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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유월비상
게시물ID : readers_31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2
조회수 : 86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2/21 04:21:19
오늘의 문제: 『유월비상』

六月飛霜은 「유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뜻입니다. 이 문장은 조금 설명이 필요합니다. 한국 속담에 비슷한 것이 있는데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입니다. 여기서 앞부분의 '여자가 한을 품으면'을 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가 이 한자표현입니다.

장자에 「일부함원一婦含怨오월비상五月飛霜」이라고 '여자가 한을 품으면...'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옥잠獄箴이라는 감옥에 대한 경계하는 글(형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에, 『천한(미천한; 보통 사람인) 여자라도 억울함을 품으년 삼 년간 양기가 지나치게 되고(가뭄이 들고)(필부함원匹婦含怨삼년항양三年亢陽), 천한 사내라도 분함을 맺으면 유월에 서리가 내린다(필부결분匹夫結憤유월비상六月飛霜)』는 말이 있습니다. 원怨이나 한恨이나 모두 몹시 억울하다는 뜻입니다. (완전히 같은 말은 아닙니다.) 합쳐서 원한怨恨이라 쓰고요. 분憤도 비슷한 뜻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원怨은 안으로 깊숙히 상처받고 분憤은 화가 부글부글 끓습니다. 그래서, 이 말은 신분이 미천한 사람(여자와 남자)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하지 말라는 뜻이 됩니다. 가뭄이 들고 서리가 내리는 기상이변氣象異變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일부함원오월비상一婦含怨五月飛霜이 조금 변형된 표현으로 장자나 그 주석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필부함원삼년항양匹婦含怨三年亢陽필부결분유월비상匹夫結憤六月飛霜의 이야기는 회남자라는 백과사전에 실려있었다고 합니다. 이게 과거형인 이유는 지금 전하는 회남자에는 이 이야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글들의 주석에서 회남자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글자들이 조금씩 다른데 어떤 글의 주석에는 오월에 서리가 내렸다고 합니다. 오월이나 유월이나 모두 여름입니다. 서리가 내릴 리 없는데 서리가 내렸으니 신기한 일입니다. 가뭄은 아니지만 삼 년간 가뭄이 든 일 처럼 이상한 일도 회남자에 있었다고 인용하고 있습니다.

『추연(이라는 사람)이 연燕 나라 혜왕惠王(이라는 임금님)께 충성을 다하였다(추연鄒衍진충盡忠어於연燕혜왕惠王). 혜왕은 참소讒訴(헐뜯고 모함해서 죄가 있다고 말하는 것)를 믿어서 묶어버렸다(죄수를 묶는다, 즉 추연을 죄수로 잡아서 끌고왔다)(혜왕惠王신참이계지信譖而繫之). 추연이 하늘을 우러러 곡을 했다(억울해서 통곡하여 우는 모습)(추자鄒子앙천이곡仰天而哭). 한 여름이었지만 하늘이 그를 위해 서리를 내렸다(정하이천위지강상正夏而天爲之降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한문 문법으로 보면 따져볼 것이 조금 있는데, 계지繫之의 지之를 대명사로 그(추연)를 묶었다고 해석해도 되고 어조사로 묶어버렸다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위지강상爲之降霜의 지之도 어떤 문법을 따르느냐에 따라 조금 뜻이 바뀝니다만 전체적인 내용은 바뀌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추연이 억울하게 잡혀왔는데 기이한 일이 생긴 것입니다. 오뉴월에 서리가 내립니다.

『신분이 높지 않은 여자가 하늘에 아뢰니 천둥 번개가 아래로 쳐서 경공(제齊 나라의 유명한 임금님)의 대(높고 평평한 건축물 또는 성문 등의 축대)가 무너지고 바닷물이 크게 샘솟았다(서녀고천庶女告天뇌전하격雷電下擊경공대운景公臺隕해수대출海水大出). 허신이 말하길(허신이란 사람이 이 일을 설명하기를)(허신許慎왈曰) 「신분이 높지 않은 여자는 제齊 나라의 젊은 과부(남편이 죽은 여자)인데 자식은 없었고 시어머니를 모셨다(서녀庶女제지소과齊之少寡무자無子양고養姑). 시어머니는 (다른) 아들이 없고 딸이 있었는데(고姑무남無男유녀有女) 딸이 어머니의 재산을 탐내서 어머니를 죽이고(녀女리모재利母財이시모而殺母) 이것으로써 과부를 무고誣告했다(시누이가 시어머니를 죽인 뒤 마치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죽인 것처럼 꾸며서 고발했다)(이以무고誣告과부寡婦). 과부는 스스로 (억울한 누명을) 풀 수 없었기 때문에 억울함을 하늘에 아뢴 것이다(부婦불능不能자해自解고故원고천冤告天).」』

필부함원匹婦含怨이란 말 자체는 송서라는 역사책에도 나오지만 이처럼 극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이야기에서도 중요하지는 않지만 한문의 습관을 잠깐 살펴보면, 殺母를 살모라 읽지 않고 시모라고 읽었습니다. 뜻은 같습니다만 윗 사람을 죽이는 것을 시라고 합니다. 글자를 구별해서 시弑라고 쓰기도 하고요. 한문도 시대에 따라 변하거든요, 새로운 글자가 나오기도 하고, 그 글자가 없거나 다른 것과 통하기 때문에 다른 글자를 쓰기도 합니다. 또, 자해自解에서 해解를 해결하다라고 풀어도 되지만 해원解冤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원冤이 뒤에 다시 나오기 때문에 생략한 것으로요. 이以무고誣告의 이以는 이지以之이거나, 또는 그냥 이以로써 무고誣告를 그 다음 귀절과 연결시킬 것입니다. 만연체인 한문을 짧은 호흡으로 바꾸면 가끔 모호한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글 쓰는 사람도 이것을 미리 알고 어떻게 풀어도 전체적인 뜻이 변하지 않도록 합니다.

이게 얼마나 극적인 이야기냐면, 만일 판관 포청천같은 드라마에 나온다면 이렇게 됩니다. 어느 날, 하늘이 갑자기 깜깜해지더니 천둥 벼락이 칩니다. 벼락은 개봉부의 성문을 내리치고 강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쌓아둔 축대도 무너집니다. 포증은 '이는 하늘이 내게 내리는 벌이다'라면서 왕조, 마한, 장룡, 조호(포증의 부하들 이름)를 개봉부 관내의 각 고을로 파견하겠죠? (두둥!) 제齊 나라의 임금님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이제 장면이 바뀌어 옥에 갇혀있는 젊은 부인이 등장합니다. 순하고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옷은 초라하고 머리에는 지푸라기 같은 것도 붙어있을 거예요.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도록.

이 부인의 안타까운 사정이 소개됩니다. 결혼한지 오래되지 않아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흑흑) 자식도 없는데 늙으신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십니다. 어떻게 이어가는 것이 좋을까요?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구박했다고 할까, 시어머니와 사이는 좋았지만 젊은 부인의 미모를 탐내는 이웃집 부자가 있었다고 해도 좋고요. 암튼, 뭔가 이 젊은 부인에게 안타깝지만 불리한 상황도 등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역시 미인이지만 차갑게 생긴 시누이가 등장하겠죠? 집은 가난한 것이 좋습니다. 젊은 부인이 고생해야 더 불쌍해 보이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큰 돈이 생깁니다. 젊은 부인은 이것을 잘 모르고요. 이제 시누이가 제 어미를 죽일 차례네요. 독살 같은 것은 재미없을지도 모릅니다. 피가 나오는 것이 더 충격적이겠죠. 젊은 부인은 시어머니가 살해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또는 약을 먹고) 기절합니다. 잠시 후, 마을사람들과 같이 등장하는 시누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자리에 피 묻은 옷을 입은 올케를 보고 기절합니다. 소란스런 소리에 정신을 차린 젊은 부인은 자신의 손에 칼이 쥐어져 있는 것을 보게되고요.

(두둥!) 증거는 모두 젊은 부인을 가르키는데... 소협 애호가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낍니다. (왕사사는 요즘 무얼 하는지. 어렸을 적 참 귀여웠는데.) 몸이 약한 젊은 부인을 공손선생이 진맥하니 만성 독약에 중독된 상태고... 남협 전조의 활약이 조금 아쉬운데, 무언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해두는 것이 좋겠죠. 포청천이 출장을 나오려면 다른 중요한 일이 있어야 할 테니. 물론, 성문과 축대가 무너진 일도 큰일이지만 아직 이 부인 때문인 것이 밝혀진 것은 아니잖아요. 포증은 아직 몰라야 말이 되죠. 과연 포청천은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게 될는지. 거짓말에 소질이 있다면 제가 써보고도 싶은데, 저는 소설보다는 말장난이 더 재미있어서요.

만일 이 범죄가 남자가 저지른 범죄라면 이렇게 어렵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영화, 소설, 드라마 등 재미있는 이야기에서 어려운 범죄를 해내는 사람은 오히려 여자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더군요. 예전에는 이것이 희귀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요즘은 여자가 오히려 더 잔혹한 것 아닌가 라는 의심도 있습니다. 어떤 페미니즘 단체에서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라는 속담이 여성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성차별적 표현이라고 합니다. 앞에서 살펴봤듯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는 것은 남자나 여자와는 상관없습니다. 억울한 사람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자는 빠지고 여자만 살아남았습니다. 게다가 억울함과 한은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단순한 편견 때문이었을까요? 신문을 봐도 난폭한 남자의 범죄와 음습한 여자의 범죄가 보입니다.

여자들이 많은 직장에는 '태움'이라는 문화(?)가 있다고 하더군요. 간호사들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이와 비슷한 것을 전혀 보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남자들이 거친 세상을 헤쳐나간다하지만, 여자들 세계에 던저두면 하루도 못가서 말라죽을 것입니다. 삼 년이나 가뭄이 든다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드디어 이어붙였다, 필부함원삼년항양匹婦含怨三年亢陽.) 이런 세계에서 단련된 여자들과 말싸움으로 남자들이 이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싸움은 타이밍. 논리로 이길라치면 훅하고 카운터 펀치가 들어오게 되죠. 여자들의 말싸움과 수 읽기는 무섭습니다. 현명한 남자들은 여자들과 싸우지 않습니다. 질 것이 뻔하거든요. 이런, 또 산으로 가고 있군요.

오늘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유월비상六月飛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사전에 연관단어로 비상지원飛霜之怨이란 것이 있더군요. '(특特히 여자女子의)뼈에 사무치는 원한怨恨'이라 풀어놓았습니다. 그러나, 필부함원삼년항양匹婦含怨三年亢陽필부결분유월비상匹夫結憤六月飛霜은 여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표현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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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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