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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짱이를 키우자 - 7 (카톡 : 배은망덕한 물짱이, 욕설주의)
게시물ID : love_311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짱이를키우자
추천 : 20
조회수 : 1590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7/06/26 15:09:38
비 내리는 아침

여느때와는 다르게 조금은 길어진 출근길.
너를 태우러 가는 길.

조금은 서늘하고 약간은 축축한 공기.
그속에 비맞으며 출근을 할 니가 떠올라,
꼭 챙겨먹던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서둘러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너를 만나러 가는 비 내리는 출근길.
보통때와는 다르게 시야를 꽉 채운 차와
보통때와는 다르게 느릿하기만 한 도로.
그 답답함과 조바심.

출근 시간을 체크하며 조바심이 나는건지.
너를 서둘러 만나고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나는건지.

흐린 하늘과 추적추적 내리는 비.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과
교통체증에 멈춰버린 도로위.
긴 줄을 세우고 있는 버스 정류장의 사람들.
갑자기 모든게 멈춰져버린 듯한 풍경.
흡사 흑백사진 속의 무지개를 보는듯.
그 풍경 한가운데에서 뭔지 모를 답답함과 이질감을 느낀다.
습기 가득한 공기 속에서 타는듯 갈증이 밀려온다.

소리조차도 멈춰버린 듯한 정적.
시야가 흐려지는 어지러움.
고막을 때리는 한 줄기 지독한 이명.

급히 알약 하나와 물 한모금을 마신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며
호흡을 조절한다.

무미 건조한 흑백의 풍경.
그 어딘가에서 색이 일렁인다.
흑백의 풍경이 점차 색을 입어간다.

흐린 하늘의 구름결을 더 선명히.
빨간불 노란불 초록불의 신호등.
투명색의 빗방울.
가양각색의 자동차들과
물기를 가득 머금은 짙은 녹색의 나뭇잎.
다양한 사람들.

흑백의 풍경에 색이 입혀지고,
정지되어있던 화면이 다시금 움직인다.

그 시작점.
색이 일렁이기 시작한 그 자리.
거기에 서 있다.

나의 연인.
그곳에 그대가 있다.

훤칠한 키에
네이비 체크 수트.
하늘색 와이셔츠에
내가 선물로 준 노란 넥타이.

손을 흔드는 너.
그 동그란 얼굴과 장난기 어린 몸짓.
생글거리는 웃음.

그 모습을 더 선명히 담으려
어지러이 보이던 시야는 제 자리를 찾는다.

그 목소리를 더 생생히 들으려
이명은 씻은듯 사라진다.

엉망이 될 뻔 했던 하루의 시작.
그대로 인해 그 하루를 다시금 다잡는다.

나란히 앉아있을 있을 시간이 길어짐에
꽉막힌 도로상황에도 오히려 느긋하다.

행여나 니 목소리를 놓칠까
오디오조차 틀지 않는다.

흐린 하늘을 보아도 그 너머의 햇살이 보이는 듯 하고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조차도 청명하고 상쾌하기 이를 데 없다.

손을 내미는 그 곳에 너의 손이 있고
전화를 하지 않아도 너의 목소리가 들리고
애써 프로필 사진을 찾지 않아도 너의 얼굴이 보인다는 것.

지금 그대가 내 옆에 있다는 것

그 한가지로 나의 세상이 달라진다.

오늘도 우리는
함께 출근을 하고
함께 컴퓨터를 켜놓고
함께 자판기 커피에 담배 한 개비를 피우고
함께 일과 회의를 하고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시덥잖은 농담과 함께 투닥이며

함께 퇴근을 하고
함께 스쿼시를 치고
함께 술 한잔을 기울일 것이며,

너는 나를 참 잘 따르며
나는 너를 참 잘 챙기며

그렇게 또.

우리의 하루를 써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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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기껏 태워다 모셔줬더니 형 야근한다니까 한다는소리가.

배은망덕한 놈

아 딥빡. 뒷골떙겨.

제목 없음.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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