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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연예인 팬까페 회원인데요.
연차가 오래된 연예인 커뮤니티라 팬분들이 결혼하신 분들이 많아요.
근데 콘서트 하고, 팬미팅 하고 이런 행사 있을 때마다, 하소연 글이 참 많이 올라옵니다.
- 남편이 콘서트 가는건 허락해 줘서 그거 가려고 팬미팅은 눈치 보면서 말도 못 꺼냈다.
- 가고싶은데 남편이 못가게 해서 싸우고 냉전중이다. 혹은 남자친구가 못가게 해서 울었다.
- 연예인도 마음대로 좋아하지 못하게 하는 남편이 밉다... 뭐 이런 글까지도요.
저런 하소연이 생길 수 있는거 이해는 합니다만.
물론 제가 보기싫으면 그 글 안읽으면 되는건 맞지만.
저런 징징거리는 글이 올라올 때마다 (자주 올라와요) 속으로는 '니가 고른 남자야. 남편 욕해달라고 이런글 쓰는거니?' 하는 말을 혼자 한답니다.
여기와서 이런 글 써봤자, 자기 남편 욕보이는 일 아닌가 그런 생각 들기도 하고요.
물론 거기다가 댓글로 뭐라고 하진 않아요.그건 정말 나쁜거죠. 안그래도 속상한 사람한테.
사실 제 입장에서는 도박, 마약 처럼 나쁜짓 하는 것도 아니고,
연예인 보러 가는 것도 취미활동 하는건데 저게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허락이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구요.
(왜 저렇게 살지? 하는 생각을 하게돼요.)
공연이 다른 지방이면, 당일치기 여행 다녀오는 거랑 별반 다를 게 없고,
팬미팅 두시간 정도 하는 거면, 전시회, 연극, 영화 보고 오는거랑 다를 바가 없는데
저런걸 못하게 나의 연인을, 나의 아내를 구속하는 남편도 참 이해가 안갑니다.
결혼한 제 친구 중에 하나는, 공연 보러 혼자 일본도 갔다오고 하거든요.
근데 그 친구도 하는 말이 일본에 콘서트 다녀오고 제일 많이 들은 질문이 남편이 허락해? 라는 거였다네요.
제 친구의 대답은 내가 돈 벌어서, 내가 휴가 내고, 내가 좋아하는거 좀 즐기고 오는데 왜? 였어요.
저도 같은 생각이거든요.
그 친구한테 내가 가입한 팬 카페에는 남편때문에 남친때문에 팬미팅, 콘서트 못 갔다는 하소연이 많이 올라온다 했더니
그 여자들은 '맞벌이가 아닌가보지.' 라고 대답하던데,
맞벌이가 아니어도, 가사노동을 하면 그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서 생활비 외에 아내가 자유롭게 쓸수 있는 돈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전 그렇게 생각해요.
남녀 편 가르기, 그런거 하자는 글 아니고. 저도 거기다가 직접 댓글에 뭐라고 할 수는 없으니,
그냥 여기 와서 주절주절 해 봅니다.
제가 아직 결혼을 안 해서 잘 모르고 하는 말일까요?
왜 취미활동 하나 내 맘대로 하겠다고 연인과 남편과 그게 합의가 안 되는지.. 옆에서 보기에 그냥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