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스위트베이징이란 중화요리집이 있습니다. 상견례로 사랑받는 곳이라는데, 그런 건 제게 있을 수 없고 아는 형이랑 둘이 저녁을 먹으러갔죠.
차를 내어주는데, 이게 아무래도 쟈스민차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수색은 비슷한데, 복숭아향에 풍성한 꽃향기까지 입안에 맴도는 게 '이건 대체 뭐지?'
결국 서버님께 여쭤봤습니다.
"이거 무슨 차인가요? 쟈스민?"
"아뇨, 잠깐만 확인해보고 답해드릴께요.
...
썬플라워입니다."
썬플라워라니 그럼 이게 해바라기꽃차인가보다 하고 웹을 뒤지는데, 해바라기꽃차가 참 귀한 몸이시더라고요. 언젠가 질러보리라 마음먹고 이쯤에서 묻어둘까 했는데..
해바라기꽃차에 복숭아향이라니, 그건 좀 신기한 일이죠. 그래서 그냥 썬플라워로 찾아봤습니다. '중국 썬플라워(상표) 쟈스민차, 이거 아니고, 썬플라워씨드, 너도 아니고(이하반복)'
'다란 썬플라워 '라는 녀석을 찾아내고야 말았습니다. '천연복숭아향4.8% 이거구나!'하고 냉큼 질렀죠.
15년 된 티메이커(미피 티메이커는 사랑입니다. 비록 다구처럼 멋지진 않지만 씻기 편한 미피 티메이커로 숫한 차를 해치울 수 있었습니다.)에 삼각티백을 퐁당
찾아헤매던 바로 그 차가 맞습니다. 살짝 달달하고, 복숭아향 뒤로 입안에 맴도는 풍부한 꽃향기. 날이면 날마다 물처럼 마시기에 좋은 차는 아니지만, 종종 마시기엔 딱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