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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관포지교
게시물ID : readers_312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2
조회수 : 101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2/28 09:58:39
오늘의 문제: 『관포지교』

管鮑之交는 「관중과 포숙의 사귐」이라는 뜻입니다. 어제는 지란지교芝蘭之交라는 말의 유래를 알아봤습니다. 유안진 씨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글의 본문에는 지란지교란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목에 지란지교라는 말이 들어있고, 우정을 이야기하며 향기란 말을 계속 써서 글의 마지막을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 지리라'라는 말로 맺었습니다. 유안진 씨가 바라는 지란지교가 어떤 것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안진 씨는 지란지교를 꿈꾸며 '내가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인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말로 관포지교를 바라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오늘은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유래를 알아보겠습니다. 관중管仲은 제齊 나라의 뛰어난 정치가이자 사상가였습니다. 정치가로써 그는 제 나라의 환공桓公이라는 임금님(제 나라는 후작이 임금님이었기 때문에 왕이라 하지 않고 공이라 합니다)을 도와 제 나라를 당시의 으뜸가는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사상가로써 그는 나중에 나올 다른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줬습니다. 칭찬하자면 성현과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포숙鮑叔은 관중과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습니다. 관중에게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한 사람입니다. 어쩌면 도인과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제 나라에 양공襄公이라는 임금님이 있었습니다. 제 나라의 양공이 금단의 사랑에 눈을 떠, 어머니가 다른 자신의 여동생 문강文姜과 정을 통했습니다. 이런 일이 남편인 노魯 나라의 환공桓公이라는 임금님(후작)과 그 아내인 문강이 제 나라를 방문했을 때 일어났습니다. 노 나라의 환공이 문강에게 크게 화를 냈는데 문강은 이 일을 제 나라의 양공에게 알렸습니다. 제 나라의 양공은 다른 사람을 시켜 노 나라의 환공을 죽여버립니다. 제 나라의 양공은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양공은 사촌 동생인 무지無知에게 암살을 당했습니다. 양공의 아우들인 규糾와 소백小白도 다른 나라로 도망칩니다. 무지가 양공을 암살한 것이 먼저인지 규와 소백이 도망친 것이 먼저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무지가 제 나라 임금님이었을 때 규와 소백은 제 나라에 없었습니다.

관중은 노 나라로 도망간 규를 섬겼고 포숙은 거莒 나라(거 나라의 임금님은 자작)로 도망간 규의 동생 소백을 모셨습니다. 제 나라를 빼앗은 무지도 다른 사람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이제 도망쳤던 왕자님(후작의 아들이기 때문에 공자라고 합니다)이 돌아와 나라를 정리하면 제 나라의 임금님(후작)이 되는 상황입니다. 규의 동생 소백이 먼저 돌아와 제 나라의 환공이 되었습니다. 규는 나라를 정리하기 위해 노 나라에서 군사를 빌려오려 했습니다. 관중은 소백을 암살하려 했고요. 암살이 성공한 듯 보여 소백은 말에서 떨어졌습니다. 관중은 규에게 소백이 죽었다고 보고했고요. 그러나, 소백은 죽지 않았습니다. 규보다 먼저 제 나라에 돌아와 포숙의 도움으로 나라를 정리하고 임금님이 되었습니다. 늦게 도착한 규는 다시 노 나라로 쫒겨가가 되고요. 얼마 후, 규도 죽었습니다.

『소백이 즉위하여 환공이 됨에 이르러 공자 규는 죽고 관중은 갇히게 되었다(급及소백小白입위환공立爲桓公공자규公子糾사死관중管仲수언囚焉). 포숙이 관중을 추천하여 올렸다(포숙鮑叔수진遂進관중管仲). 이윽고 등용된 관중이 제 나라에서 정치를 맡아 제 나라 환공이 으뜸으로써 여러 임금님들을(당시에 왕은 주周 나라 밖에 없었으므로 여러 귀족인 제후라 합니다) 뭉치게 하고(구합九合은 결합結合과 비슷합니다) 세상을 하나로 다스려 바로잡게 한 것은 관중이 살핀 것이다(관중管仲기용旣用임정任政어제於齊제齊환공桓公이패以覇구합제후九合諸侯일광천하一匡天下관중지모야管仲之謀也). 관중이 말하길(관중왈管仲曰)

「내가 옛날에 어려울 때 일찌기 포숙과 장사를 했는데 재물을 나눔에 스스로에게 이익을 많이 주어도 포숙은 나를 욕심이 많다 여기지 않고 내가 가난함을 알아주었다(오吾시곤시始困時상嘗여포숙與鮑叔매賈분재分財리다자여利多自與포숙鮑叔불이아위탐不以我爲貪지아빈야知我貧也). 내가 일찌기 포숙을 위해 일을 도모하였으나 다시 딱하고 곤란하게 되었는데 포숙은 나를 어리석다 여기지 않고 유리할 때도 있고 불리할 때도 있음을 알아주었다(오吾상嘗위포숙모사爲鮑叔謀事이而갱更궁곤窮困포숙鮑叔불이아위우不以我爲愚지시유리불리야知時有利不利也). 내가 일찌기 몇 번 벼슬을 하여 몇 번 쫓겨남을 당했는데 포숙은 나를 못났다 여기지 않고 내가 때를 만나지 못했음을 알아주었다(오吾상嘗삼임삼견축어군三仕三見逐於君포숙鮑叔불이아위불초不以我爲不肖지아부조시야知我不遭時也). 내가 일찌기 몇 번 전쟁에 나가 몇 번 도망쳤는데 포숙은 나를 비겁하다 않고 내게 늙으신 어머님이 있음을 알아주었다(오吾상嘗삼전삼주三戰三走포숙鮑叔불이아겁不以我怯지아유노모야知我有老母也). 규 공자님이 져서 소홀(규의 부하)은 죽고 나는 잡혀 가두어지는 욕됨을 받았는데 포숙은 나를 염치가 없다 여기지 않고 나는 대수롭지 않은 절개는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나 공을 세워 이름을 떨침이 세상에 나타내지 못함을 치욕으로 여김을 알아주었다(공자규公子糾패敗소홀召忽사지死之오吾유수수욕幽囚受辱포숙鮑叔불이아위무치不以我爲無恥지아불수소절知我不羞小節이而치공명불현우천하야恥功名不顯于天下也).

나를 낳은 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고 나를 알아주는 이는 포 선생이다(생아자生我者부모父母지아자知我者포자야鮑子也).」』

생아자부모生我者父母지아자포숙知我者鮑叔. 내가 아무리 다른 이들이 보기에 못나 보일 일을 하더라도 포숙은 그런 나를 좋게만 봐주었다. 나를 그렇게 이해해주는 사람은 포숙 뿐이다란 말입니다. 관중의 말에 세 번이란 숫자가 보이는데, 이게 진짜로 세 번만이란 뜻이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그리 많지 않은 여럿을 셋이라 합니다. 예를 들어 어제 잠깐 봤었던 삼인행三人行필유아사必有我師란 말에서도 꼭 세 사람이 길을 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몇 명이 같이 다니게 되었을 때를 말합니다. 아홉 이란 수는 그보다 많은 여럿입니다. 그래서, 구합九合은 여럿을 합치는 것입니다. 백百은 많은 여럿입니다. 백문百聞불여일견不如一見 같은 때 쓰죠. 소절小節이란 말이 보이는데, 충신忠信불사이군不事二君(충신은 두 임금님을 섬기지 않는다)이란 말도 있지만 관중은 모시던 이가 죽자 다른 임금님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서 그 공적과 이름을 세상에 떨치게 된 사람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관중을 변명해주고 임금님께 추천하고 나중에는 관중의 밑에서 일하게 되었어도 계속 관중을 좋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포숙이고요.

정치를 잘해서 그 임금님을 세상의 으뜸이 되도록 한 관중도 물론 대단한 사람이지만, 이렇게까지 관중을 좋게 봐주고 이해해준 포숙도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관중이 죽은 후, 한때는 세상의 으뜸이었던 제 나라의 임금님도 몰락하여 결국은 굶어 죽었습니다. 죽은 후 예순일곱 날이 되도록 땅에 묻히지도 못해 시신에 구더기가 들끓었다고 하고요. 이렇게 된 까닭은 관중의 뒤를 이을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관중이 죽기 전, 임금님이 누가 관중을 대신할 수 있을지 관중에게 물어봤다 합니다. 사기한비자의 이야기가 조금 다르고 많이 같습니다. 사기에 따르면, 임금님은 역아易牙와 개방開方 그리고 수도豎刀의 순서로 물어봅니다. 이 세사람은 모두 흉악한 사람들입니다. 역아는 임금님이 모든 요리를 다 먹어봤지만 사람 고기는 먹어보지 못했다고 하니 자기 아들을 요리해 올린 사람입니다. 개방은 위衛 나라 의공懿公(후작)의 후계자였지만, 제 나라가 강한 나라인 것을 보고 후계자 자리도 내팽개치고 제 나라에 와서 자기 아버지가 죽었을 때도 가지 않은 사람입니다. 수도는 임금님의 곁에 있기 위해 스스로 자기 몸을 훼손해 내시가 된 사람입니다. 관중이 이 사람들의 이런 흉악한 점을 말했으나, 관중이 죽은 후 임금님은 이들을 가까이하다 결국 망합니다.

한비자에 따르면 임금님은 포숙, 수도, 개방, 역아의 순서로 물어봅니다. 세 사람이 흉악한 것은 앞에서 말했습니다. 포숙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강퍅이상한剛愎而上悍(깐깐하고 고집이 세고 위에서 모질다). 이런 사람이 윗사람이 되면 아랫사람이 배겨 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다른 세 사람에 대한 평가보다는 좋습니다. 그 세 사람은 임금님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포숙은 아랫사람이 힘들어 임금님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니까요. 그래도, 포숙은 관중을 계속해서 그렇게나 좋게 봐주고 있었는데 관중이 포숙을 평가하는 것이 이렇다면 조금 서운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다르게 보면, 임금님은 결국 관중이 추천한 사람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런 대화가 있은 뒤 일년 후에 관중이 죽었습니다. 관중이 죽기 전에는 관중이 추천한 사람을 썼습니다. 관중이 죽은 후 그 사람은 쫒겨나고 수도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포숙은 관중과 친한 사람이니 어쩌면 임금님은 관중이 포숙을 추천할 줄 알고 미리 물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포숙을 제외하고 보겠습니다. 사기에서는 임금님이 역아와 개방 그리고 수도의 순서로 물어보고 한비자에서는 수도와 개방 그리고 역아의 순서로 묻습니다. 임금님은 이미 마음 속으로 수도를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임금님이 이미 수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포숙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깐깐하고 고집이 세고 위에서 모진 그 성격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잘못하면 집안이 망할 수도 있고요. 포숙은 임금님이 저 세 사람을 가까이 하는 것을 보고 분통이 터져서 죽었다고도 합니다만 그 집안은 나중에도 제 나라에서 크게 번성했습니다. 임금님이 수도에게 정치를 맡긴 후 삼 년 뒤 수도는 임금님을 가둬버리고 결국 굶겨 죽입니다.

이게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입니다. 포숙은, 포숙만은 어떤 상황에서도 관중을 알아줬습니다. 관중도 관중 나름으로 포숙을 알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사귐은 보통 사람이 따라하기 쉽지 않습니다. 유안진 씨의 글에서 '우정이라 하여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의 이전에 맑은 강물과 같은 사귐을 말하고 있습니다. 관포지교에 이어지는 '내가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인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뒤로도 잔잔하고 향기로운 우정을 말합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를 기준으로 약강약의 리듬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리듬은 다시 한 번 반복되지만 오늘은 관포지교의 유래를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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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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