산 산등성이를 태우면 옥과 돌이 함께 탄다(화염곤강火炎崑岡옥석구분玉石俱焚). 하늘 관리가 덕을 그르치는 것이 사나운 불 처럼 세차다(천리天吏일덕逸德열우맹화烈于猛火). 그 커다란 우두머리는 다 죽이되 무서워(또는 곁에서) 따른 것은 다스리지 말라(섬궐거괴殲厥渠魁협종망치脅從罔治). 예전의 물들고 더러운 풍속을 모두 새롭게만 주어라(구염오속舊染汚俗함여유신咸與惟新).

아아(오호嗚呼), 위엄이 그 가여워함을 이기면 마땅히 이루겠지만 가여워함이 그 위엄을 이기면 마땅히 보람이 없으리니(명령에 따르지 않는 것을 가여워하면 일을 성공할 수 없으니), 이에 너희 뭇 사는 삼가함에 힘쓰는 도다(위극궐애威克厥愛윤제允濟애극궐위愛克厥威윤망공允罔功기其이중사爾衆士무계재懋戒哉)!』

MeToo의 불길이 거셉니다. 정말 파렴치한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들을 태우는 것이 크게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옥석을 구분하지 않으면 옥석이 구분합니다. 미투의 유명한 활동가가 미투가 타오르기 전에 피해를 준 사람에게 사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습니다. 곰곰히 생각하여도 이 사람은 옥이였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옥인지 돌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자살을 시도한 일이 있었다 합니다. 어떤 정황을 보면 돌인 것 같고 또 어찌 보면 옥인 것 같아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목숨이란 하나일 뿐이고 끊어지면 다시 붙지 않습니다. 여러 기사를 보고 다시 여러 댓글을 보니, 죄가 없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란 말도 있더군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는 절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의 말입니다. 그가 진정 돌이라면 나중에 태워도 됩니다. 죽음에 이르러 그리 말하는 것은 너무 모진 일입니다.

미투에 응원하는 것은 그러한 절망을 딛고 아직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 아프지만 용감하게 맞서는 것을 응원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하기도 하고요. 곤륜산 산등성이에 불이 붙으면 옥과 돌을 함께 태웁니다. 돌을 태우는 것은 아깝지 않습니다. 어떤 돌은 오히려 없어지는 것이 더 낫습니다. 옥 또한 타서 없어지는 것은 아까운 일입니다. 어떤 이는 돌을 없애는 것을 우선하여 이는 부수적 피해라고 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피해가 커진다면 산 위에 남아있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돌을 없애고 옥을 태우고 스스로 사르는 것을 넘어, 어쩌면 불행히도 진실로 도와야 할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할 만큼 상처가 큰 그러한 사람까지 더 이상 말 못하게 막게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맹렬한 불길이란 그런 것입니다. 때로는 사람이 짐작하지 못했던 곳 까지 번집니다.

이러한 불길을 다스리려 원자로에 제어봉을 넣습니다. 제어봉에 문제가 생긴 원자력 발전소는 폭발합니다. 기사를 보고 댓글을 보다 이러한 제어봉이 과연 존재하는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옥석의 구분 없이 옥석을 구분하는 옥석구분玉石俱焚이 떠올라 그 유래를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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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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