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컴퓨터 부품사러 친구랑 둘이서 용산에 갔습니다.
한눈에 봐도 어리버리하게 촌스런 학생 스타일의 옷을 입고
어리숙한 바보들 둘이서 선인상가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으니
특유의 악명높은 호객행위가 시작되네요.
제가 원하는건 좀 더 싼 부품이라 안쪽으로 가려고
"아. 네. 좀 둘러보고 올께요" 웃으며 가려고 하는데
용팔이가 살벌하게 웃으면서
"너 이색x 딴곳에서 산거 내 눈에 걸리면 죽여버린다"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쳐다보니까
덩치큰 용팔이 4명이 모여서 내 주위를 반쯤 빙 둘러싸서 몇마디 더 하더군요.
"병x색x야 이 형 말 똑똑히 들어. 정신 못차리면 뒤지게 맞는다"
"x나 쫄고 지x이야 이색x. 낄낄낄"
친구가 재치있게 절 붙잡고 도망가서 덕분에 살았는데
품속에 학생치고는 거금이었던 금액이 현찰로 있었는데 친구 아니었으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친구에게 핫도그 하나 사줬죠.
그 이후로 용산엔 A/S 받으러 간거 빼면 절대 안갔습니다.
음. 앞으로도 절대 안갈 생각이구요.
그쪽은 상인이 아니에요. 제 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